가격경쟁은 그만, 품질로 승부!

B+프리미엄 점포가 뜬다

올해 창업시장의 화두는 ‘가격 대비 품질’(가성비)이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착하다’는 달콤한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가성비 트렌드가 너무 강하다보니 때로는 가격파괴 전문점도 가성비가 높다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창업 전문가들은 가성비 트렌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진단한다.

최근에는 가성비를 추구하면서 고객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미묘한 트렌드의 변화가 감지된다. 대중제품에 고객이 인정할 만한 가치가 더해진 상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B+프리미엄’이라고 명명했다. 남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합리적 가격에 판매한다는 콘셉트다. 가격 경쟁 대신 품질을 높여 고객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이는 점포의 수익성도 높이면서 고객 만족도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술력이 전제돼야 한다.

새로운 전략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인근에 있는 캐주얼 다이닝 일식 전문점 ‘미타니야’는 대표적인 B+프리미엄 점포로 꼽힌다. 2007년 오픈한 이 점포는 현재 이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 300m²의 규모에 하루 평균 평일은 300~ 400명, 주말이나 휴일은 500~ 600명의 손님들이 찾고 있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은 가족 외식 장소로 인기가 높아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힘들 정도다. 

요즘같이 극심한 불황에도 매출이 떨어지지 않는 비결은 뭘까? 다름 아닌 특급 호텔급의 최고급 일식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포는 고급 일식을 대중화해 국내 일등 일식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식자재는 가장 좋은 것을 사용한다. 모든 사시미 재료와 기타 대부분의 식자재는 매일 아침 배송 받아 당일 소진한다. 대부분 국내에서 제일 좋은 것을 쓰고, 최고의 식자재와 맛을 추구하다보니 일본에서도 가장 품질이 좋은 식자재를 구하기도 한다. 

대신 소비자 가격은 특급호텔 대비 절반 이하로 저렴하다. 4인 가족이 저녁 외식으로 푸짐하게 먹어도 10만원 정도면 된다. 특급 호텔 못지않은 맛과 품질로 호텔 식사로 치면 가격대가 20~ 30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보면 된다. 이 점포는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아니라 10년간이나 줄곧 잘 되고 있어 프리미엄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대표적인 점포다.


점포의 수익성, 고객만족도 모두 잡아
매장 리뉴얼로 분위기 바꾸어 변화도

카페베네 리뉴얼 매장인 ‘카페베네 청담역점’ 역시 B+프리미엄 매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풍부한 맛과 향의 커피와 그 이상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감성의 공간을 추구한다는 콘셉트로 문을 연 청담역점은 연일 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카페베네의 과거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 지 주목 받을 정도다. 올해 들어 카페베네는 워드마크와 엠블럼을 교체하는 등 BI를 새롭게 하면서 재도약의 준비를 마쳤다.

카페베네 청담역점은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에 맞게 회의용 테이블을 마련, 안락한 의자와 도서관 실내에 있는 듯한 인테리어 분위기를 연출했다. 동네 사랑방 같이 포근하면서도 현대식 인테리어로 도심 속의 오아시스를 연상케 한다. 공간 가치를 구현하는 플랫폼 브랜드로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것이다.가격은 기존대로 유지하되, 맛과 품질, 인테리어 분위기, 고객 서비스는 크게 향상시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했다.

특히 커피 맛과 향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평가다. 에디오피아, 콜롬비아, 브라질 등 전 세계 최고급 커피 생두를 수입해 커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선 로스팅, 후 블랜딩해 최상급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강하게 태워서 내는 억지스러운 맛이 아니라, 커피 고유의 은은한 맛과 향을 풍겨 스스로에 대한 자기애와 자부심 강한 현대인들을 유혹한다. 게다가 126가지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베이글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는 커피 전문점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제버거 프랜차이즈 ‘토니버거’도 최근 야심찬 신 메뉴 3종을 출시하고 B+프리미엄 트렌드를 겨냥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토니버거 신 메뉴는 영양이 가득한 곡물 번에 풍부한 육즙의 두툼한 패티를 활용한 ‘치즈쓰리스타버거’ 3종이다. 고소한 모짜렐라 치즈가 넘쳐흐르는 개성 넘치는 비주얼로 출시 직후부터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육즙이 넘치는 두툼한 패티와 부드럽고 볼륨감 넘치는 영양 만점 곡물 번에 고소한 모짜렐라 치즈의 풍미를 가득 느낄 수 있는 수제버거이다. 

이번 신 메뉴가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프리미엄 수제버거로 글로벌 브랜드인 쉐이크쉑버거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쉐이크쉑버거의 인기는 뉴욕 명물이라는 유명세 때문이기도 하다. 일종의 유명 브랜드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자 내실 따져


음료와 함께 먹는 세트 메뉴 가격은 1만원을 훌쩍 넘는다. 게다가 양이 적어 한끼 식사대용으로 하기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는 평가다. 이에 비해 토니버거 신 메뉴는 품질도 높고, 한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가격은 치즈쓰리스타버거 단품이 6900원에서 시작하며, 음료가 추가되는 콤보는 7900원, 후렌치후라이와 음료가 추가되는 세트 가격은 8900원에 판매한다.

이처럼 B+프리미엄 매장은 시장 틈새를 비집고 속속 생겨나고 있다. 브랜드 유명세를 쫓는 소비자 중 많은 수는 결국 내실을 따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 거품을 뺀 합리적인 가격대의 B+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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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북한 도발에 역대 정부 중 가장 적극적이었다. 대북 확성기를 틀거나 삐라를 날리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북한도 오물 풍선과 무인기를 날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물론 윤정부도 참지 않았다. 북한처럼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 이 비밀 작전은 국가안보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군 관계자로부터 국가안보실 지시로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6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했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라는 평가다. 안보실 중 국방·안보 파트는 1차장 소관이다. 나머지는 각각 외교와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태효 전 1차장이었다. 계속되는 군 거짓말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우리 군 무인기라며 공개한 사진 외에도 우리 군이 보낸 또 다른 무인기가 있다는 진술을 군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팀에 “백령도에서 날린 무인기 두 대 중 한 대는 평양에 추락했고, 나머지 한 대는 평양 인근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김명수 합참의장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사실관계 공개 자체를 거부해 왔다. 앞서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해 10월 “한국이 10월3일, 9일, 10일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삐라(대북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는 국회에 제출한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에 납품한 무인기의 전체적인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등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고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며 외환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있었던 북한군의 서울 상공 무인기 침투와 2024년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대북 작전이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은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다. 북한은 2022년 12월 무인기 5대를 수도권 일대 영공에 침투시켰다. 그중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에 진입해 국가원수 경호 방공망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다가 2024년 5월부터11월에는 북한이 오물 풍선 수천 개를 한국에 살포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6월 현충일 기념사에서 오물 풍선 도발을 겨냥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합참 지휘부는 대응 작전과 관련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남북 긴장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며 상황 관리에 치중했다. “국방·안보 1차장 소관”…정보융합팀 추진? 국군조직법상 부적절…당시 실장들은 몰랐다 그러자 민주당 등에서도 오물 풍선의 자유 낙하를 기다리는 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휴전선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이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드론사에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군 안팎에선 ‘김 전 장관→김 의장→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에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이나 이 본부장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령부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무인기 북파 시점을 전후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과 김 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특검팀은 “2024년 6월 드론사 방첩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는 군 현역 장교의 증언도 확보했다. 당시 드론사 방첩대 지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맡았다. 드론사는 적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출범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 전투부대로,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안보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부대다. 그러나 특검팀에 출석한 군 관계자는 “모든 군 작전은 상급 기관인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를 받는데 무인기 침투 작전은 대통령실 안보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북한이 무인기 추락 사실을 공개한 날 작전을 수행한 드론사령부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격려금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관계없는 안보실 왜? 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하달했다”는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은 올해 초부터 드론사가(歌) ▲무인기 기종 재고 현황 ▲평양에 드론이 침투한 지난해 10월 드론사 상황일지 ▲삐라통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유 여부 등의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고, 수사기관이 김 사령관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안보실은 당시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인성환 제2차장이 지난 2024년 3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며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육·해·공군 주요 사령부 현장 확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부대 방문이며, 당시 드론사의 업무보고 등 공식 일정에 다수의 드론사 장병들이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같은 해 8월 국가안보실 방문 당시 드론 전력화 방안 및 국방혁신위원회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관 다수와 함께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한 공식 방문과 안보 태세 강화를 위해 정상적으로 추진한 업무를 ‘북풍 몰이’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 관련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연결고리’를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 군부대까지 이어지는 지휘체계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구속하고, 군검찰과 협조해 여 전 사령관·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구속한 것도 외환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원 수첩’의 경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 이른바 ‘북풍’ 준비 정황이 담겨 있어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비선 조직을 활용해 북한을 자극해 대남 도발을 유도했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수상한 연결고리 김봉규 정보사 대령의 “(노씨가)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다. 언론에 특별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는 경찰 진술 등도 특검으로 송부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드론사가 안보실의 지시로 무인기 침투 비밀 작전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가리키는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안보실은 산하에 1·2·3 차장을 둔다. 이들은 각각 국방과 외교,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 전 1차장이었다. 안보실장은 장호진·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었으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안보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실세 중의 실세였다. 최종적으로 안보실장이 모든 보고를 받지만 핵심 정보는 김태효 전 차장이 먼저 훑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 전 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속초 갔던 김, HID 출신 용산 스카우트 왜? “방문 이례적” 대북 공작 플랜 일환이었나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이후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인간정보 특기(820) 육관사관학교 60기 출신 오모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갔다. 오 중령은 인성환 당시 안보실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지난 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이 당시에 언급했던 것처럼 오 중령이 소속된 팀은 ‘대북 특수정보’를 다룬다. 대북 문제에 대해 깊숙하게 알지 못하는 김 전 1차장을 사실상 보좌하는 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 중령은 정보사 내 얼마 남지 않은 ‘대북 공작’ 전문가로 꼽힌다. 12·3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성욱 정보사 대령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안보실의 지시로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오 중령이 속한 팀이 작전의 밑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보사 내부의 분석이다. 무인기를 언제 평양에 보내고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하는지도 대북 공작의 한 종류기 때문이다. 일부러 들키려 분명한 목적 정보사 한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를 날린 시기를 보면 대북 공작 플랜을 한두 달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 때나 막 날리는 게 아니다. 어떤 목적을 정한 이후 그다음 시기를 정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대북 공작은 일부러 들키게 하거나 정말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러 들키려 한 공작은 ‘북풍 공작’이다. 이 방법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쓰지 않았던 방법이다. 자칫하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정보사의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