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판결]여성 운전자 납치·강도·강간 ‘명콤비’ 중형

여성 운전자 방심하는 순간 늑대로 돌변

여성 운전자를 상대로 강도행각을 계획하고 실제 차를 몰던 여대생을 납치·강도·강간한 두 명의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이들 중 주범은 50대 남성으로 여대생 사건 전에도 여러 차례 범행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쳤고, 공범인 40대 남성이 가담하면서 여대생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고 강간까지 불사했다. 특히, 사건의 주범은 강도·강간 혐의로 18년간 복역한 뒤 4년 전 출소해 다시 동종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심각하다. 일명 ‘부산 여대생 납치 성폭행 사건’으로 유명한 남성 콤비의 범행일지를 재구성했다.

심야 시간 나 홀로 여성 운전자 상대 고의 접촉 사고
50대 주범 징역 20년, 40대 공범 징역 7년 ‘중형’


부산지방법원 제5형사부는 지난달 16일 여성이 운전하는 차량만 골라 일부러 사고를 낸 뒤 피해자를 납치해 강도와 강간 등을 저지른 혐의의 주범 김모(54)씨에게 징역 20년과 15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선고하고, 공범 박모(42)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8년 복역도 소용없어

이번 사건의 주범 김모(54)씨는 지난 1989년 강도강간죄 등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18년간 복역한 뒤 2007년 출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종 범죄를 다시 저질렀다.

사건은 김씨의 차량 도난에서부터 출발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24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식당에 그랜저 XG 차량을 몰고 온 정모(50·여)씨에게 “식사하러 오셨습니까, 제가 주차해 드리겠습니다”라며 식당 주차 관리인인 척 행세해 열쇠를 받아낸 뒤 승용차를 절취했다.

차량 절도에 성공한 김씨는 이를 이용해 심야 시간 혼자 차량을 운전하는 여성 운전자를 상대로 고의 교통사고를 야기한 후 금품을 강취하기로 마음먹었고, 10월31일 오후 6시40분께 부산 금정구 모 도로에서 여성 운전자 김모(51·여)씨가 혼자 승용차를 운전하는 것을 발견하고 뒤를 쫓다가 피해자의 차량 뒷부분을 들이박았다.

김씨는 사고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허위 인적 사항을 알려주며 피해자를 협박해 금품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주변에 신호 대기로 정차 중인 차량이 많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첫 번째 범행에 실패한 김씨는 같은 날 밤 11시20분께 부산 사상구로 범행 장소를 바꾼 뒤, 혼자 차량을 운전하는 여성 운전자 차모(50·여)씨 발견하고 무조건 돌진, 고의로 접촉 사고를 냈다.

김씨는 차씨에게 다가가 교통사고 처리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물 좀 달라”고 부탁했고, 차씨가 생수병을 꺼내려고 자신의 차량 조수석으로 들어가자 김씨는 운전석으로 들어가 차씨의 멱살을 잡아당기고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수 회 폭행했다. 이어 커터 칼을 들이대며 “너는 오늘 죽는다, 죽어야 된다”고 협박했지만 차씨가 비명을 지르는 등 완강하게 반항하는 바람에 두 번째 범행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지칠 줄을 몰랐다. 오히려 김시는 ‘공범’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같은 해 11월9일 오후 5시께 부산 송도 해수욕장 인근 방파제에서 우연히 만난 박모(41)씨에게 범행을 제의해 한 팀을 이뤘다. 

이날 밤 10시30분께 김씨와 박씨는 부산 부산진구를 돌며 여성 운전자를 물색, 그들의 시야에 20세의 꽃다운 조모(20·여)씨가 들어왔다. 그길로 차를 몰아 조씨의 차량 뒷부분을 들이박은 김씨는 조씨에게 “여기 말고 저 앞에 차를 세웁시다”라며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교통사고 처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김씨는 “아가씨, 차에 잠시 타서 이야기 해도 괜찮죠”라고 물었고, 조씨는 자신보다 한참 나이가 있어 보이는 김씨를 별 의심 없이 차량에 태웠다. 하지만 그 순간 김씨는 짐승으로 돌변했다. 운전석에 앉아있던 조씨의 목을 휘감아 그녀의 얼굴을 수차례 때린 것. 그 사이 박씨는 승용차 운전석으로 들어와 조씨의 다리를 잡아 뒷좌석으로 밀어 넘기며 운전대를 잡고 자리를 황급히 떴다.

발버둥치며 반항하는 조씨에게 김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이댔고, “가만히 있어라, 안 그럼 죽인다”고 협박해 조씨 소유의 현금 5만원과 노트북, 핸드폰 등을 빼앗았고, 은행 직불카드를 이용해 현금 63만원을 인출했다. 

또 이들은 이날 밤 11시40분께 조씨를 등에 업고 모텔로 들어가 방 두 개를 잡은 뒤, 옆방에 자리잡은 박씨가 망을 보는 사이 김씨가 조씨를 강간했다. 3시간15분가량 승용차 및 모텔에 감금됐던 조씨는 다음 날 새벽 2시가 다 돼서야 처음 사고 장소에서 풀려났고, 김씨와 박씨는 가해차량을 타고 자리를 떴다.
이후 조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11월17일 현급지급기 CCTV를 분석한 결과 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공개 수배해 같은 달 22일 부산의 한 교차로에서 박씨를 검거했다. 이어 다음 날인 23일에는 경남 밀양에서 이 사건의 주범인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김씨와 합심해 피해자를 납치한 후 강도와 절도뿐 아니라 강간 범행까지 저질러 피해자에게 평생 치유하기 힘든 고통을 가한 바,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해 엄벌에 처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다만 박씨는 김씨의 범행을 도와주는 정도로 가담했고, 김씨의 강간에는 적극 관여하지 않은 점, 지금까지 벌금형 4회 이외에 무겁게 처벌받은 전력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 7년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여대생 납치·강간사건

이어 이번 사건의 주범 김씨에 대해서는 “김씨는 이번 범행 계획을 미리 세우고 자동차를 절취, 공범까지 가담시킨 다음 강도 범행을 일삼다가 급기야 나이 어린 피해자를 납치해 강도 범행까지 저질렀다”면서 “또 금품을 빼앗은 뒤 신고를 막기 위해 강간하는 등 범행 수법의 잔혹함이나 반사회성은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고, 범행의 죄질이 극악무도해 엄중한 처벌을 면할 수 없어 징역 20년을 선고한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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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