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한나라당 원내대변인 정옥임 의원

북에 ‘직접 사과’ 요청해야 MB정부다운 태도

군에 대한 변화 주문보다 사기 높여줘야
정직한 복지는 지속가능한 맞춤형 복지

“드라마를 보면 실제 성격과 관계없이 좋은 역할을 맡은 사람은 좋아 보이고 나쁜 역할을 맡은 사람은 나쁘게 보이잖아요? 저도 원내대변인을 맡으면서 당이 잘하면 좋게 잘 봐주시는데, 당이 제대로 못하면 저에게 더 큰 질책이 돌아오는 것 같아요. 서운하다기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야단 안 맞으려면 정치 올바르게 잘해야죠.”

‘똑소리 나는 정치인’ ‘꼼수 없는 솔직 당당한 정치인’이라는 수식어에 꼭 들어맞는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을 지난달 23일 의원회관에서 만나봤다. 의원실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어항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원내대변인이라는 치열한 정치 현장의 최전선에서도 ‘동물애(zoophilism)’를 잃지 않은 정 의원의 ‘따스함’이 느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남북 관계가 많이 꼬여 있는데.
▲ 지금은 우리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풀 수 있는 상황이라기보다, 결국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곪은 것이 터지는 급변 사태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 개진될 때 우리가 얼마나 신속하고 기민하며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예컨대 김정일 건강 상태의 급변을 가정해 사전에 그에 대한 치밀한 준비를 하고, 북의 다방면 대화 공세 속에서도 도발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북의 여러 가지 도발에 대해 사과가 전제되지 않는 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것은 잘못됐다. 대화를 통해 북에 사과하라고 직접 촉구하는 것이 MB정부다운 태도다.

- 현재 우리 군은 잘 하고 있다고 보나.
▲ 최근 군이 국가 방어를 위해 ‘싸우는 군대’가 아닌 ‘행정 관료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간 안보나 해적 등 21세기형 새로운 안보에 우리 군의 역량이 발휘된 측면이 있지만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개혁’도 필요하다. 그러나 군의 변화에 대한 주문도 중요하지만, 군의 사기를 증강시키는 문제도 중요하다.

- 상임위가 정무위인데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나. 어렵진 않은가.
▲ 내가 외교·통일 전문가로만 알려져 있지만 국가 경제의 핵심인 금융 정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국가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없다. 그 동안의 정무위 활동은 서민 금융 지원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제적 어려움을 개선해 나가는 데 주안점을 뒀다. 특히 미소 금융을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확대할 수 있도록 여러 조처를 추진했다. 국민 실생활과 관련된 자동차 보험, 아파트 분양 거래 계약서 약관 실태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서민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노력했다.


- 한나라당 지금 잘하고 있다고 보는지.
▲ 지금 구제역, 전·월세, 물가 급등 등의 문제로 한나라당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극복한 나라로 알려졌지만, 국민의 피부에 맞닿은 서민 경제 분야는 결과로 보여주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참으로 갑갑하고 송구스럽다.

- 개헌에 대한 생각은.
▲ 1987년 개정된 대통령 5년 단임제 헌법으로 많은 정치적 비용을 지불했다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다고 본다. 기본권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헌법을 수정해야 된다는 점은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 다만 물가나 민생 현안이 시급해 아직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헌법상 부족한 부분을 수시로 고쳐 나가며 시대에 맞게 바로잡아 나가고 있다. 개헌은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21세기에 맞게 정치적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 정옥임 하면 ‘똑소리’를 떠올리던데.
▲ 어떤 분들 중에는 정똑임이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다. 과분한 칭찬이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인간적인 여유와 사람 향기 나는 따뜻한 정치인이 돼야겠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다.

- 기억에 남는 의정 활동이 있다면.
▲ 작년 어버이날 독도 경비대원들의 부모님을 모시고 독도에 갔다. 김밥과 카네이션을 싸들고 독도 경비대원들과 그들 부모님의 상봉을 주선했다. 독도 경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사정이 있어 부모님께서 못 오신 대원의 1일 엄마가 돼줬다. 그 경비원은 다른 전우들의 상봉 모습을 지켜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자식 키우는 엄마로서 애틋한 마음이 듦과 동시에 대한의 아들이 참 자랑스러웠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올해도 기획하고 있다.

- 정계 입문 전 대학 강단에 섰는데 ‘정옥임 교수’는 어땠나.
▲ 학교(아산)가 집(서울)과 많이 떨어졌다. 월요일에 출근해 화요일 수업 마치고 귀가하는 1박2일 스케줄이었다. 덕분에 월요일 저녁에는 학생들에게 ‘왜 젊을 때 노력해야 되는지’ 등에 대해 ‘보충 수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일종의 야학인데 학생을 가르치는 스승으로서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늦은 시간까지 열정을 갖고 가르쳤던 기억이 난다. 강의를 통해 오히려 내가 배우고 느낀 바가 많았다. 젊은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강단에서 가르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 미국에서도 강의를 했는데 한국 수업 분위기와 많이 다른가.
▲ 미국에선 영어로 가르쳤는데 한 학생의 질문을 제대로 못 들은 적이 있었다. 악센트가 엄청 강한 흑인 학생이었다. 선생 체면에 차마 못 알아들었다고 말하기 힘들어, 이 학생의 질문에 대답할 사람이 있는지를 되물은 기억이 있다. 미국은 강의 자체가 토론 수업이다 보니 학생들의 활발한 토론이 전개됐다. 결국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고 흑인 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줬다. 그 후 한국에 와 보니 한국은 여전히 주입식의 일방적 교육이 주를 이뤘다. 소통 부족을 느낀다.

- 바쁜 엄마라 딸들이 서운해 하지 않나.
▲ 딸이 셋이다. 큰 딸과 쌍둥이 동생들이다. 셋 다 대학을 졸업했다. 평일에 자주 못 보기 때문에 주말에는 어떤 식으로든 이벤트를 만들어 보려 노력한다. 엄마가 국회의원이라서가 아니라 뭐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딸들에게 나름의 교훈을 전하려 한다. 아줌마 정치인이 열심히 자기 일 하면서 지식과 노력을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 그 자체에 딸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다.

·1960년생
·고려대 정치외교학 박사
·미국 스탠포드대 객원연구원
·미국 후버연구소·브루킹스연구소  연구위원
·선문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제18대 국회의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