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㉝한국의 유별난 불구자 천시
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후후훗, 그래도 좋은 탈을 쓰고 있으니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죠. 아까 사다리 얘길 하셨는데, 난 가능하다면 그런 사다리를 기어올라 인간이 한 번 돼보고 싶어요.” “사다리란 비유적인 것이니까요. 인간이면서도 스스로 추락하는 자가 있는 반면 인간의 참모습을 찾아 올라가려고 애쓰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까. 한 발짝 한 발짝 올라가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하 세계로 성큼성큼 직접 내려가 죄인들을 위로해 주는 분도 많고요. 문제는 사다리의 양 끝에 있기보다, 포기하지 않고 올라가고 내려가는 그 과정이 목표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가치롭지 않을까 싶어요.” 괴물인 그는 말이 없었다. 술도 마시지 않고 고개를 수그린 채 방바닥을 내려다보며 침묵을 지켰다. 난 무르춤해져 몇 마디 더 덧붙여 주절거렸다. “저는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