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⑧사생관 놓고 입씨름
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사리사욕을 위해 광분하다가 남의 집안과 가족을 풍비박산낸 자라도 일단 죽으면 면죄부를 받는다. 반면 억울함을 호소할 길 없는 피해자가 자살한다면 바보 멍청이로 조롱받고 마는 세상이다. 아름다운 허장성세 대한민국의 속살 속모습이리라. 허장성세 피에로씨는 단순한 증오심으로 인해 죽은 이에게 욕설을 뇌까렸는지 모르되, 급기야 한국 사람의 사생관(死生觀)에 불을 지르는 꼴이 되고 말았다. 물론 사실상 대부분의 하숙생은 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 또한 언제 비명횡사할지 모를 살벌한 세상에 처해 있긴 하나, 일단 생존경쟁에서 이겨 죽음보단 삶과 손잡고 싶지 않았을까. 혹은 이미 사물화(死物化)되어 곧 지수화풍으로 변해 사라질 텐데 뭐 그리 미워할 이유나 시간이 있으랴 싶었는지 몰랐다. 살아내기도 바쁜 판에….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