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시뮬레이션> 서울 핵폭탄 투하 시나리오

서울시청에 한발만 떨어져도…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남북간 경제와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한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가 불안 속에 빠져들고 있다. 북한이 감행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추가도발이 결국 개성공단 전면 폐쇄라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남북간 긴장이 증폭되고 있는 것. <일요시사>가 전문가의 자료를 토대로 ‘서울에 핵폭탄이 떨어진다면’이라는 주제로 가상 시나리오를 정리해봤다.

핵무기가 투하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엄청난 양의 열 복사선이 퍼져나가면서 열에 약한 물질들을 일시에 태워 대규모 화재를 일으킨다. 이와 함께 막대한 압력파의 발생으로 폭발 중심지의 반경에 있는 모든 콘크리트 건물은 완전히 파괴되고 이후 불어 닥친 후폭풍으로 가까운 거리의 물체들은 통째로 날아가 버린다.

결국 폭발지점과 가까운 거리의 건물들과 사람은 흔적도 남지 않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방사선과 방사성 낙진이 광범위한 영역에서 인간과 환경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핵무기 사용의 재앙은 순식간에 국경을 넘는다.

그야말로 불바다
건물 완전히 파괴

남북간에 전면전이 벌어지고, 1Mt(메가톤) 규모의 북한 핵폭탄이 서울에서 터졌을 경우의 시나리오를 구상해 봤다. 이 내용은 전문가들이 연구 조사한 한반도 핵전쟁 시 야기될 인적, 물적 피해 시뮬레이션이다. 1Mt 규모로 가정한 것은 1Mt이 일반적인 전략 핵폭탄의 기본 크기이며, 말 그대로 전략 핵폭탄인 만큼 도시들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온한 오후 1시 서울시청 상공서 1Mt 전략 핵폭탄 폭발


▲열복사 = 폭발 직후 서울시청을 중심으로 반경 약 3km의 모든 생명이 폭발과 동시에 ‘증발’한다. 청와대, 정부종합청사, 조중동, 경복궁, 서울역, 을지로, 종로, 동대문, 연세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용산구청, 북한산 국립공원 일부가 태양의 약 1000배의 열로, 1∼2초간의 빛의 방출로 인해서 불에 타는 것이 아니라 순식간에 증발해 버린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죽는지도, 핵 폭발이 일어났는지조차도 느낄 수 없다. 핵폭탄이 터졌을 때 제일 ‘운좋은’ 사람들이다. 그냥 밝은 빛이 카메라 플래시 터지듯 반짝한 후 동시에 증발. 그리고 이 지역은 폭발에 의한 화구를 형성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전자장 펄스(EMP)에 의해 서울 및 기타 인근 도시의 모든 전자장비 및 자동차, 심지어 손목 시계까지 모두 작동을 멈춘다. 또한 7∼9km 떨어져 있는 고려대, 서울시립대, 성산대교, 동작대교, 국립묘지, 고속버스 터미널, 미아삼거리, 동덕여대, 서대문 시립병원, 서부시외버스터미널 등의 가연성으로 이뤄진 모든 것이 엄청난 열로 인해 폭발의 중심지가 증발함과 거의 동시에 불타기 시작하며, 주위의 모든 사람들도 같이 타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 지역 거주자들은 3도 화상을 입게 되고 노출 부위가 25%가 넘는 사람들은 몇 초 뒤 절명하지만(‘약간 운 좋은’ 사람들) 거의 이 지역의 대부분인 ‘운 나쁜’ 노출 부위 25% 미만의 사람들은 약 1분 뒤 후폭풍이 다가올 때까지 고통 속에서 기다리게 된다.

3km내 모든 생명 플래시 터지듯 증발
6개월 안에 최소 700만명 사망 예상

▲후폭풍 = 폭심지부터 반경 약 3km의 불덩이가 생기며 엄청난 양의 산소를 태운다. 그리고 모자라는 산소를 주위에서 흡수하기 시작하는데 불타고 있는 폭심지 주변의 건물들은 산소를 빨아들이는 속도에 못 견디고 대부분 폭심지 안쪽을 향해 붕괴한다.

롯데호텔, 프라자호텔, 코리아나호텔, 교보빌딩, 정부종합청사 등 고층건물이 단숨에 무너진다. 몇 초 뒤 시속 1000km 속도로 산소를 팽창시키는데 속도는 점점 느려져서 25초 뒤에는 약 시속 400km 속력의 후폭풍이 동대문, 연세대, 숙명여대, 용산구청 등에 도달하게 되고, 1분 뒤에는 시속 350km 속력의 후폭풍이 7∼9km 떨어져 있는 고려대, 서울시립대, 동작대교, 반포 등지에 도달하게 된다.


후폭풍은 진도 7의 지진의 파괴력으로 도시를 덮치는데 지상의 90% 이상의 모든 건물들은 이 충격으로 파괴되고 건물 잔해나 유리 파편은 조각조각 나서 이 부근의 사람들의 몸을 총알처럼 관통하게 된다. 더욱이 파편뿐만 아니라 이 후폭풍에 직접 노출되면 사람이나 동물의 몸도 두 동강이 난다.

또한 엄청난 열을 발산하므로 인근의 아스팔트 도로들이 부글부글 끓게 된다. 약 2∼3분 정도 경과하면 후폭풍은 과천시청, 정부종합청사, 서울랜드, 중부고속도로 입구, 강남성모병원, 김포공항, 도봉산, 광명시청, 송파구, 부천역곡, 태릉선수촌, 구리시, 미금시, 행주산성에까지 도달하며 이 지역들 역시 처음 지역보다는 덜하지만 후폭풍으로 인한 건물붕괴, 화재 등이 일어난다. 겨우겨우 목숨을 건져 건물 밖으로 도망쳐 온 생존자들에겐 화재선풍이라는 또 하나의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죽는 게 낫다?
심각한 후유증

오후 1시로 폭발 시간을 정한 이유는 이 시간대에 일반적으로 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핵폭발 시 더 많은 피해를 내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후폭풍의 범위는 일반적으로 반경 약 30km 이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후폭풍이 인천, 일산, 의정부, 수원, 분당, 용인까지도 도달해 건물을 파괴할 수도 있다.

▲선낙진 = 엄청난 후폭풍으로 인해 차량, 인간, 건물 파편 등이 공중으로 날아가는데 약 2∼3km 정도의 높이까지 올라간다. 그 뒤 후폭풍의 영향으로 폭심지 멀리 떨어지는데 피해 예상지역은 인천, 안산, 수원, 용인, 동두천, 심지어 강화도까지 날아간다.

대부분의 선낙진은 눈처럼 떨어지는 뿌연 재인데 앞서 언급한 차량, 인간, 건물 파편 등도 많은 양이 같이 떨어진다. 선낙진들은 엄청난 방사능을 띤 물질들로 처음 열복사 내지 선낙진에 노출된 사람은 2주 내지 길게는 6개월 안에 사망하게 된다. 핵폭발에서는 살아 남았지만 ‘아주 운이 나쁜’ 사람들이다.

▲후낙진 = 작고 가벼운 먼지 크기의 재들은 더 높이 올라가 바람을 타고 더 멀리 뿌려지게 된다. 서울에서 핵폭탄이 터졌을 때 후낙진은 한반도 전역은 물론이고 바람에 따라서는 중국, 일본에까지 가게 되어 피해를 더욱 확산시킨다.

물론 북한의 피해도 엄청날 것. 종합해 보면 1차 열복사 및 2차 후폭풍에 의해 서울의 건물 붕괴 80∼90% 및 서울 인구 1000만명 중 약 200만명은 즉사, 약 200만명은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다 사망, 그리고 약 300만명은 2주 내지 6개월 안에 사망하게 될 것이며, 교통마비, 급수 중단, 단전, 의료기관 및 의료요원의 부족 속에서 사망자는 더욱 더 늘어날 것이다.
 

서울시민 1000만명 중 6개월 안에 최소 700만명이 사망한다. 또한 인천, 경기도 주민들도, 열복사 및 후폭풍에 의한 직접피해는 그나마 서울보다는 좀 덜하겠지만 선낙진 및 후낙진 피해로 인해 1200만명 중 약 60% 이상인 700만명이 6개월 안에 사망할 것이다. 대충 계산해도 수도권 인구 2200만명 중에서 1300만명 정도가 사망하는 셈.

“생·화학 테러
가능성도 상존”

방사능 피해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의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며 핵전쟁 후를 표현한 TTAPS 보고서에서는 이를 두고 ‘산 자가 죽은 자를 부러워하는 세상(the quick envy the dead)’이라고 표현했다. 말 그대로 살아 남은 사람들은 살아 남아 있는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고통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만이 있을 뿐이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 2004년 미국이 공개했던 북한의 핵공격 시뮬레이션 동영상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는 북한이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후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때였다. 시뮬레이션은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피해를 예상해 모두에게 경악을 안겼다.


이 시뮬레이션은 히로시마 원폭과 맞먹는 15Kt(킬로톤)의 ‘소형’ 핵탄두를 용산에 투사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폭발 즉시 반경 1.8km 모든 물질이 순식간에 녹아 증발했다. 이 순간 30만명이 즉사하고 10만명이 중상해를 입는다. 눈깜짝할 사이에 용산역, 전쟁기념관 등 주요 건물들이 증발하듯 폭발해 사라진다.

반경 4.5km 내에 위치한 경복궁, 서울역, 시청, 광화문 등은 거대한 폭발력에 의해 찢겨져 나간다. 서쪽의 마포·서교동·여의도, 동쪽의 반포·압구정·청담동 일대, 남쪽의 상도동·동작동 일대도 대부분 파괴된다. 이 같은 직접 피해를 통해 그 자리에서 40만명이 즉사하고 추가 사상도 22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이 시뮬레이션의 결론이었다.

뿐만 아니라 낙진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으로 인해 죽거나 사망하는 사람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됐다. 시간당 200램 이상을 쬔 사람들은 2∼6주 내 사망해 최대 90만명 이상이 희생되며 0.5램 이내의 극소량에 노출됐다고 하더라도 평생 방사능 후유증으로 고통받는다. 결과적으로 최악의 경우 서울 인구의 10%를 훌쩍 넘는 최대 125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수도권 주민들도 피해 심각
2200만명 중 1300만명 사망

북의 위협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30년 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순차적으로조금씩 대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한반도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화생방 피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서 생·화학 테러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북핵 위협도 엄존하고 있는 상태지만 국가 차원에서 대비한다는 것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이 안 돼 있는 상태”라며 “유사시를 대비해 사회·경제적 특성에 적합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전략 수립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핵무장에 관한 북한의 능력과 의지가 매우 확고한 것으로 드러나고 좀처럼 단기간 내에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학계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능력을 제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는 판단 아래 ‘비확산 전략을 폐기한 뒤 주한미군에 전술핵을 재배치해 본격적인 억지전략을 추구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거 한국도 1950년대부터 주한미군 소속으로 다양한 형태의 전술핵이 배치됐다. 1970년대에는 약 700발이나 됐다. 하지만 당시 미군의 전술핵은 북한 단독의 침략보다는 중국까지 참전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개선된 1980년대를 기점으로 주한미군의 전술핵 배치수량이 100∼200발로 크게 감소한 데서 알 수 있다. 1991년에는 북한에 핵개발의 구실을 없앤다는 취지 아래 나머지 전술핵도 철수하게 됐다.

학계·정계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주장은 1980년대에 미국이 소련의 SS-20 동유럽 배치에 맞서 퍼싱-2 등을 서독에 배치하고 이후 고르바초프와의 INF 조약으로 미소의 동시 전술핵 폐기를 유도했던 전례를 따르자는 논리다.

하지만 미·소 두 초강대국의 입장에서 SS-20과 퍼싱-2는 자신들이 보유한 핵전력의 일부에 불과했으며 폐기해도 전체 핵전력 규모에 큰 변화는 없는 수준이었다. 한 전문가는 “자신들이 보유한 소수의 핵전력 모두를 협상 대상에 걸어야 하는 북한의 입장에서 단순히 전술핵을 넣고 빼느냐의 여부를 갖고 핵포기를 유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마디로 비교 대상이 잘못 연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술핵 재배치는 주변국의 동의가 필요하고, 정치 외교 경제적 국익의 향배가 걸린 중대 사안인 만큼 치밀한 전략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반대하는 쪽의 입장은 우리나라의 외교적 고립과 동북아시아의 ‘핵 도미노’ 현상을 불러온다는 것. 우리나라가 핵 무장에 나서려면 현재 가입해 있는 국제 핵확산금지조약(NPT)부터 탈퇴해야 하는데 북한이 NPT 탈퇴 이후 국제사회의 공적이 된 것처럼 우리나라가 핵 무장에 나서는 순간 우리도 북한 수준의 외교적 고립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핵 무장은 일본과 대만의 핵 무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대책 30년 전 수준
전술핵 배치가 답?

한국의 핵 보유는 미국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미국이 반대하는 한, 실현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여전히 한국의 핵 보유를 반대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진행되는 핵 보유 찬반 논란은 어떻게 보면 무의미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감정적 대응보다 차분하게 실현 가능한 방법을 찾아가며 미국 그리고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핵 보유에 대한 여론을 환기하는 것이 순서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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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