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수-인순이 질긴 악연 풀스토리

틀어진 돈거래…그리고 복수극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가수 최성수의 부인이 가수 인순이를 세금 탈세 혐의로 고발했다. 최성수 부인의 주장은 인순이가 2년여간 수십억원을 차명 계좌로 받거나 현금으로 받아 세금을 탈루하고 이자소득을 탈세했다는 것. 앞서 그는 인순이로부터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어 일각에선 ‘보복성 고발’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가수 최성수의 부인 박모씨가 66억원의 세금탈루 및 탈세 혐의로 인순이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또 같은 날 서울지방국세청에도 증빙 자료와 함께 관련 내용을 접수했다.

“다 갚았다”

박씨는 고발장에서 “인순이씨가 2005년 6월22일부터 2007년 11월23일까지 2년여간 약 40억원을 차명 계좌로 받거나 현금으로 받아 세금을 탈루하고 이자소득 26억원을 탈세했다”며 “지난 2008년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을 때 누락된 금액으로 당시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인순이는 이미 탈세로 한 번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2008년 탈세로 거액의 세금을 낸 사실이 알려지자 2011년 <나가수>에 출연 중이던 인순이는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를 하면서 “2008년 당시 소득분에 대해 세무조사를 받아 누락부분에 대한 세금을 납부한 바 있다”고 탈루 사실을 인정했다.

인순이는 “의도적인 누락이 아니었다. 누락 부분에 대해 세금을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박씨는 “2008년 업소 등의 행사에 출연하는 연예인 다수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인순이씨가 나와 2005년부터 금전 거래가 있었던 터라 나 역시 조사받아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인순이 측은 “아직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최성수씨 부인과 소송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 흠집 내기를 하는 것 같다. 정확하게 파악한 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논란 당시 한국납세자연맹 측은 “인순이씨는 피해자일 수도 있다”면서 “고의적 탈세인지 세무사 쪽의 과실로 인한 피해인지도 불분명한 상황인데 인순이씨를 범법자인냥 몰아가선 안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참고로 조세포탈죄는 고의로 탈세한 경우만 형사처벌한다. 세법을 잘 몰라서, 혹은 세무사의 실수 등으로 탈세를 하게 된 경우에는 미납된 세금액만 추징할 뿐, 형사처벌을 하진 않는다. 한편 조세포탈죄의 경우엔 국세청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당시 탈세 논란이 일었던 인순이를 포함한 연예인들이 미납된 세금을 납부한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되고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 것은 해당 연예인들이 고의로 탈세한 것은 아니라는 국세청의 판단 때문이다. 이같은 판단에 국세청은 검찰에 고발조치 하지 않은 것이고 따라서 형사처벌도 없었던 것.

가수 선후배…사업 도와줬다 절교
사기로 고소하자 보복성 탈세 고발

이미 탈세로 한 차례 물의를 빚은 인순이가 이번에 또다시 탈세 사건에 연루되자 팬들은 적잖이 실망하는 분위기다. 한 번은 실수로 넘어갈 수 있지만 두 번은 고의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순이 측은 “가수 최성수의 부인 박씨 측과 소송 건이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번 최성수 아내 박씨의 인순이 탈세 저격사건을 두고 일각에선 둘 간의 개인적인 감정이 섞이지 않았나 하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박씨와 인순이는 지금까지도 계속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인 상태다. 

박씨는 2006년 3월 고급빌라사업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사업 자금이나 건축허가 경비가 필요하다면서 인순이에게 23억을 가로챈 사기 혐의와 고급빌라 공동지분 투자를 하면서 분양권매매대금을 절반씩 나눠 갖기로 했지만 인순이 몫까지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추가 차용금에 대한 대물 변제 명목으로 앤디 워홀의 작품을 인순이에게 건넸다가 이를 담보로 18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 쓴 횡령 혐의도 추가돼 인순이에게 고소를 당했다. 박씨는 2012년 12월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 1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상태다.

인순이가 세금 누락으로 와전됐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이 사건이다. 인순이가 박씨에게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돈의 액수와 이번에 탈세로 문제가 된 돈의 액수가 비슷한 것. 

하지만 박씨 측의 주장은 다르다. 박씨 측 관계자는 “이번 탈세 건과 소송은 별개의 문제”라며 “인순이가 박씨에게 건넸던 돈 중 상당액이 현찰이나 차명 계좌에서 빠져나온 돈인데, 그것이 탈세 의혹을 받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또 “박씨는 인순이에게 받았던 돈의 원금은 물론 그림 2점과 현찰 6억원, 인순이의 동의를 받아 재투자한 20억원 등의 이자까지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런 박씨의 주장에 인순이 측 소속사 관계자는 “박씨 측에서 76억을 변제했다고 하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50억원을 3년동안 9회에 걸쳐 박씨에게 빌려줬다. 50억원에 대한 금액에 대해서는 시가 15억 정도의 그림 2점을 시가 50억 이상 된다고 속여 담보로 맡겨둔 상태다. 또한 박씨 측이 주장하는 26억원의 이자에 대한 부분은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며 “공탁금 명목으로 1차 2억, 2차 5억으로 총 7억이 잡혀있는 게 전부”라고 전했다.

이어 “박씨 측에서 ‘변제했다’고 주장하는 그림 2점도, 해당 그림을 담보로 박씨가 대출을 받은 사실이 있다. 그림의 소유권을 인순이에게 이전했다고 주장하는데, 소유권을 이전한 그림을 담보로 박씨가 대출을 받는다는 게 상식적으로 어긋난다”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내용은 박씨가 “76억을 모두 변제했다”고 발언한 내용과 어긋나는 주장이다.

“못 받았다”

박씨는 “원금 50억원과 이자 26억원, 총합 76억원을 인순이에 변제한 게 지난 2009년 7월이다. 그런데 2011년 11월에 인순이가 나를 고소했다. 1심과 항소심에서 받은 집행유예 판결은 당시 내가 변제할 능력이 없었다는 것에 대한 것이지, 돈을 갚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걸 안 갚았다면 교도소에 갔지 왜 집행유예로 끝났겠느냐?”라고 인순이 측 주장에 맞섰다.


해당 소송에 대해서 검사 측은 지난달 29일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로, 해당 재판은 대법원 상고심으로 이어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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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