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부천 아들 토막사건 전말

악마 같은 아버지의 엽기적 패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부천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하는 사건이 수면위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아들이 숨진 후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시신을 토막 내 냉동실에 보관하는 등 아버지의 엽기적인 행각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 끔찍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아버지 최모(34)씨가 초등학생 아들 최모(사망 당시 7세)군을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내 냉장고에 냉동보관하고 있던 것을 경찰이 발견한 것. 최씨는 시신의 일부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유기하고 변기에 버리기까지 했다. 최군의 부모는 자신의 아들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모든 증거가 드러나자 결국 자백했다.

“욕실서 넘어졌다”
발뺌하다 자백

최군은 사건이 드러나기 약 3년 전에 이미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지난 2012년 10월경 씻기 싫어하던 아들을 욕실로 당기는 과정에서 아들이 넘어져 다쳤으며 그 후 별다른 조치 없이 집에 방치했더니 아들이 한달여 만에 숨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형량을 낮추기 위한 변명인 것으로 결론 지어졌다. 이 사건은 최군의 장기 결석을 의심한 초등학교의 장학사의 수사 요청에 의해 밝혀졌다.

얼마 전 화제가 됐던 인천 11세 여아 학대 사건의 여파로 각 초등학교마다 장학사를 파견해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던 와중에 피해자 최군이 다니던 부천 모 초등학교에 장기 결석자 전수조사를 위해 파견된 장학사가 장기 결석 아동이 있으니 소재를 알아봐 달라는 내용으로 수사를 요청했던 것.

부천 원미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고 피해자 최군의 부모를 조사하던 중 보관된 시신을 발견했다. 일각에선 관공서의 미흡한 초기 대응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사망자 최군은 2012년 3월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부천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최군은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였던 3월12일 같은 반 여학생의 얼굴을 연필로 찌르고 옷 2벌에 색연필로 낙서를 하는 등 말썽을 피워 학생폭력자치대책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다.

최군의 부모는 그 문제를 거론하며 학교 측에 홈스쿨링을 한다는 핑계를 대며 최군을 4월30일부터 학교에 출석시키지 않았다.

‘습관적 폭행’ 죽어가는 아이 두고 낮잠
시신훼손해 냉동보관…변기에 버리기도

당시 피해자 최군의 담임교사가 최군 어머니 한모(34)씨에게 “왜 아이가 학교에 오지 않느냐”고 전화로 물었지만 한씨는 “대안학교에 보내거나 집에서 가르치겠다”며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다.

담임교사와 학년부장 교사가 두 차례 최군의 집으로 찾아갔지만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 학교가 한 일은 최군 집으로 ‘출석 독촉장’을 두 차례 보내고 최군이 살던 곳 주민센터에 ‘장기 결석하는 학생이 있으니 출석을 독촉해 달라’고 공문을 보낸 게 전부였다.

하지만 주민센터는 학교로부터 공문을 받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학교에 어떤 답변도 보내지 않았다. 학교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주민센터의 안일한 대처가 사태를 크게 키운 셈이 된다. 결국 부천시가 문제의 주민센터에 대해 감사를 착수했고 감사 결과 실제로 해당 주민센터는 학교 측의 요청을 묵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4년 뒤 파견 나온 장학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세상에 드러났다. 하마터면 사건이 더욱더 늦게 드러날 뻔 했다. 17세가 되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기 위해 누구나 동사무소를 무조건 한 번은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6∼7년은 더 지나야 드러났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음은 전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최씨의 엽기적인 행각이다.

▲아이 죽어 가는데 낮잠 = 아버지 최씨가 최군을 폭행한 건 2012년 11월7일 저녁. 아들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엎드리게 한 상태에서 발로 차는 등 잔인한 폭행이 2시간 가량 이어졌다. 이후 술을 마신 최씨는 아들이 컴퓨터 의자에 앉아 숨져가고 있는데도 같은 방에서 낮잠을 잤다. 다음날인 8일 오후 잠에서 깬 최씨는 아들이 이상하다고 느껴 출근한 아내 한씨에게 전화를 했다. 한씨가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최군이 숨진 뒤였다.

쓰레기봉투에 담아
시신 일부 유기

▲시신 훼손 전 치킨을 = 최씨는 일단 아내에게 딸과 함께 친정 가 있으라고 했고 다음날인 9일 아내는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8시쯤 허기를 느낀 부부는 치킨을 시켜 먹었고 곧이어 사체를 숨기기 위해 훼손하기로 결정한다.

부천 원미경찰서는 지난 20일 중간 수사상황을 발표하며 “시신 훼손 당일 외부에서 치킨을 시켜 먹은 적이 있다는 공통된 진술이 있었다”며 “카드 사용 내역을 통해 훼손 날짜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들이 죽은 상태에서 허기를 느껴 치킨을 시켜 먹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분노했다.

▲얼굴은 냉동실에 =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운동용 가방 2개에 나뉘어 담긴 채 발견됐다. 최씨는 시신을 훼손해 봉지에 담아 신체 일부를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에 버렸다. 신원을 알수 있는 얼굴 부위는 냉동실에 보관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최씨는 아들의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한 이유에 대해 “경찰에 신고하면 상습폭행 혐의가 드러나 처벌 받을 것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했다”면서 “시신이 부패하면 냄새가 날 것 같아 냉동보관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발각되지 않아 무뎌졌다”고 진술했다. 최군 시신이 발견될 당시 이를 조사한 국과수는 최군의 시신에서 피부 조직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체포 시 대응요령 검색 = 최씨는 경찰에 붙잡히기 직전 인터넷을 통해 경찰 체포 시 대응요령을 검색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아내 한씨가 경찰에 출석하자 체포 시 대응요령 등을 검색한 결과를 보내주기도 했다.

▲딸은 정상적으로 키워 = 이들 부부가 최군의 여동생인 딸은 학교에 제대로 보냈고 주위 사람들이 볼 때 별다른 문제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왜 유독 아들에게만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는지도 의문이다. 최군의 여동생이 다니는 인천 모 초등학교 관계자는 “교사들이 2014년 입학한 최군의 여동생에게서 지난 2년간 학대나 구타 등 범죄피해의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고 특이한 점도 없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한씨는 남편이 아들의 시신을 훼손한 사실을 알고서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딸의 육아 문제가 걱정됐기 때문”이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친어머니로부터 체벌을 많이 받았다. 다친 경우도 있었지만 병원에 간 적은 없었다”면서 “아들이 숨질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최군 부모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있다. 성격평가,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 프로파일러 면담 등의 심리분석조사에서 최씨는 사이코패스라고 할 수준의 성향을 드러내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최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홀어머니 아래서 과도한 ‘경제적 가장’의 역할을 요구 받으며 자란 것으로 분석됐다. 최군의 어머니 한씨 또한 부모는 있었지만 무관심 속에 사실상 방임 상태에서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군 부모가 모두 방치와 방임 등의 성장기를 거친 특징이 있고 이로 인해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고립된 삶을 산 것으로 분석했다.

체포시 대응요령 검색
허기져 치킨 시켜먹어

경찰 관계자는 “최군 부모 모두 정상적인 자녀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최군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아들에 대한 체벌과 제재만이 적절한 훈육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씨와 아내 한씨는 2003년 11월부터 동거해오다 2005년 5월 숨진 최군을 낳고 혼인신고하게 됐다. 최씨는 당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게임 캐릭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 왔다고 한다. 최씨의 지인에 따르면 최씨는 20대 초부터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었다.

2005년 6월에는 사기 혐의로 구속되어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2004년 10월부터는 인터넷 포털과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카페를 만들어 놓고 사제폭탄, 청산가리, 엑스터시 등을 판다고 광고해 이를 보고 연락해온 피해자들에게 43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부모가 모두 구속되면서 혼자 남은 어린 딸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육을 대신할 친·인척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황. 딸 최(10)양은 현재 보호시설에서 돌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와 인천시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최양은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일시보호시설에 인계됐다. 최양은 지난 14일 어머니 한씨가 경찰에 긴급 체포된 후 곧바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인계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랑 못 받고
자라 그랬다?

이후 16일과 17일 한씨와 최씨가 잇따라 구속되면서 최양은 보호자가 없는 상태가 됐다. 사건이 알려진 이후에도 친·인척 등으로부터는 연락이 없는 상태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최양 처럼 일시적으로 보호자의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되거나 아동학대 등으로 보호자로부터 아동을 격리해야 할 경우 등이 발생하면 아동복지시설인 일시보호시설에서 아동을 보호하게 된다. 이후 상황에 따라 양육대책을 수립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측은 최양의 심리 상태와 특성 등을 고려해 위탁가정에 맡기거나 학대피해아동쉼터 보호 등 여러 양육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최양은 현재 특별한 이상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향후 여러가지 상황과 검사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거취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신 훼손 사건이 발생한 때인 2012년 당시 최양은 5살이었으며 현재는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엄마 아빠가 오빠를 버린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식을 죽여놓고 이들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오로지 사건으로 인해 자신들에게 오는 피해가 최소한이 되는 것에만 모든 관심과 정신을 쏟고 있는 듯 하다. 7살짜리 자식을 죽게 한 데에는 자신들도 어려서부터 받아온 학대와 소외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가족으로부터 학대를 받았왔고 이런 것이 결국 아들을 죽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들을 죽게 하고 그 시신을 엉망으로 만들어 시신 일부를 냉동실에 넣은 채 지내온 기간은 40여개월. 냉장고 앞에서 밥을 먹고 냉장고에 시신이 있는데 평소와 같이 행동했다.

네티즌들은 '인간으로서 어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짐승들도 제 자식을 죽이는 법은 없는데...' '어떻게 사람의 탈의 쓰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살해한 증거가 없는 최씨에게는 폭행치사죄가 적용됐다. ‘아들을 목욕시키기 위해서 욕탕으로 데려 가던 중 최군이 넘어져 큰 충격을 받아서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는 최씨의 진술을 토대로 한 것이다.

최군이 죽은 지도 40개월이나 되어 증거를 찾기 힘들다. 살인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최씨의 폭행에 의해 위중한 상태에 빠져 죽게 되었다는 증거를 잡아야 하는데 40개월이 지났기에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다분히 최씨는 이런 것을 노리고 시신을 그렇게 오랫도록 냉장 보관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폭행치사만?
법원 판단은…

그렇다고 살해까지 했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는 이들을 단지 폭행치사죄로만 적용시켜야 할까? 이 사건에 모든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법원도 최대한의 형량을 내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에게는 폭행치사 이외에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등이 적용될 것이며 이들의 반성 없는 모습에 가중처벌 될것이라 여겨진다. 이 경우 최씨는 최대 37년형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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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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