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담배값 때문에 친할머니 살해한 손자 구속
이유같지 않은 이유 “담배값 주지 않는다”

돈 때문에 80대 할머니
흉기 살해한 패륜아

“담배값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8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20대 패륜 손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 5일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황모(29)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4일 오전 8시께 전남 순천시 자신의 집에서 친할머니 박모(84·여)씨에게 “담배를 구입하겠다”면서 1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박씨는 이를 거절했고, 이에 화가 난 황씨는 할머니가 평소에도 자신을 무시했다면서 부엌에 있던 식칼로 박씨의 가슴 등을 찔러 숨지게 했다. 이웃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황씨가 오른쪽 손을 칼에 베었다는 사실을 확인, 집 주위를 배회하던 황씨를 사건 당일 오후 7시40분께 검거했다.

2년간 112에 욕설전화 3000번 한 50대 남성 입건
“신고했는데 늦게 출동하기에 욕했다”

장난 전화로 구속 수감된 전력 있어
석방 이후 장난 전화 강도 심해져…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경찰서에 상습적으로 장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부은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이 경찰서에 장난 전화를 건 횟수는 무려 3000여 번에 이른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지난 8일 112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욕설과 협박을 반복한 혐의로 심모(5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심씨는 지난 2008년 8월 대전지방경찰청 112센터에 전화를 걸어 근무 중이던 경찰관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최근까지 모두 301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장난 전화를 걸어왔다.
 
특히, 심씨는 이전에도 400여 차례에 걸쳐 장난 전화를 걸었다가 구속 수감됐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당시 심씨의 욕설 이유는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늦게 출동했다”는 데 있었다. 한 차례의 구속 수감 이후 심씨의 장난 전화는 강도를 더했다. 석방과 함께 장난 전화를 다시 시작한 심씨는 자신을 구속시킨데 앙심을 품고 출소한 날부터 최근까지 2년여 동안 모두 3000여 차례가 넘는 욕설 전화를 해온 것.

심씨의 장난 전화에 업무까지 마비될 지경에 이르자 대전경찰서는 지난 6월 심씨를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특정 전화번호가 발신자로 뜨면 ‘또 그 사람이다’라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왔다”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걸려오는 전화 탓에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씨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심씨는 경찰에서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늦게 출동했고, 장난 전화를 이유로 구속까지 시킨 경찰이 싫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서 아동복 훔친 부부 입건
“다섯 아이 입힐 옷이 없어서”


가난 탓에 아이들 옷 훔쳐 입히다 덜미
사정 딱하지만 절도죄 분명…경찰 씁쓸

대형마트에서 상습적으로 아동용 의류를 훔친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지난 8일 대형 할인마트에서 아동용 의류 등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황모(45)씨와 그의 아내 전모(37·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 5일 오후 4시께 원주시 무실동에 위치한 모 할인마트로 향했다. 의류매장에 멈춰선 이들은 아동용 청바지와 옷을 훔쳤다.

CCTV 사각지대에서 의류용품에 달린 도난 방지텍을 떼어낸 뒤 자신의 물건인 것처럼 계산대를 통과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에게는 5명의 자녀가 있었지만 가난한 살림 탓에 아이들에게 옷을 사입힐 수 있는 처지가 안 되자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7차례에 걸쳐 74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쳤다.
 
김씨 부부는 경찰에서 “자녀는 많은데 제대로 입힐 옷이 없어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사정은 딱하지만 절도죄로 이들 부부를 입건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소음’ 갈등으로 흉기 휘두른 30대 자살
 “시끄러워 죽겠다” 죽음 부른 ‘소음’ 갈등

아래층·위층 남자 소음 문제로 말다툼 잦아… 
흉기 들고 찾아와 복부 찌르고 죄책감에 자살

층간 소음 갈등으로 다툼이 잦았던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7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한 원룸에서 사건은 시작됐다. 원룸 2층에 거주하던 대학생 박모(23)씨는 이날 새벽까지 컴퓨터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한창 게임을 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박씨의 집 문을 거세게 두드렸다.

현관으로 나가 “누구냐”고 계속 물었지만 문 밖의 사람은 묵묵부답이었고, 박씨는 별 의심없이 문을 열어 바깥의 사람을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문 밖의 사람은 난데 없이 흉기를 휘둘러 박씨의 복부를 찌르고 도주했다. 박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람은 다름아닌 같은 원룸 1층에 거주하는 주인집 아들 이모(39)씨.

박씨와 이씨는 평소 소음 문제로 잦은 다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고, 며칠 전에도 박씨가 친구들과 함께 노는 자리에 이씨가 찾아와 시끄럽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휘두른 칼에 복부 등을 찔린 박씨는 병원에 급히 후송돼 목숨을 건졌지만 정작 세상을 등진 사람은 이씨였다.

이씨는 박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직후 박씨가 숨진 것으로 알고 사건 직후 도주했다가 사건 발행 2시간 만에 집 근처 공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경찰은 숨진 이씨가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는 유가족의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가짜 족보’ 판매한 일당 검거
종친회 사칭 “남의 조상까지 팔아”

남의 조상을 이용해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지난 7일 종친회 집행부라고 속여 수 백명에게 가짜 족보(종사보감)를 판매한 혐의(사기)로 채모(44)씨 등 일당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채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순응 안씨, 추계 추씨 등 22개 성씨 4000여 명에게 전화를 걸어 “판매 수익금은 좋은 일에 쓴다”면서 족보 구입을 종용했다.

사기 전화를 받은 사람 중 330여 명은 이들의 꾀임에 속아 권당 18만~30만원을 지불하고 족보를 구입했으며, 이로 인해 채씨 등은 6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청계천 일대 헌책방에서 구한 대학동문록, 공·사기업 인명록 등에 등재된 전화번호를 범행에 이용했으며, 가짜 족보를 만들기 위해 전문 제작업자에게 의뢰해 기존의 족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중에는 정치인, 경제인, 고위 공무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안중근 의사의 성씨인 순응 안씨 후손에게는 ‘안중근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 판매수익금이 쓰인다’며 사기행각을 벌였다.

DNA 수사로 강간범들 과거 혐의 들통
“DNA 있으면 미결사건 없다”

단순 절도로 구속된 피의자 DNA 검사로 8년 전 강간 ‘덜미’
전국 곳곳에서 DNA 수사 진면목 발휘… “강간범 꼼짝마라”

전국 곳곳에서 DNA 수사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단순 절도로 경찰에 구속된 피의자 등의 DNA 감정 결과 과거 강간 혐의가 들통나는 등 자칫 묻힐 뻔했던 범죄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 광주 광산 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구속된 박모(46)씨의 DNA 분석 결과 8년 전 성폭행 사건의 용의자와 일치해 특수강간혐의를 추가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6월7일 광산구 신가동의 한 아파트에서 집을 털려다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붙잡혀 구속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박씨가 강간치상 등 전과 20범이 넘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경찰은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구강 세포를 채취,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그 결과 박씨의 DNA는 지난 2002년 1월 북구에서 당시 17살이던 A씨를 성폭행한 용의자 DNA와 일치했다.

당시 박씨는 집에서 자고 있던 피해자를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한 뒤 현금 35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미결 사건으로 남을 뻔한 성폭행 사건이 늦게나마 밝혀져 다행”이라면서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DNA가 일치하는 만큼 범죄를 입증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경남 진주에서는 공소시효를 불과 11개월 앞둔 시점에서 DNA 수사로 9년 전 성폭행한 범인을 검거했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지난 6일 잠자는 여성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강간)로 강모(26)씨와 양모(26)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 동창인 이들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2001년 8월22일 박모(당시 32·여)씨의 집에 침입해 잠을 자던 박씨를 깨워 흉기로 위협하고 차례로 성폭행한 뒤, 현금 7만원 등 5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공소시효를 11개월 남긴 이 사건은 미결사건으로 묻힐 뻔했지만 양씨가 지난 6월 진주지역 한 주택에서 물건을 훔치다 붙잡히면서 해결됐다. 구속된 양씨의 구강 세포를 채취, 국과수에 의뢰한 결과 9년 전 피해자의 몸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경찰이 양씨를 추궁해 범행사실은 물론 공범 강씨까지 검거에 성공한 것. 경찰은 “양씨를 추가 입건하고 강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원조교제사이트 무더기 적발
 “누님들 어서 오세요”

남자 청소년과 성인 여성의 성관계를 알선하는 ‘역원조교제사이트’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7일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남자 청소년들이 돈을 받고 성인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역원조교제’를 주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로 오모(17)군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해당 사이트 120곳을 폐쇄 조치했다.

적발된 사이트 운영자 가운데 오군과 같은 10대 고교생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대학생 3명을 포함한 20대였다. 경찰 조사 결과 오군 등은 케이블TV 프로그램에서 성인여성과 남자 청소년이 동거하거나 성관계를 맺는 것을 보고, 지난해 카페를 개설해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카페 가운데 일부 인기 카페는 회원수만 500여명에 달하며 ‘서울 강남/14남/귀여운 외모’ ‘서울/16/180’ 등 원조교제를 원하는 남자 청소년들의 게시글이 수백 여건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남자 청소년들과 성관계 맺기를 원하는 여자 회원들은 카페에 올려진 남자 회원들의 사진과 나이 등 신상정보를 보고 이들과 만난 뒤 6만~20만원의 화대를 지불하고 성관계를 맺었다. 이에 경찰은 카페운영자들의 진술에 따라 성매매를 한 여성 회원들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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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