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유명호텔서 공짜 피서 ‘뻔뻔 가족’ 덜미
하루 44만원 ‘펑펑’ 계산은 “나몰라 패밀리”

하루 숙박비 24만원 한 끼 식사에 8만원
5인 가족 7일 호텔비 총 308만원 ‘허걱’

일가족 5명이 서울의 유명 호텔에 일주일간 투숙, 맘껏 편의시설을 즐기고 이용료를 내지 않고 도망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8월24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정모(44)씨는 같은 달 5일 부인과 자녀 3명과 함께 서울 중구에 위치한 모 호텔에 들어가 11일까지 7일간 객실과 편의시설 등을 이용했다.

정씨 가족이 머문 객실은 하루 숙박비가 24만원이었으며, 이들은 10만원 상당의 룸서비스를 수시로 주문하는가 하면 매일 아침 1인당 8만원짜리 조식 뷔페를 이용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또 4만원의 이용금액이 필요한 호텔 수영장에서 두 차례에 걸쳐 물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호텔 서비스를 제대로 즐긴 정씨 가족의 일주일간 호텔 이용료는 총 308만7732원으로 하루 평균 약 44만원을 쓴 셈이었다.

정씨는 일주일간 호텔에 투숙하면서 매일 투숙 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결제를 미뤘다. 하지만 날짜가 길어질수록 호텔 측은 이를 수상히 여겼고, 11일 ‘최후통첩’을 제시하자 정씨 가족은 호텔 비상계단을 통해 몰래 달아나려다 직원들에게 적발됐다. 경찰에서 정씨는 “미안하다. 이른 시일 내에 변제하겠다.”고 말했지만 조사 결과 정씨의 ‘무전취식’ 행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3년 전에도 같은 호텔에 투숙하고 몰래 나가려다 적발된 적이 있었던 것. 또 경찰은 정씨가 사기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전력이 있고, 벌금형도 6차례 선고받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총각행세 국정원 직원 퇴출 내막
막 나가던 불륜남 집에선 ‘이혼’ 직장선 ‘퇴출’

결혼사실 속이고 불륜 저지르고도 아내 ‘폭행’
부적절한 만남 유지 위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결혼한 사실을 숨기고 총각으로 행세하며 불륜을 저지른 국가정보원 직원이 국정원에서 최종 퇴출됐다. 불륜 행각이 드러나 국정원에서 해임됐지만 이에 불복,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가 원고 패소 판결을 받은 것.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하종대 부장판사)는 지난 8월25일 국정원 직원 이모(35)씨가 국정원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카페 여종업원 최모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왔고, 이 때문에 부인과 이혼문제로 다투다가 부인을 폭행, 벌금형까지 선고받는 등 사적인 부분에서도 건실한 생활을 요구하는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으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씨는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국정원 직원으로 임용됐으며, 우수한 평정을 받아 승진을 하고 안보 수사 등을 담당하는 부서에 배치되는 등 순조로운 사회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이씨는 2008년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최모씨를 알게 됐고, 최씨에게 매력을 느낀 이씨는 총각행세를 하며 최씨를 만났으며 두 사람은 곧 부적절한 관계로 발전했다. 부적절한 관계에 부담감을 느낀 이씨는 만남을 이어가는 도중, 최씨와 그의 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 운전면허, 범죄경력, 출입국기록, 여권판독자료 등 개인정보를 수십 차례나 열람했다.

또 남을 피해 최씨와 연락하기 위해 이미 국정원이 지급한 휴대전화 외에 휴대전화를 따로 구입하기도 했다. 또 국정원에서 정보수집활동을 위한 지원금으로 준 돈으로 최씨 등과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으며, 이 금액만 무려 240만원에 이른다. 급기야 이씨의 아내 김모씨는 이씨의 불륜을 눈치채고, 국정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아내의 민원제기로 부부관계는 더더욱 멀어졌으며 이씨는 아내와 다투던 중 주먹을 휘둘러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이씨의 이 같은 파렴치한 행각이 드러나면서 국정원은 작년 7월 “국가정보원 규정이나 관련법 위반 혐의와 함께 직무를 게을리 했다”면서 이씨에 대해 해임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씨는 국정원의 처분에 불복종해 행정소송을 냈고, 법원 역시 이씨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고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 내렸다.

애인 명품 사준 카드빚에 ‘강도짓’
“카드빚만 남기고 떠난 사람…”

혼자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금품을 빼앗고 주차 차량을 상습적으로 턴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2년 전 여자 친구에게 명품 등을 선물하면서 4000만원의 카드빚을 졌고, 이를 갚기 위해 강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길가던 부녀자를 상대로 금품을 빼앗고 주차 차량을 상습적으로 턴 혐의로 김모(29)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같은 달 13일 오전 3시25분께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의 한 주차장에서 차안에 혼자 있던 김모(42·여)씨에게 길을 묻는 척하며 접근,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 80만원을 빼앗았다. 또 지난달에는 새벽시간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안모(37·여)씨를 미행해 핸드백과 목걸이 등 1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강취했다.

그런가 하면 김씨는 주차 차량을 부수고 금품을 훔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4월 말부터 모두 35차례에 걸쳐 주차 차량을 털었으며, 이를 통해 현금과 골프채, 카메라 등 21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2년 전 사귀던 여자 친구에게 명품 등을 사주면서 4000여 만원의 카드빚을 지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치매노인 폭행치사 간병인 쇠고랑
“잠 좀 자라” 발길질에 갈비뼈 ‘뚝’

80대 고령 치매환자 돌보던 간병인 ‘버럭’
우발적 폭행, 갈비뼈 골절 등으로 숨져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고령의 노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간병인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조한창)는 지난 8월24일 치매 노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간병인 조모(54·여)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6월17일 치매를 앓는 우모(85·여)씨를 돌보다가 잠을 자지 않고 보채는 우씨에게 “잠 좀 자라”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씨가 더욱 거세게 반항, 밖으로 나가려는 행동을 보이자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한 조씨는 우씨의 가슴을 손과 발로 세게 밀쳐 갈비뼈 등의 골절을 유발했고, 고령의 우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이와 관련 당시 조씨는 병간호로 인해 3일간 수면을 취하지 못해 화가 난 상태였음이 참작되긴 했지만 우씨가 결국 사망에 이른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우씨가 85세의 고령으로 정상적으로 생각하거나 행동할 수 없어 도움이 필요한 상태였음에도 조씨가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해 갈비뼈를 15개나 부러뜨리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불리한 양형 요소”라고 밝혔다.

교육청서 화투판 벌인 공무원 검거
‘고스톱’ 외치다가 철창으로 고고씽!

정신 나간 공무원들이 대낮 업무시간에 교육청에서 도박판을 벌이다가 경찰에게 적발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난 8월24일 교육청에서 수백 만원대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손모(60) 과장 등 전남 나주교육청 공무원 4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후 5시께 나주교육청 내 당직실에서 고스톱 도박판을 벌였으며, 경찰은 교육청 내부에서 도박판이 벌어진다는 첩보를 입수, 불시에 현장을 급습해 손 과장 등 4명을 연행하고 판돈 300만원 가량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날은 교육장의 휴가 기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특히 검거된 직원 가운데 교육장 대신 교육청 행정을 책임져야 할 교육과장과 복무현황을 점검해야할 총무계장, 교육장 운전원 등 기능직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첩보 내용과 판돈 규모 등으로 미뤄봤을 때 상습적으로 도박판이 벌어졌을 것으로 보고 이들이 도박을 한 횟수와 추가 도박가담 직원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무너진 코리아 드림 성매매 강요당한 태국 여성
브로커 꾀임에 타국에서도 몸 장사

태국여성들을 속여 한국으로 불법 입국시킨 뒤 성매매를 강요하고 화대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8월24일 조직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불법 성매매 영업을 한 혐의로 지모(40)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자금 관리책임 김모(46)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 4월 태국 방콕의 유흥가에서 일하는 태국인 S씨(20·여)를 알게 된 지씨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한국에서 마사지 일을 하며 성매매까지 같이 하면 한 달에 최고 300여 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지씨의 말을 믿은 S씨는 같은 달 28일 지씨의 도움으로 한국인 단체 관광객 틈에 끼어 국내에 입국했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S씨가 향한 곳은 서울 강북구에 있는 관광호텔과 유흥주점, 휴게텔 등 대형 업소 세 곳이었다.

결국 S씨는 이곳에서 60여 차례에 걸쳐 한국남성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했지만 월급 한 푼 받지 못했다. 업주 김모(49)씨가 S씨의 입국 비용에 300만원 가량이 쓰였다면서 이를 공제한 것. 또 김씨는 S씨의 도주를 우려, 그녀의 여권을 빼앗은 뒤 지하 업소에 S씨를 감금하고 생리 기간에도 성매매를 강요했다. 경찰 조사 결과 S씨처럼 태국 현지 브로커인 ‘마마상’과 지씨를 통해 국내에 입국한 태국 여성은 모두 20여 명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지씨는 태국 여성 소개 대가로 김씨 등 업주들에게 1건당 100~150만원을 받아 챙겼다.

한편, 지씨와 김씨 등은 수차례 경찰 단속에 적발됐음에도 불구하고 바지사장을 내세워 대신 처벌받게 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계속 해왔으며, 태국 여성을 국내로 입국시키는 과정에서 이메일로 여성들의 사진을 주고받으면서 외모에 따라 등급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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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