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고교생이 폭발물제조카페 운영…총기 제조
“K2 보다 파괴력 크다”

생긴 건 엉성해도 파괴력·탄환 속도 ‘깜놀’
우리 군에서 쓰는 K2 소총보다 3배 ‘세다’

10대 청소년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폭발물 제조카페를 운영, 직접 총기를 제조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10대 고등학생들이 만든 사제 총기가 우리 군에서 쓰는 K-2 소총보다 더 위력적이라는 사실이다.
김모(19)군은 인터넷 사이트에 개설된 폭발물 제조카페에서 총기 제작방법을 배워 파괴력과 탄환 속도가 K-2 소총의 3배 수준에 이르는 수제 총기를 만들었다. 총기를 완성한 김군은 지난 7월10일께 인천시 남구 문학경기장 인근 논에서 7차례에 걸쳐 시험 발사를 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김군이 수제 총기 만드는 방법을 배운 폭발물 제조카페 운영자 역시 18세 이모군을 비롯해 모두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군 등이 운영해온 폭발물 제조 카페는 5개에 이르렀으며, 이군 등은 외국 사이트와 백과사전 등에서 정보를 수집한 뒤, 수류탄과 연막탄 등의 무기 제조법을 그림으로 자세히 묘사해 누구나 제작하기 쉽도록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카페 운영자인 이군 등과 김군은 ‘누군가에게 복수하겠다’는 취지의 인터넷 ‘복수카페’에서 함께 활동하며 폭발물이나 독극물에 관심을 갖고 서로 정보를 공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이군 등은 카페 회원을 선발했으며 ‘등급 상향’을 원하는 회원들에게는 실제 폭발물이나 총기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를 카페에 올리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총기를 직접 만들어 시험발사를 한 김군과 인터넷에서 폭발물제조카페를 운영한 이군 등 모두 3명을 지난 10일 불구속 입건했다.


유흥업소 차려놓고 성매매 알선한 일가족 입건
“남편·딸·사위 다 모여” 성매매 알선
여성 2명 고용해 성매매 알선하고 6억3천만원 챙겨

유흥업소를 차려 성매매를 알선한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유흥업소를 차려놓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업주 김모(49·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어 김씨의 남편(55)과 딸(28), 사위(28)를 비롯해 모텔 업주 이모(34)씨 등 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와 남편 등 일가족 모두가 업소를 운영하며 성매매 알선에 앞장 선 것.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광주 서구 양동에 유흥주점을 차려놓고 탁모(29·여)씨 등 아가씨 2명을 고용해 수백 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하고 총 6억3000만원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실질적인 업소 운영은 김씨 부부가 해왔으며 딸과 사위는 직업 없이 업소의 일을 돕고 수익 일부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여성종업원들에게 선불금 1천300만원을 지급한 뒤 고이율의 이자를 핑계로 월급을 주지 않는 등 폭리를 취하기도 했다.


형사 사칭 업소 등친 30대 남성 덜미
“나 형사인데, 술 좀 줘”
강력계 형사 사칭 PC방 주점서 돈 뺏고, 공짜술

경남 거제시에서 형사를 사칭해 PC방과 주점 업주들에게 돈을 뺏거나 공짜술을 얻어먹은 30대 남성이 붙잡혔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지난 11일 경찰서 강력계 형사를 사칭, 업주들에게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권모(3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5월과 7월, 거제시내 모 PC방에서 업주 이모(30)씨에게 200만원을 빌렸다. 자신이 강력팀 형사인데 조직폭력배를 잡기 위해 잠복중이라는 핑계를 갖다붙였다.
이어 권씨는 모 주점에 들어가 주점 주인 김모(31·여)씨에게 20만원 상당의 공짜술을 얻어마신 뒤 10만원까지 받아냈다. 이번에도 ‘잠복근무’를 핑계로 삼았다.
경찰 조사 결과 권씨는 자신을 “거제 경찰서 강력팀 권 형사”라고 소개하고, “조폭을 잡기 위해 잠복중”이라는 말로 피해업주들을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만취 10대, 버스 훔쳐 무한질주
“택시 안 잡혀서 버스 훔쳤다”

술에 취한 10대 청소년이 출근길 통근버스를 훔쳐 달아나다 뒤쫓아온 운전기사를 중태에 빠뜨렸다. 경찰에 붙잡힌 청소년은 “택시가 안 잡혀서 버스를 훔쳤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지난 3일 오전 인천시 석남동에서 한 시내버스가 신호 대기를 위해 멈춰선 순간 통근버스 한대가 시내버스를 들이받고 도주했다. 시내버스 기사는 사고를 낸 버스를 추월해 멈춰서게 한 뒤 운전석으로 다가갔지만 사고 버스는 시내버스 기사를 창문에 매단 채 그대로 달렸다.
결국 시내버스 기사는 자신의 버스에 부딪힌 뒤 도로로 나가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고,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 버스는 2km를 더 달린 뒤 가로수와 주변 차량 5대를 추가로 들이받았고, 이 과정에서 8명이 다쳤다.
경찰에 붙잡힌 사고 버스 운전자는 17세의 청소년 천모군으로 사고 당시 혈중 알콜농도 0.3%가 넘는 만취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천 군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하려고 택시를 잡으려고 시도했지만 여러 대의 택시가 세워주지 않자, 통근버스를 훔쳐 무면허 운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천 군은 사고를 낸 직후 달아났지만 CCTV에 찍힌 인상착의를 토대로 수사를 벌이던 경찰에 덜미가 잡혀 구속됐다.


여성 환자 ‘속살’ 만진 변태 의사 덜미
반 수면 여성 환자 속살 ‘더듬더듬’

여성 환자를 치료하면서 수면제를 투여하고 성추행을 해오던 정형외과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년 간 확인된 피해자만 13명에 이르고 이들 중 7명은 고소 의사를 밝혔다.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9일 반 수면상태에 빠진 여성 환자만을 골라 노골적으로 성추행한 광주 동구 모 정형외과 원장 최모(58)씨를 준강제추행 혐의로 구속했다.
최씨는 지난 7월29일 오전 9시30분께 진료실에서 허리통증으로 입원 치료 중인 여성 환자 A(55·여)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해 반 수면상태로 IMS(근육 내 자극치료)를 하던 중 피해자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은밀한 부위를 만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의 손에 올려놓는 등 변태 추행까지 일삼았으며, 최씨가 이 같은 방법으로 성추행한 여성은 최근 1년 사이 13명인 것으로 밝혀졌고, 범행 횟수는 고소 의사를 밝힌 7명의 여성에게서만 14차례에 이른다.
피해 여성 대부분은 목과 어깨,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고, 최씨가 범행 전 투약한 약품은 수면진정제로 환자를 진정시키고 수술 전후 기억력 장애를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로, 통증을 수반하는 IMS 치료 시 환자의 고통을 줄여준다.
최씨가 사용한 수면진정제는 환자의 연령과 상태 등을 고려해 개인별로 용법이나 용량을 설정해 투여해야 하지만 최씨는 모든 환자에게 1회당 3㎖를 투여했고, 이 때문에 약효의 차이로 반 수면상태에 빠지지 않은 피해자들이 추행사실을 알게 돼 범행이 드러났다.
실제 최씨의 범행 장면을 촬영한 것도 최씨의 환자 중 한 사람이었으며 그녀는 최씨의 행동이 미심쩍어 자신의 손가방 안에 캠코더를 숨겨 동영상을 몰래 촬영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씨는 2003년 12월 개원한 뒤 이듬해 1월부터 문제의 약품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최씨의 진료로 이 약품을 투여한 여성환자는 2010년에만 156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확인된 13명의 피해자 가운데 6명은 고소를 원치 않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마트 ‘무빙워크’ 주의보 발령
“엄마, 내 손가락 찾아줘”
5세 여아, 무빙워크에 손가락 4개 절단 ‘끔찍’

엄마와 함께 마트를 찾은 5세 여아가 무빙워크에 왼손이 끼어 손가락 4개가 절단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9일 오후 7시10분께 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 D마트에서 김모(5·여)양이 무빙워크에 손가락이 절단됐다.
김양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MS재건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 4개가 절단돼 10일 봉합수술을 받았다.
김양은 이날 엄마와 함께 마트를 찾았고, 지하 2층 주차장에서 매장으로 올라가는 무빙워크를 타고 있다가 무빙워크 끝부분에 이르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양의 옷이나 들고 있던 스카프 등이 무빙워크 틈으로 빨려들어가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대낮 가정집 ‘묻지마 살인’
“누구냐, 넌?”

평화로운 주말, 가정집에 괴한이 침입해 난데없이 흉기를 휘둘러 남편은 사망하고 아내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 7일 오후 6시께 서울 양천구 신정4동 다가구 주택 3층 옥탑방에 30대 남성이 무단침입했다. 현관문이 열려있는 것을 확인 후 가정집으로 뛰어든 이 남성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장모(42·여)씨의 머리를 둔기로 가격한 뒤 장씨의 딸(14)과 아들(11)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 장씨의 비명소리를 들은 장씨의 아내 임모(42)씨가 방에서 달려나왔고, 당황한 범인은 임씨의 옆구리를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났다. 임씨 부부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남편은 병원 이송 도중 사망했고, 아내 장씨는 머리가 함몰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양천경찰서는 현장에서 둔기와 범인이 썼던 모자 등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지문 및 DNA 감식을 의뢰했으며, 인근에 설치된 CCTV를 확보해 분석중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괴한이 모자를 쓰고 있어 얼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장씨가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했고, 열려있는 문으로 들어오자마자 흉기를 휘두른 점으로 미뤄 ‘묻지마 살인’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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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