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의 집’ 여성전용 사우나 훔쳐보기

남편 출근 후 고고씽…“도대체 무슨 일이?”

여성전용 미용실·여성전용 헬스장·여성전용 고시텔. 고개를 돌려보면 여기저기 ‘여성전용’이 자리 잡지 않은 곳이 없다. 그 중에서도 많은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소는 ‘여성전용 사우나’가 아닐까 싶다. 목욕탕은 어차피 남탕과 여탕이 나뉘어 있고, 찜질방은 남녀혼용인 경우가 많다. 편의상 남성전용 사우나 혹은 찜질방은 종종 눈에 띄지만 여성전용 사우나는 그 숫자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지난 2006년 남성 도우미가 여성 고객을 알몸으로 전신 안마하고, 성매매까지 이뤄졌던 ‘여성전용 증기탕’ 사건으로 인해 남성들이 ‘여성전용 사우나’에 갖는 호기심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금남의 집’ 여성전용 사우나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난 2006년 적발된 ‘여성전용 증기탕’은 변태 퇴폐영업소로 유명했다. 여성 고객을 상대로 20대 건장한 꽃미남 남성들이 온몸을 씻겨주고, 애무와 함께 성매매까지 이루어졌다. 단속 이후 사그라질 것으로 예상됐던 여성전용 증기탕은 지금까지 그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유흥가 일각에서는 지금도 존재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 애초에 오래갈 수 없는 아이템(?)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주택가 골목 혹은 큰길 대로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여성전용 사우나’는 어떤 곳일까. 지난 7월20일 기자는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모 여성전용 사우나를 직접 찾았다.

줌마렐라 19금 수다방

기자는 오전 11시께 여성전용 사우나에 도착했다. 외관으로 볼 때와는 달리 사우나는 매우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었다. 가정집 한 층을 통째로 쓰고 있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남편을 출근시키고 자녀들을 학교에 보낸 아줌마들이 제법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일반적인 찜질방과 다른 점은 상의와 하의로 나뉜 옷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여성전용 사우나에서는 목욕 가운 같은 천 하나만 지급된다. 아줌마 열이면 열, 하나같이 속옷을 입지 않은 채 천 하나만 몸에 두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기자도 아줌마들과 같은 모습을 하고 그들의 틈에 조용히 끼어들었다. 정오가 지나자 사우나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동네 아줌마란 아줌마는 다 모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사우나에 들어오는 아줌마 모두 양손 가득 먹을 것을 잔뜩 들고 온다는 점이다. 옥수수, 감자를 삶아오고 참외, 포도 등 후식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삼삼오오 무리를 이뤄 사우나 곳곳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이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좁은 사우나는 이내 아줌마들로 북적였고, 그 가운데 20대로 보이는 사람은 기자와 내리 잠만 자는 여성 한 명뿐이었다. 이때 한 아줌마의 목소리가 사우나 실내를 울렸다.

“어디서 뭔 짓을 하고 왔기에 속옷을 뒤집어 입고 왔어?”

다소 노골적인 질문에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난 쪽을 슬쩍 바라보니 뒤집어진 팬티를 입은 한 아줌마가 씻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긴 뭘 하고 와. 요즘 우리 남편 힘 딸려서 아무것도 못해”


죽이 척척 잘도 맞는다. 한바탕 샤워를 마치고 나온 아줌마 무리는 사우나에 들어가 흥건하게 땀을 빼고는 가운을 허리춤으로 내리고 젖가슴을 드러낸 채 둥그렇게 모여 앉아 19금 수다를 시작했다.

줌마렐라 둘러앉아 남편·시댁 뒷담화, 고민상담도 ‘술술’
과거 증기탕 퇴폐영업 사우나에선 없는 일…그저 ‘수다만’

“내가 절에 다니잖아. 여름이니까 옷을 짧게 입고 다니는 여신도들이 요즘 조금 있거든. 근데 글쎄 옷 사이로 젖가슴이 보였는지 저번에 보니까 스님 거시기가 벌떡 섰더라고.”

“형님, 형님은 요즘 어때요? 비아그라 약발 좀 먹히던가요? 우리 집 양반은 약을 먹여도 소용이 없어요. 그게 서질 않아요. 그렇다고 다른 걸 잘하는 것도 아니고…”

“나는 요즘 밤마다 땡큐지! 진작 사서 먹일 것을 그랬어. 예전하고 사이즈도 비교가 안 되고 완전 오래가더라니까. 이제 내가 힘들어서 그만 하라고 하잖아. 아침에 못 일어날 지경이야.”

“○○이 엄마는 가슴이 참 예뻐. 꼭지가 위를 향해 있으면 남편한테 사랑받는다던데 진짜야? 그래서 이렇게 가슴이 예쁜 건가?”

40대 아줌마 대여섯 명이 모두 젖가슴을 드러내놓고 야한 농담을 건네고 있는 통에 기자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난감했다. 이런 기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줌마들의 수다는 계속됐다.

그중 한 아줌마는 벌써 갱년기 증상이 찾아오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생리가 끝나면 여자도 끝이라는데 벌써 폐경 기운이 있는 것 같아 걱정이야. 요즘 성욕도 감퇴하는 것 같고 재미도 없고 어쩌면 좋지?”

아줌마의 푸념을 듣고 있던 또 다른 아줌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나이 먹으면 갱년기는 오게 돼있잖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지금부터 호르몬제 좀 맞아둬. 인위적으로라도 호르몬 투여하니까 활력도 생기고 밤에도 괜찮더라고”라고 말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아줌마들이 모이면 으레 한다는 시댁 뒷담화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혼한다더니 그건 어떻게 되가?”


“아주 웃기는 족속들이라니까. 자기 사위가 바람 피웠을 때는 아가씨한테 이혼하라고 아쉬울 것 없다고 그러더니 자기 아들 바람 피워서 내가 이혼하겠다니까 참고 살라는 거야.”

스트레스 해소용 사우나

한참 열을 올리다가도 자식 얘기가 나오면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상황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대한민국 아줌마는 ‘어머니’라는 사실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한창 수다를 떨고 있으니 사우나 업주가 마사지 예약을 받았다. “오늘은 세 명만 가능하다”는 말에 아줌마들이 몰리긴 했지만 이내 정리가 되는 분위기였다. 혹시 남성 마사지사가 오는 것은 아닐까 색안경을 끼고 지켜봤지만 외부에서 출장을 나온 마사지사 역시 여자였다.

‘금남의 집’이라는 룰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사우나였다.

결과적으로 이날 기자가 찾은 ‘여성전용 사우나’는 퇴폐영업과는 거리가 먼 아줌마들의 수다방에 불과했다.


과거 ‘여성전용 증기탕’의 영업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한 강남 유흥가의 정보통에 따르면 “아무리 체력이 좋은 남성이라도 하루에 3명 이상 여성을 상대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성전용 증기탕은 오래가기 힘들다”며 “영업을 하더라도 한 달 영업에 석 달 휴식 같은 시스템으로 게릴라 영업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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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