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보다 무서운 어린 포주들 천태만상

가출 여학생 모텔로 밀어넣고 ‘벗어!’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가출한 10대 여성 청소년을 유인해 성폭행한 후 성매매 시킨 10대 포주들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을 먹잇감 삼아 돈을 갈취하는 조폭 어른 포주들의 범죄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성매수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른보다 무서운 10대 포주들의 범죄 행각을 살펴봤다.

지난 4일, 울산지방경찰청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10대 청소년 2명을 포함한 일당 6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 가출한 자매 A(14)양과 B양(18)을 비롯한 10대 가출 여학생 6명에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모텔로 유인한 후 성폭행했으며 스마트폰 채팅어플을 통해 1200여회의 성매매를 알선했다. 여학생들이 성매수 대가로 받은 화대 1억8000여만원을 갈취했으며 상습적인 감시와 폭행을 일삼아온 것으로 경찰은 설명했다. 일당은 울산 지역의 조폭 이모(30)씨가 성매수남으로 위장해 성매매 알선을 고발하겠다고 협박, 600여만원을 갈취하면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1290건 
70%가 미성년자

지난해 4월 가출한 C(18)군과 D(13)양은 가출팸으로 만나 찜질방과 모텔을 전전하다 생활비가 떨어져 오갈 데가 없어지자 C군이 D양에게 성매매를 제안했다. 1년여간 부산 및 경북지역에서 성매매 활동을 해온 C군과 D양을 성매수자 E(21)군 등 일당 4명이 유인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 200여만원을 갈취했다. 부산사상경찰서는 지난 3일, E군 일당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C군을 성매매 알선 혐의로 구속했다.

가출 여성 청소년들을 감금한 후 지방 대도시를 돌며 성매매를 시킨 박모(21·여)씨 등 일당 6명도 지난달 22일 서울경찰청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올해 3월부터 스마트폰 채팅어플에서 성매수남으로 가장해 17세, 18세 여성 4명에게 접촉, 가출팸을 구성한 후 지방 대도시에서 성매매 알선을 해왔다. 가출 여성 청소년에게 하루 최소 4번, 성매매 한 건당 13만∼14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하게끔 강요하고, 이를 채우지 못할 시 부족금을 강탈하고 폭행했다.

박씨는 가출팸을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나머지 남성 5명은 포주 및 감시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당은 모두 21세 동갑내기로 천안에서 중학교를 다니다 그만둔 후 친구로 지내던 사이로, 동종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가출팸 멤버 한 명이 탈출하자 범행이 들통날까 두려워 고향으로 피신했다가 경찰 수사로 붙잡혔으며, 성매매 청소년 4명도 함께 구속됐다.


청소년 성매매 배후 잡고보니…무서운 10대
스마트폰 채팅어플로 접근해 사지로 내몰아

지난달 7일, 전북지방경찰청은 조건만남을 미끼로 성매수남의 금품을 갈취한 10대 일당 6명을 붙잡았다. 18세 여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스마트폰 채팅어플로 성매수남을 모집, 고발 협박으로 남성 15명으로부터 900여만원을 뜯어내는 등 꽃뱀과 포주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러왔다. 전북지방경찰청은 포주 F양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일당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20대 여성을 6개월간 감금한 후 성매매를 시킨 20대 남성 김모(23)씨와 10대 동거녀 문모(19)씨가 지난 5월8일 경기시흥경찰서에 붙잡혔다.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경기도 시흥 소재 자신의 빌라에 G(20)양을 감금하고 400여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해왔다. 또 화대 5000여만원을 갈취해왔으며 협박 및 폭행도 일삼아왔다.

G양이 성매매로 임신까지 하게 되자 빌라에서 도망쳐 나와 어머니와 함께 경찰에 신고하면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게 됐다. 경찰은 동거녀와 짝퉁 지갑 사업을 하기 위해 G양을 납치·감금·성매매 알선을 해왔다고 경찰에 진술한 김씨를 구속하고, 임신 중인 문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G양은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세 가출 여학생 2명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성매매를 알선한 장모(17)군 등 일당 5명이 지난 3월 구속됐다. 지난 1월 중순부터 10여일에 걸쳐 하루 2~3차례씩 성매매를 알선해왔으며, “성매매를 하지 않으면 일본에 팔아 넘기겠다”는 협박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씨 일당은 여학생들에게 성매수남의 현금 및 휴대전화를 훔치라고 지시하기도 했으며, 성매수남의 현금 도난 신고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21일, 울산포항경찰서도 4개월 동안 14·17·19세 가출 여학생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박모(2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지난 4월부터 가출팸 여성들을 대포차에 태워 김해·포항·진주 등을 돌며 스마트폰 채팅어플로 성매매를 알선해왔다. 성매매 한 건당 매수비 15만원 중 5만원을 챙기는 포주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경찰조사에서 “내가 잘못한 것이 뭐가 있냐?”며 뻔뻔한 모습을 보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성매매 알선 10대 포주들의 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유승희 민주당 의원실은 지난해 10월,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성매매사범 연령별 사범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성매매사범이 2008년 4만7869명에서 2012년 2만903명, 2014년 2만4455명으로 줄어든 반면, 20세 이하 성매매사범은 2008년 871명(1.82%), 2012년 1094명(5.23%), 2014년 1290(5.27%)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0세 이하 성매매사범은 2010년 대비 2.4배나 증가한 셈이다. 18세 이하 성매매사범은 2008년 388명(0.83%)에서 2012년 541명(2.59%)으로, 19세~20세 성매매사범은 483명(1.01%)에서 553명(2.65%)으로 증가했다.


하루 최소 4번
건당 13만∼14만원

유의원은 자료를 공개하면서 “청소년이 성매매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중·고교에서 성폭력예방교육을 제대로 시행하고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범으로 단속된 청소년에 대해서도 현장 전문가들과의 상담 연계·교육 등을 통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20세 이하 청소년 성매매사범 건수가 유독 증가한 것은 실제 현장에서는 청소년에 의한 성매매가 대폭 늘어났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복준 전 동두천경찰서 수사과장도 YTN과의 인터뷰에서 “성매매 알선 범죄에서 10대 포주 범죄가 70%가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경찰서에 접수된 13~18세 가출 신고 건수는 1만1279건이나, 가출청소년의 규모는 최소 10만명에서 최대 45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추산되는 가출청소년의 규모는 남성 16만명, 여성 23만명으로 39만명이다. 가출 여성 청소년들의 상당수가 생활비를 벌고자 성매매로 뛰어들고 있어 성매매사범은 경찰 조사 수치의 수십배에 달할 것이라는 여성단체의 설명이다.
 

2010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발생한 가출 청소년의 범죄는 17만1127건으로 주로 절도(36.3%), 폭력(27.4%), 사기 및 횡령(10.9%)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단체는 가출청소년의 주요 범죄유형이 남성 청소년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여성 청소년의 경우 절도나 사기 및 횡령보다 불법유흥업소(가요주점, 오피스 등) 취업 및 스마트폰 채팅어플을 통한 성매매가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경찰청이 60만명 회원이 가입한 한 스마트폰 채팅어플을 조사한 결과, 한 달간 ‘조건만남’ ‘원조교제’ 등으로 메시지를 전송한 성매수남이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수남의 규모 이상의 성매매 알선자 및 성매매 여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스마트폰 채팅어플 운영 업체는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등을 포함해 100여개 업체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성폭행…그리고 성매매 알선
대부분 미성년자 상대 ‘조건만남’

여성단체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부모 및 후견인 동의 없이 아르바이트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 가출 여성 청소년들이 성매매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소년범죄 중 절도와 사기 및 횡령, 성매매가 높은 이유가 여기 있다는 설명이다. 여성단체는 “가출 여성 청소년들이 여전히 성매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상에서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곳이 성매매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근로기준법 제66조(연소자증명서)에서는 ‘사용자는 18세 미만인 자에 대하여는 그 연령을 증명하는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와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서를 사업장에 갖추어 두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 않은 미성년자의 경우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는 데도 제약이 따라 편의점·PC방·일반 식당 등의 청소년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성인은 줄고
아이는 늘고

여성인권상담소는 “가출한 10대 여성 청소년들이 성매매하다 임신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하며 가출청소년에 대한 보호시설 마련이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가출청소년들이 머물 수 있는 보호시설, 청소년쉼터는 전국 119개소로 수용인원은 1200여명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가출청소년 추산 대비 0.3%, 가출청소년 1000명 중 3명만이 청소년쉼터에 머무르는 셈이다. 청소년쉼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쉼터에 머물지 못한 가출청소년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 및 밀집지역에서 가출팸을 모집해 숙박을 모색한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없을 때에는 해당 커뮤니티 카페나 스마트폰 채팅어플을 통해 숙식제공자를 모집, 이 과정에서 성매매 알선자 및 매수자와 접촉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가출청소년들의 커뮤니티 카페 ‘가출한사람들의놀이터’(회원수 5134명, 8월13일 기준) ‘일행구해요’ 카테고리에서는 금전 및 숙식 제공하는 도움 제공자의 글이 하루 40여건이나 게시되고 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청소년쉼터에 입소한 청소년들은 대부분 우발적인 가출이 많다”며 “청소년쉼터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안정을 찾은 후 집으로 돌아가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 속의 가출청소년들에게 청소년쉼터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라 안타깝다”며 “정부 예산 확대 방침에 따라 청소년쉼터 증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다양한 가출청소년의 지원사업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남 서울시립청소년이동쉼터 소장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소년쉼터는 가출 여성 청소년들에게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라며 “아이들이 편안하게 머물 만한 쉼터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조건만남은 가정폭력과 방임을 못 견뎌 가출한 청소년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성매매 피해 여성 청소년들의 보호처분에 대한 처벌 피해 의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성매매 알선자 및 성매수자들이 이를 악용해 신고를 못하도록 협박하거나 상습적인 성폭행을 하기도 해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다. 이에 청소년 성매매 피해 전문 상담소가 설치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숙식 어려워
성매매 자청?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도 <여성신문> 인터뷰를 통해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매매로 내몰리는 아이들을 위한 정책이나 지원 체계가 빈약하다”며 “심지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피해 전문 상담소는 전국에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검찰과 경찰 수사 과정 시 안전하게 지원받을 수 있고, 재유입을 방지할 수 있는 통합지원 서비스가 제공하는 상담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한국소년정책학회는 ‘아동·청소년 성매매 지원 대책의 효과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성매매의 증가는 죄의식 약화(78.5%), 기업화 및 조직화(45.8%), 포주 및 보도방의 부활(13.3%) 등으로 분석된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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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무작정 버티기’에 나섰다. 내란 특검의 조사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과 더불어 김건희 특검의 소환 조사와 체포 집행에도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의견과 ‘어차피 실익이 없으니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김건희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결국 조사하지 못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이도저도 못하게 됐다. 드러누운 법꾸라지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청탁 의혹 ▲집사 게이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재판 청탁 의혹 ▲공천개입 등 ‘명태균 게이트’ ▲양평고속도로·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와 이들 의혹의 직접적인 연관고리를 밝혀내기 위해 ‘키맨’이라 불리는 여러 핵심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당초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의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전반적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거론하며 지난달 재구속된 이후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의 소환 조사에도 줄곧 불응해왔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에도 같은 이유로 3주 연속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법조계 예상대로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소환 조사에 불응했다. 특검 측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소환 요구 시한인 오전 10시까지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았고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의 지병인 당뇨가 악화하고 간 수치가 상승하는 등 건강이 나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주치의로부터 실명 위험 소견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상관없이 김건희 특검팀은 언론 공지를 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내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수사협조요청서를 서울구치소장에게 재차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소환 조사에도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상 이유로 모두 불응 속옷 차림에 부상 주장까지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아직 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한 어떠한 소식도 전해 들은 바 없다”며 “내란 특검에서 소환했을 때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팀의 엄포에도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0일 예정된 2차 소환조사에도 불응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향후 조치에 관하여는 오후 브리핑 때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결국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12분경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반드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게 됐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영장 집행을 위해 구치소로 오면 구치소 직원들을 지휘해 영장을 집행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며 “검사가 지휘하면 따라야 한다. 이는 강제조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실무자들이 집행을 거부할 우려도 있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는 세 차례 구치소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구치소 측이 “물리력 행사가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관련 혐의로 구속돼 있어 내란 특검은 별도의 체포영장 없이도 강제구인할 수 있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을 2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저항 때문에 중단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검사와 수사관과 함께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을 찾았을 당시 그는 팬티와 메리야스(민소매 속옷 상의)만 입고 수용소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체포 집행 점입가경 특검팀은 20~30분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수차례 말을 끊으면서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이날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2시간여 동안의 대치는 빈손으로 끝났다. 당초 문 특검보가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건 교도관을 지휘해 어떻게든 조사실로 데려오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속옷 차림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에 대해 “옷을 다 갖춰 입지 않은 상태에서 물리적인 접촉을 하면 강하게 대응할 것이 예상돼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인을 위해선 옷을 입도록 해야 하는데 강제로 옷을 입히는 과정에선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오 특검보는 “피의자(윤 전 대통령)에게 다음번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해 체포를 집행할 것임을 고지했다”며 “피의자는 평소 법과 원칙 및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왔다. 전직 검사·검찰총장·대통령으로서 특검의 법 집행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이 중지된 지 1시간 만에 변호인단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 이후 변호인단은 “4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 협소한 공간에서의 수용자 복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설명하며 논평하는 건 인신 모욕”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심장혈관 및 경동맥 협착의 문제,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조절 장애까지 우려돼 수사와 재판에 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 만료 시일인 지난 7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저항으로 또다시 불발됐다. 이날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서울구치소 기동순찰팀(CRPT)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 명이 윤 전 대통령을 붙잡고 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물리력을 동원한 2차 체포 집행으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특검팀은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이날 오전 9시에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다. 특검팀은 이보다 이른 오전 7시50분쯤 서울구치소에 도착했고, 윤 전 대통령 측 김홍일·배보윤·송진호 변호사도 오전 8시를 약간 넘은 시각 구치소에 도착했다. 특검 측과 변호인단은 오전 8시쯤 사랑방(휴게공간)에서 마주쳤고, 변호인단은 특검 측에 동행을 요구했으나 특검 측이 거절했다고 한다. 버티는 이유가⋯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오전 8시20분쯤 특검 측과 교도관들이 윤 전 대통령 측에 ‘이야기 좀 하자’고 요청했고,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불러준다면 가겠다’며 응했다”고 전했다. 이에 수의를 입은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위해 별도 건물에 있는 출정과장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특검 측이 주차돼 있던 차에 윤 전 대통령을 태우려 했다는 게 변호인단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반발로 양측은 출정과장실에서 마주앉았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윤 전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데려가려 하고, 이에 실패하자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있던 윤 전 대통령의 팔과 다리를 잡은 채 의자를 밀어서 데리고 가려 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과 문홍주 특검보 사이 통화가 이뤄졌다고도 전했다. 문 특검보는 “자발적으로 오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불법에는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양측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바닥에 떨어졌다고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의자가 확 빠지며 윤 전 대통령이 땅에 철썩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허리를 의자 다리에 부딪혔고 팔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팔이 빠질 것 같다, 제발 좀 놔달라’고 해서 강제력에서 겨우 벗어났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했으나, 피의자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등의 우려가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전 9시40분 집행을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강제 집행 이후에도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의 갈등은 멈추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관계자 고발을 예고했다. 변호인단은 “형사적으로 강요죄이며 그 자체로 가혹행위”라며 “변호인들은 수차례 걸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하더라도 물리력과 강제력을 행사해서 인치하는 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집행에 참여한 사람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 특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피의자가 수감된 상황까지 고려해서 집행한 상황”이라며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늘 변호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에 변호인 들어와 있어 그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만료 기한인 7일에도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자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기 바밨고, 법조계에서는 조사가 성립되더라도 혐의를 부인할테니 다른 키맨 수사에 몰두해 확실한 증거를 잡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한 만료까지 강제 구인 못해 “어차피 진술거부권 행사할 듯”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것을 두고 “특검은 물러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속옷 저항으로 버티던 윤석열의 완강한 거부에 이어 부상 우려가 있다며 또다시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국민에 총칼을 겨눴던 자에게 부상 우려가 웬 말인가”라며 “윤석열은 대한민국 공권력이 그리 만만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당장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고 특검에 출두하라”며 “국민과 법을 기만하는 자에게 한 치의 관용도 베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찰총장을 지낸 전직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누워서 버티고, 특검의 체포영장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이 뭘 배우겠나”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의 인격 수준이나 이런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에 소속됐던 한 변호사는 “체포영장 집행 기간이 7일까지지만, 이미 집행에는 착수한 것이고 그 이후 중지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또한 국정농단 특검 당시에도 최순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아 강제 구인도 쉽지 않았지만 체포영장을 다시 받아서 결국에 강제 구인에 성공했다. 이를 제일 잘 아는 것은 당시 수사 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특검팀이 강제구인에 성공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을) 사무실까지 끌고 올 수 있어도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과거와 같이 조서에 날인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진술을 안 하거나 거짓말을 할 거라 꼭 조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주변인 조사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형사전문 변호사도 “재판도 안 나오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간다고 입을 열진 않을 것”이라며 “인권 측면에서 보더라도 조사받기 싫다는 사람을 수사기관에 강제로 데려간다는 것 자체가 좋은 선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2차 체포 집행이 진행되는 날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3가지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