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4주년 특별기획<6> 김무성·박지원 원내대표 라이벌 인터뷰



여야가 새로운 원내사령탑을 택했다. 한나라당은 친박계 좌장격이었던 김무성 의원을 추대했으며 민주당은 박지원 정책위의장을 새로운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이들을 통해 이명박 정부 집권중반기이자 18대 국회 후반기 정치권에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김무성·박지원 원내대표 모두 투쟁과 갈등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으로 국회를 운영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혀 변화의 가능성도 밝은 편이다. 하지만 이들 앞에 놓인 원구성 협상, 세종시 수정 문제, 4대강 사업, 개헌 등은 풀기 어려운 숙제들이라 국회 파행이 되풀이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여야 신임 원내대표들은 정치권 안팎의 기대와 우려의 시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봤다.

여야 원내대표…당내 갈등 ‘화합카드’ 여야 ‘협상카드’
4선 중진, 파워 재선…역량 충만, 시험대 오른 정치력

김무성·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여야의 새로운 원내사령탑이 되면서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짊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꼬인 실타래 같은 국회의 일과 목전으로 다가온 6·2 지방선거는 이들의 하루 일정을 분단위에서 초단위로 나누게 하고 있다.
하지만 당의 중심축이 돼 내딛는 발걸음은 힘차기만 하다. 이들에게 신임 원내대표로서의 각오와 앞으로 하고자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비교적 압도적인 지지로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이러한 지지를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김무성 원내대표(이하 ‘김’): 정치를 복원하고, 당내 갈등을 해소하며, 정권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내가 적임자임을 의원들이 인정해준 것 같다.
지금 정치가 실종됐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이러한 의원들의 뜻을 잘 받들어 정치가 살아있는 생산적인 국회,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 바치겠다.
더불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해주신 의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박지원 원내대표(이하 ‘박’): 민주당이 지금처럼 해서는 안된다며 변화와 개혁을 호소했고, 내가 적임자라는 것을 강조했다. 의원들도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을 한 경험과 지난 2년간의 열정적인 의정활동과 당무활동에 대해 평가해 줬다.
또한 박지원의 열정과 경험이라면 민주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성숙한 야당으로 만들겠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국민이 민주당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의원들이 당과 지도부에 요구하는 것도 알게 됐다. 앞으로 1년간 더 열심히 노력해서 기대에 부응하겠다.

- 각각 집권여당, 제1야당 원내대표가 된 소감은 어떠한가.
▲ 김: 여러 가지로 막중한 시기에 이렇게 중책을 맡게 되어 큰 책임감을 느끼지만, 일을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의욕도 생긴다. 사심 없이 열심히 해보겠다.
▲ 박: 민주당은 10년의 성공한 집권경험을 갖고 있다. 더 이상 반대만 하고, 장외투쟁만 하는 야당이 돼서는 안된다. 싸우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말로 하자는 것이다. 나는 야당인 민주당에서 시작해 다시 야당인 민주당으로 돌아왔다. 내 경험과 열정으로 민주당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 당 안팎의 현안 중 원내대표가 되어 가장 먼저, 중요하게 해결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 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당내 화합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주류, 비주류를 떠나 모두가 함께 만든 정부이다. 또, 모두 하나로 힘을 모아서 이명박 정부가 성공해야만 한나라당의 역사적 소명인 정권 재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부터 마음을 열어 계파 간 갈등을 없애고 당을 화합시키겠다.
또한 친서민 민생법안들이 빠른 시일 안에 통과 될 수 있는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겠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민생법안을 국회 파행의 협상 고리로 삼지 않겠다고 국민들께 약속드린다.
▲ 박: 안으로는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여관계에서는 대화의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지만 지금 그릇에 남아있는 것이 없다.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서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한나라당과도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협상할 일이 있으면 감동적으로 협상해서 그야말로 모든 것이 ‘말’로 해결되는 여야관계를 만들고 싶다.

- 여당의 원내대표 선출과 함께 야당도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1년 동안 협상을 벌일 여야 원내대표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서로 여당 원내대표로서의 김무성 의원과 야당 원내대표로서의 박지원 의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또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김: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정을 전반적으로 깊이 경험한 매우 훌륭한 정치인이며, 나와는 개인적으로 ‘형님, 동생’할 정도로 서로 신뢰가 두터운 사이이다.
특히 박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대통령이 성공해야 나라가 산다. 야당이지만 무조건 반대, 장외투쟁은 하지 않고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고 말해 준 데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이런 박 원내대표를 잘 모시면서, 서로 유연한 자세로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화와 협상의 정치를 한번 해보고 싶다.
▲ 박: 김무성 원내대표는 국정경험과 정치경력을 골고루 갖춘 중후한 여당 중진의원이다. 개인적으로 호형호제하는 사이고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정치권이나 국민들께서 여야 원내대표에게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여야관계, 정치의 실종에 대해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와 김 원내대표 모두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이 원하는 좋은 정치를 만들어 나가자는 말을 하고 싶다.
- 이번 여야 원내대표 선출 후 ‘대화정치’에 많은 기대가 쏠리고 있다. 하지만 당장 5월 국회의 가동 여부를 비롯해 하반기 원구성 협상, 세종시 수정 문제, 4대강 사업, 개헌 등 산적한 현안에 여야의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어려운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 김: 정치는 절충이다. 양쪽의 의견에 차이가 있을 때, 각자 자신의 생각만 극단적으로 고집하게 되면 결국 모두 지게 된다. 이럴 때, 서로 대화하고 조금씩 양보해 양쪽의 정신을 다 살릴 수 있는 절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정치라고 생각한다.
산적한 현안들이 많지만 대화와 양보를 통해 절충안을 찾을 것은 찾고, 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마음과 귀를 열고 살펴 나가겠다.
▲ 박: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대화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없다.
한나라당에서 반대하던 5월 국회도 나와 김 원내대표가 상견례를 하면서 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하반기 원구성은 지방선거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상반기에 여야간 합의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상위위원장 등의 기본틀이 바뀌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세종시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때부터 20여 회 이상 약속한대로 원안을 추진하면 된다. 4대강 사업은 국토를 절단내는 환경파괴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지금 개헌론을 제기하는 것은 지방선거에서 다른 이슈를 묻어보겠다는 정략적 의도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개헌에 진정성이 있다면 지방선거 이후에 제의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민주당도 함께 논의할 의향이 있다.


- 여야간 대화만큼이나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으로 어수선한 당을 하나로 묶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생각하고 있는 당 화합 방안은 무엇인가.
▲ 김: 화합을 하려면 우선 서로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오해를 씻어내야 하는데, 우선 나부터 잊을 것은 잊고 미래를 생각하려 한다.
또한 당내 화합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통해 정권 재창출도 가능하다는 큰 틀 안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한번 해보자고 진정으로 호소 하고 싶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서로간의 마음의 벽도 차차 허물어지리라 믿는다.
박: 현재 당헌당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경선하게 돼 있어서, 당 대표에서 떨어지면 소외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함께 선출하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1등이 당 대표를 맡고 뒤 이은 이들이 최고위원을 하면 당내 주류와 비주류가 없어지고 소통도 원활해지리라 본다.
거기에 민주당의 취약지역인 강원, 대전충청, 대구경북, 부산경남, 제주 등에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해 지역과 소통하면 지역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
또한 원내대책회의와 고위정책회의에도 당과 지도부에 건의할 내용이 있는 의원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의사를 밝히도록 했다. 이렇게 자유로운 토론문화가 정착되면 화합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

- 원내대표를 맡은 직후 6·2 지방선거를 치르게 됐다. 원내대표라서 지방선거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와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지방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다.
▲ 김: 야당은 이번 선거를 정권심판론으로 몰아가려하고 있는데, 실제로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우리가 국민들께 당당하고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야당은 집권 10년 동안 우리 경제·안보·외교 전반을 어렵게 만들었던 무능 세력이었지만, 우리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경제회복을 이뤄냈고,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드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중간 선거는 집권당이 불리한 선거이다. 국민들은 항상 오만함을 견제하고 더욱 잘하라고 채찍질 하고 싶은 부모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때문에, 겸허한 마음으로 부족한 부분은 고치고 더욱 더 열심히 하겠다고 국민들께 진심을 담아 호소해 보겠다.
▲ 박: 이번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 2년 반에 대한 중간평가이다. 민심은 이미 이명박 정부를 떠났다. 특히 지방에서는 한나라당이 독점해 온 부패한 지방권력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한명숙, 경기 김진표, 인천 송영길의 트리오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여기에 강원 이광재, 충북 이시종, 충남 안희정, 부산 김정길 등 민주당 후보들이 전국에서 바람을 일으켜 준다면 민주당이 전국적으로도 꼭 승리하리라고 확신한다.
민주당은 중앙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했다. 나도 원내대표로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 현 정국 최대 현안으로 천안함 사태를 빼 놓을 수 없다. 천안함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 김: 천안함의 46용사, 故 한주호 준위, 금양호 선원들의 희생, 그리고 평생 그들을 가슴에 묻고 살아갈 유가족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천안함 사건은 대한민국 온 국민의 슬픔이자 비극이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안보태세를 더욱 확고히 점검하고 정비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 박: 천안함 사태의 핵심은 ‘사고의 원인’이다. 사고 원인만 밝혀지면 모든 것이 확실해진다.
정부와 군은 사고발생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필요한 내용만 이렇다 저렇다 언론에 흘리면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까지 거들고 있다. 더욱이 중국과의 외교분쟁은 한심하다 못해 분노가 일어날 정도이다.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천안함 사고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면 다른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 천안함 사태와 관련, ‘북한 배후설’이 나오고 있다. 만약 천안함 침몰 사고의 배후로 북한이 확실해진다면 정부와 정치권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보나.
▲ 김: 현재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이 침몰 원인에 대해 다각도의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천안함 특위를 가동하고 있어 우선적으로는 결과를 기다려 봐야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군이 단호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휴전 이후 김신조 사건, 도끼만행사건, 강릉무장공비침투사건, 연평해전, 대청해전 등 많은 사건들이 모두 북에 의해 벌어졌으며, 앞으로도 내부결속을 위해 얼마든 이런 사건을 벌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년간 국방백서에서 사라졌던 ‘주적’ 개념부터 확고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박: 천안함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군과 한나라당, 일부 언론에서는 끊임없이 북한 배후설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아직도 정확한 사고원인을 모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배후설을 기정사실화해서 말하는 것은 또 다른 혼란만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하다.
지금은 천안함 침몰 원인이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급선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 <일요시사>가 창간 14주년을 맞았다. 본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김: 화제와 특종에 강한 신문 일요시사의 창간 1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계속해서 정진하고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 박: 일요시사의 창간 14주년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축하드린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이고,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일요시사가 바로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첨병의 역할을 해 주시길 기원한다.


김무성은 누구?

▲1951년 부산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최고위 정책과정
▲부경대학교 명예정치학 박사
▲동해제강(주) 전무이사, 삼동산업(주) 대표이사
▲통일민주당 총무국장, 국회행정실장, 기조실차장
▲민자당 의사국장, 의원국장
▲제14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실장
▲대통령 민정비서관
▲대통령 사정비서관
▲내무부 차관
▲한양대학교 총동창회 회장 직무대행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회장
▲중동고 개교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한·중의원외교협의회장
▲제15·16·17·18대 국회의원
▲제17대 박근혜 경선후보 조직총괄본부장
▲한나라당 원내대표(현)

박지원은 누구?
▲1942년 전남 진도
▲단국대 상학과
▲목포대학교 명예법학박사 학위
▲조선대학교 명예경제학박사 학위
▲동서양행 뉴욕지사 지사장
▲데일리팻숀스(주) 대표이사
▲미국 뉴욕한인회 회장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이사장
▲제14대 국회의원
▲민주당 수석부대변인, 대변인
▲문화관광부 장관
▲국민회의 대변인, 기획조정실장, 총재특별보좌역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
▲문화관광부 한국문화산업진흥위원회 위원장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정책특보
▲대통령비서실 실장
▲김대중평화센터 비서실장
▲18대 국회의원
▲민주당 정책위의장
▲민주당 원내대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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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 흔적’ 지우는 아크로비스타

[단독] ‘윤석열 흔적’ 지우는 아크로비스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이 ‘윤석열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아크로비스타 커뮤니티센터에 걸려 있는 사진은 그대로지만 ‘대통령님 어린이날 행사’라는 문구는 사라졌다. 일부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퇴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잘’ 지내고 있다. 경호원들을 대동하면서 자신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1층 커뮤니티센터를 자유롭게 활보 중이다. 연일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가 하면 관련 영화까지 챙겨 봤다. 반대로 일부 아크로비스타 입주민들은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는 모양이다. 사라진 팻말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는 아직 윤 전 대통령의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달 9일 <일요시사> 취재진이 확인한 아크로비스타 커뮤니티센터에는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걸려 있었다. 지난 2022년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는 이웃 어린이들과 촬영했던 사진이다. 행사는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50분간 입주자대표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는 같은 해 4월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입주민 가운데 만 3세 이상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기준 이 사진의 팻말인 ‘대통령님 어린이날 행사 (2022.5.5)’는 지워져 있었다. 아크로비스타 입주민 A씨는 “관리소에 철거를 요청했었는데 안건으로만 상정됐지,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철거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철거될 예정이기에 팻말을 떼놓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코바나컨텐츠 앞 한 갤러리를 사실상 집무실로 사용 중이다. 이 갤러리는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를 떠나 아크로비스타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사무실 안이 훤히 보일 정도였다. 바뀐 건 지난달부터다.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드나들면서 정문을 잠그고 내부가 아예 보이지 않도록 방음벽 등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입주민 “철거 요청” 이행될진 미지수 바로 앞 갤러리 사실상 윤 집무실 과거 김건희씨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에 경호 CP(Command Post·경호작전지휘소)를 두고 엘리베이터 한 대를 전용으로 사용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실제 이 갤러리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동과 가장 가까운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위치한다. 엘리베이터 근처에는 대통령경호처 직원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같은 달에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이 갤러리를 방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경호처 직원들도 지난달과는 다르게 사복 차림으로 윤 전 대통령을 경호 중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분위기 파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입주민 A씨는 “대다수의 입주민들은 언론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활보하는 것에 대해 대놓고 불편을 표현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파트 인근서 늦은 새벽까지 라이브 방송을 하며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소란을 벌이는 일부 극우 유튜버들로 인해 밤잠을 설치거나 도보 산책을 무서워하는 입주민들이 적지 않다. 112에 여러 번 신고해도 경찰이 소란을 벌이는 사람들에게 주의만 주고 떠나는 등 대응이 미비한 게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를 떠나지 않으면 현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으나 최대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자진 사퇴와 파면으로 임기 만료 전 퇴임한 전직 대통령도 경호·경비와 관련된 예우는 그대로 유지된다. 최고 수준의 국가 기밀을 다뤘던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경호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상 전직 대통령 경호에는 20∼30명의 인원이 투입된다. 내부 공간 안 보이게 방음벽 설치 직원들 사복 차림 입주민 눈치 보기? 검찰이 아크비스타를 압수수색했던 건 이달 초다. 김씨를 이달 안에 소환 조사하겠다는 초강수를 뒀지만 김씨가 불응하면서 대선 이후에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게 곧바로 추가 출석요구서를 보내지 않고, 조사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사건 관계인들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김씨 휴대전화와 메모 등 관련 자료들도 확보해 분석한 만큼 김씨 대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사팀은 지난 2월부터 김씨 측에 구두로 소환 조사 필요성을 전달하다가 지난 14일 검찰청으로 와 조사를 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다만 김씨 측이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는 사실을 증빙할 진단서와 함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조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김씨 측은 해당 사건이 공천 개입에 관한 내용인 만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사유서에 담았다. 선거 기간에는 정치적 수사를 중단해 온 관행을 고려해 조사 시점을 6·3 대선 후로 조정해 달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검 신중 모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의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검장은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불기소 처분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다가 지난 3월13일 직무에 복귀했다. 그는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가 정지돼있던 기간 건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고, 복귀 직후부터 사의 표명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기 수사 중인 서울고검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서울남부지검도 대선 전 김씨를 직접 불러 조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