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섭 전 의원이 사법연수원 최고령 수료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 전 의원은 1952년 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는 올해 64세다.
서울대 법학과 72학번인 정 전 의원은 지난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 2차까지 합격했지만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다. 1975년 유신정권 반대시위를 하고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5·17 포고령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소위 공안기관의 ‘시위전력 학생 찍어내기’였다. 그는 이듬해 최종면접에서도 같은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이후 1984년 늦깎이로 대학을 졸업한 정 전 의원은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경기도 광주에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정치에 입문하면서 법조계와는 멀어지는 듯 했지만 지난 2007년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법무부에 정 전 의원의 불합격처분 취소 조치를 권고하면서 의정활동을 마친 후 2013년 사법연수원에 입소하게 됐다.
사법연수원 최고령 수료 화제
동기는 대법관, 후배가 교수
법무부는 당시 정 전 의원을 비롯해 한인섭(54) 서울대 법대 교수, 신상한(57) 전 산업은행 감사실장, 조일래(59) 전 한국은행 법규실장, 박연재(61) 전 체신부 장관, 황인구(54) 전 SK가스 석유개발팀장에게 뒤늦은 합격증을 배부했다.
신 전 실장, 조 전 실장, 박 전 장관은 이후 사법연수원을 수료해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 교수는 정년이 남아 연수원 등록을 하지 않았으며, 황 전 팀장도 현재로선 연수원 등록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전 의원의 연수원 입소 당시 대학 동기는 이미 대법관이 되어있었고, 정 전 의원의 담당 교수는 까마득한 후배였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특별대우 없이 손자뻘 동기들과 똑같이 힘든 연수원 과정을 모두 마쳤고 오는 2월부터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에서 변호사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정 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에서 경제·사회 분야 상임위에 속했는데 그때 입법했던 법안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한 걸음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변호사가 되서도 기업 및 경제 관련 분야에서 일하면서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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