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국회가 세월호특별법 제정 논의와 관련해 ‘여-야-유가족’ 3자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 며 멈춰선 가운데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한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특히 진실은 외면한 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폄훼하는 악성루머가 확산되며 이들을 두 번 죽이고 있는 실정이다.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지난 4월16일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참사 발생 4개월이 넘도록 아직 10명의 실종자들을 찾지 못했고, 사고 원인과 구조 실패에 대한 진상조사는 제자리걸음이다. 세월호 참사 직후 수사에 나선 검찰은 세월호 승무원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관련자들 수십명을 기소했지만 참사 원인에 대한 본질적 진실에는 근접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의 본질적 원인은 배가 침몰하는 데 걸린 1시간40분 동안 충분히 구조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 구조에 완벽히 실패한 정부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또 배가 침몰한 후 이어진 구조작업에도 언론에 발표한 내용과는 달리 실질적 구조 작업은 미미했다는 것이 희생자 유가족의 증언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여기까지 나아가지 못했고, 정치적 고려나 배려하에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특별법을 통해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러나 4개월이란 시간이 흐르며 이러한 약속은 희미해지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외치는 희생자 유가족의 외침은 묻혀가고 있다.
심지어 “이제는 세월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하에 희생자 유가족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희생자 유가족들이 자식들을 팔아 단단히 한몫 챙기려 한다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실제로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다. 이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필요하다는 주장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새누리당이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전례가 없다’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유가족의 요구를 묵살해 ‘여-야-유가족’이 모두 동의하는 특별법 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배·보상 논의는 정치권의 자가발전
특히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한 악성루머의 원인인 의사상자 지정 요구, 대학특례 입학 요구 등 배·보상 부분은 희생자 유가족들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희생자 유가족들과 대한변호사협회가 만들어 정치권에 제안한 특별법에도 이런 내용들은 들어가 있지 않다.
알려진 배·보상 관련 논의는 정치권에서 자가발전식으로 나온 것으로 희생자 가족들은 이런 내용이 논의 중인 사실도 나중에야 알았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방해가 될까 봐 이를 철회하도록 항의를 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특별법 제정과 관련한 핵심쟁점 사안인 수사권·기소권 부여 문제도 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근거는 약하다. 수사권을 가진 특별사법경찰관은 50여개 기관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기소권을 가지는 특별검사는 앞서 11차례나 시행된 전례가 있다.
때문에 진상조사위에 특별사법경찰과 특별검사를 두고 이들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는 것은 사법체계를 흔드는 것도, 전례가 없는 일도 아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박주민 변호사는 팟캐스트 방송 <시사통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유가족들이 요구하지도 않은 배·보상 문제를 두고 이들이 특혜를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여야의 특별법 제정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유가족들은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수사권·기소권 부여 문제 이거 하나만이라도 우선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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