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검찰 '공안통' 출신의 김수민(61) 법무법인 영진 대표변호사가 지난 7일 공석 중이던 국가정보원 제2차장에 내정됐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달 14일 국정원의 유우성씨 간첩증거조작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서천호 전 2차장의 후임으로 김 변호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부산 출신인 신임 김 차장은 사법시험 22회 출신으로 경기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대검 공안 4과장, 서울중앙지검 1차장, 법무부 보호국장, 서울서부지검·부산지검·인천지검 검사장 등을 지낸 대표적 '공안검사' 출신이다.
국정원 제2차장이 대공수사, 대테러, 방첩 등 국내파트와 관련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한 인사로 풀이된다. 또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는 선에서 간첩증거조작사건을 매듭지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야권과 시민단체의 대대적인 국정원 개혁과 남 원장의 해임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개혁보다는 안정을 택한 셈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개혁의 대상인 국정원에 오히려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김 차장은 황교안(57) 법무부 장관의 고교·대학 4년 선배로 검찰기수로 따져도 1년 선배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간첩증거조작사건으로 국정원 직원들이 기소되고 사건을 담당한 공안검사들이 징계를 받는 마당에 또 다시 공안검사 출신을 중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간첩증거조작사건은 사법질서의 근간을 흔들고 국제적 망신까지 초래한 사건임에도, 사건의 중대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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