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벼랑끝 몰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악의 스캔들…하루 멀다하고 ‘악악악’

[일요시사=경제1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롯데쇼핑 과징금 부과,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제2롯데월드 사고까지 연이은 악재가 겹치면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롯데그룹의 위기는 지난해 7월 세무조사와 함께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끝날 예정이던 세무조사는 한 차례 연장돼 올 1월 말까지 계속됐고, 국세청은 세무조사가 끝난 후인 지난 2월 롯데쇼핑에 600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롯데그룹 사상 두 번째다. 규모는 가장 크다. 첫 번째는 지난해 2월 롯데호텔을 상대로 부과된 200억원대의 추징금이다.

이번에 부과된 600억원대의 추징금 대부분은 롯데시네마의 직영 매점 사업 등을 통한 세금 탈루와 시네마 사업에 대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차녀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이 함께 지분을 보유한 유원실업·시네마통상·시네마푸드가 점별로 나눠 운영했다. 수익은 배당금을 통해 고스란히 오너 일가의 부를 축적하는 데 사용됐다. 

세무조사로 시작된
롯데그룹의 악몽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이런 사업 수익구조에 대해 문제제기가 되자 위탁 운영하던 52개 매점을 직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계약을 해지했어도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이 오너 일가에 흘러들어간 사실은 변함이 없다. 국세청도 이러한 사실에 주목, 롯데쇼핑이 이들 회사에 대해 임대 수수료율을 낮게 책정해 법인세를 탈루했다는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롯데카드 고객 26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롯데카드센터의 업무가 며칠 동안 마비될 정도로 고객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고 유출된 개인정보 일부가 대출업자 등에게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 2월4일 롯데카드에 3개월 영업정지를 결정하고 사전 통보했다. 이어 2월17일부터 롯데카드는 공익·복지카드 등 비영리 목적 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의 신규 발급이 제한됐다. 롯데카드의 영업정지 기간은 5월15일까지다.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집단 소송에 대한 손해배상금도 문제다. 롯데카드가 물어야 하는 손해배상금은 352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KB국민카드가 지난달 29일 공시한 일괄신고서를 통해 "보수적으로 판단해 정보가 유출된 고객 중 실제 소송에 참여할 당사자를 전체 피해자 4300만명의 1%로 산정하고 개인당 20만원의 정신적 손해를 인정한 싸이월드 소송 사례를 적용하면 약 860억원의 보상액이 발생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추산 방식을 롯데카드사에 적용한 금액이다. 롯데카드는 손해배상금 외에 재발급 비용으로 75억원, 콜센터 확대 비용으로 1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와 관련한 전 임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금까지 5명의 전·현직 임직원이 구속됐다. 홈쇼핑 사업자 및 상품기획자(MD)는 그간 납품업체들에 '슈퍼 갑'으로 인식되어 왔다.

홈쇼핑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팔리는 제품 상당수가 중소기업 혹은 신생 회사 물건으로 해당 회사는 홍보 기회를 얻기 위한 로비를 치열하게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2년 검찰은 홈쇼핑 업체 납품비리를 대대적으로 수사해 홈쇼핑 MD 등 27명을 무더기로 기소한 적도 있다. 하지만 당시 롯데홈쇼핑은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파문 확대
사장 이어 부회장 연루설에 당혹
금품수수 의혹 부인…강력 대응

이번 롯데홈쇼핑 사건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뇌물 사건, 다른 하나는 횡령 건이다.


검찰은 지난 2012년 퇴직한 롯데홈쇼핑 전 MD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중소 납품업체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수억원대의 대가성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납품업체 7곳의 사무실과 대표 자택 등 15곳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고 이어 지난달 27일 납품업체 5곳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롯데홈쇼핑 이모 생활부문장과 이모 생활부문장, 전 MD 정모씨를 구속했다.

이 전 부문장은 홈쇼핑에 상품을 출연시키고 시간 편성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008년 12월∼2012년 10월 약 4년간 각종 생활용품을 중간 유통하는 업체 5곳으로부터 9억원의 뒷돈을 챙겼다. 정 전 MD는 2008년 12월∼2010년 1월 약 2년간 유통업체 한 곳으로부터 그랜저 승용차 한 대를 포함해 2억70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가족과 친인척 등 명의로 차명 계좌를 만들어 뇌물 통장을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에는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신모 전 영업본부장이 구속됐다. 10일에는 또 다른 납품업체 1곳의 사무실 등지를 추가로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신 전 본부장은 2007년부터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납품업체 2곳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본부장이 금품을 받아 또 다른 임원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홈쇼핑 전현직 임원
'슈퍼 갑’ 행세

이와 별도로 2010년 롯데홈쇼핑 본사 사옥 이전 과정에서 인테리어업체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이모 방송본부장과 김모 고객지원부문장도 구속 수감됐다. 롯데홈쇼핑은 2010년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양평동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임대하던 건물의 인테리어를 원상복구시켰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인테리어 공사업체 6곳에 허위·과다계상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면서 공사대금을 과다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본부장의 횡령 금액은 4억9000만원, 김 부문장은 6억5000만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이 본부장이 횡령한 돈의 용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억대의 돈이 당시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신 사장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신 사장은 임원들의 횡령·리베이트가 이뤄진 2008년부터 롯데홈쇼핑 대표로 재직하다 2012년 롯데쇼핑(롯데백화점)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한 매체는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이 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이인원 부회장과 신헌 사장에게 뒷돈이 전달됐다는 일부 증거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부회장과 신 대표에게 건네진 돈의 규모는 수천만∼수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제2롯데월드 사고
안전불감증 논란


롯데그룹은 발 빠르게 대처했다.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명실상부한 그룹 2인자인 이 부회장이 보도 내용대로 비리에 연루됐다면 그룹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97년부터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를 맡아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99년부터 15년 연속으로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백화점 중심의 롯데쇼핑 매출구조를 할인마트까지 포함시키는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부회장 직함을 달았다. 총수일가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롯데그룹은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인원 부회장이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들의 부정비리와 관련해 어떠한 금품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또 "해당 언론의 보도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잠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에서는 또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10개월 만에 4번째 사고다.

지난 8일 오전 8시10분쯤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황모씨가 냉각수 배관의 압력을 시험하던 중 공기압으로 튕겨 나온 철제 배관 뚜껑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철제 배관 뚜껑은 지름 30cm, 길이 30cm로 무게는 16kg에 달한다. 

롯데건설 측은 사고가 황씨의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밸브를 풀면 배관 뚜껑이 튕겨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사망자가 알았을 텐데 왜 그랬는지 의문이라는 것.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제2롯데월드 공사 중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불감증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난 2월16일 오전 12시경 47층 컨테이너 박스에서 화재가 나 건설 자재 일부를 태우고 25분 만에 진화됐으며 지난해 10월1일에는 11층 공사 현장에서 기둥 거푸집 해체 작업 중 쇠파이프가 50여미터 아래 지상으로 추락하면서 지나가던 행인이 부상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6월25일에는 자동상승 거푸집장비가 43층 현장에서 무너져 내리면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들 사고는 롯데그룹이 조기개장과 조기완공을 목표로 공기를 단축하려다 벌어진 인재라는 시각이 강하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사고로 5월 예정이던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이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측은 제2롯데월드 공사장에서 최근 10개월새 안전사고가 4차례나 발생한 만큼 임시개장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
제2롯데월드 잇달아 사고

롯데그룹에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악재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부정비리 척결과 공정거래문화 조성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사장단 회의 당시 신 회장은 "임직원들의 잘못된 행동이나 언행이 그룹의 이미지와 신뢰를 손상시키고 회사와 고객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며 "시스템을 보완하고 임직원들의 마인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롯데홈쇼핑 납품비리와 관련한 수사가 시작됐고 2월에는 60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2월3일에는 '롯데그룹 정보보호 위원회'를 개최,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과 관련해 조속한 대책 마련과 재발 방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달했지만 영업정지 3개월 조치는 피해가지 못했다. 롯데그룹 정보보호 위원회는 롯데 내 정보보호 관련 정책 및 정보보호 활동을 점검하고 대응을 관장하는 조직으로 2007년 처음 결성됐다.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와 횡령 사건과 관련해서는 크게 격노하며 사태 진화를 주문했지만 제2롯데월드 사망 사고가 터지면서 취지를 무색케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그룹은 '회장님 따로, 임직원 따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동빈 회장만 '전전긍긍'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일단 확산되고 있는 롯데홈쇼핑 비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은 지난 4일 롯데홈쇼핑 사건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회장은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룹 차원에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칼 빼는 회장님
전 계열사 감사

신 회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의 잘못된 거래 관행이 만연해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조사하고 내부 감사 시스템에 허점이 있었는지도 점검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또 롯데홈쇼핑을 포함한 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비리 감사도 지시했다.

롯데 정책본부 산하 개선실은 조만간 롯데홈쇼핑에 대한 감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와 내부 감사를 통해 드러난 부정 행위자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개선실은 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비리 감사와 시스템 개선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다.

롯데그룹이 강도 높은 감사를 예고한 가운데 창사 47년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맡고 있는 '신동빈호'가 신 회장의 의지대로 제 살을 도려내는 결단을 내리고 '먹구름'을 걷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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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