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사돈기업 흥망성쇠 비사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9.09 15: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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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권력 덕분에 '살고' 죽어 가는 권력 때문에 '죽고'

[일요시사=경제1팀] 효성그룹이 세무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그 강도가 너무 세서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상이 딱 맞아떨어졌다. 효성그룹은 'MB 사돈기업'인 탓에 새 정부 차원에서 한번은 손볼 타깃으로 지목돼 왔다. 역대 대통령의 사돈기업들이 정권 바뀌고 모진 고초를 당한 전례대로다.



재벌가 혼맥은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있다. '한 두 다리만 건너면 사돈'이란 말이 통용될 정도로 '그들만의 성'은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재벌가문은 정·관계 및 학계 쪽으로도 거대하고 강력한 연줄망을 형성하고 있다. 사세 확장을 위해 권력층과의 정략 결혼도 서슴지 않는다. 전략적 통혼을 통해 최고의 부와 명예, 권력을 한 손에 쥘 요량에서다.

사세용 정략 결혼
정경 혼테크 유행

재벌가문과 고위 권력층의 혼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세 확장을 꾀하는 기업인으로선 더 바랄 나위 없는 통혼이 아닐 수 없다. 최고 통치권자와 사돈을 맺은 재벌가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정경유착 고리로 비쳐져 오히려 화를 부른 경우가 많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은 경영의 운신이 제한되는 부담으로 이어지고, 대통령직 퇴임 후 절체절명의 위기가 따랐다. 이를 못 이기고 침몰한 재벌도 한둘이 아니다.

대통령과 사돈을 맺은 첫 재벌가문은 풍산그룹(당시 풍산금속)이다. 풍산일가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 가문과 1982년 인연을 맺었다. 고 류찬우 풍산그룹 창업주의 장남 류청씨와 박 전 대통령의 둘째딸 근령씨가 혼례를 올린 것. 이미 박 전 대통령이 세상을 뜬 이후였다.

하지만 결과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 이들은 결혼 생활이 순탄치 못해 결국 6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류청씨는 현재 미국을 오가며 개인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령씨는 2008년 14세 연하인 신동욱 선경일보 사장과 재혼해 화제를 모았다.


박 전 대통령은 벽산그룹 일가와도 사돈지간이다. 박 전 대통령의 셋째 형인 박상희씨의 딸 설자씨와 고 김인득 벽산그룹 창업주의 차남 희용씨는 1972년 결혼했다. 설자씨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처제이기도 하다.

벽산그룹은 1970년대 초반부터 승승장구했다. 당시 정부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새마을운동을 벌였는데 벽산그룹은 지붕 재료인 슬레이트를 독점 공급해 사세를 키웠다. 1974년엔 국영기업 대한종합식품을 인수하는 특혜도 누렸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르더니 1998년 외환위기(IMF) 때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구조조정을 통해 가까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대통령과 혼사 맺은 재벌들 '툭하면 의혹'
재퇴임시 각종 스캔들로 곤욕…운신폭 제한

간신히 부도 위기를 모면한 벽산그룹은 2008년 기업신용위험 평가 결과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돼 또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주력 계열사인 벽산건설의 경우 채권단으로부터 1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매출이 2011년 6675억원에서 지난해 4183억원으로 줄었고 순손실도 870억원에서 3737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지는 등 힘든 상황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도 사돈관계를 원만히 유지하지 못했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와 박 명예회장의 4녀 경아씨는 1988년 결혼했으나 성격 차이에 따른 불화로 2년5개월 만에 이혼했다. 당시 강원도 백담사에서 은둔생활을 하던 전 전 대통령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이혼만은 안 된다"며 극구 반대했다고 한다.

두 가문은 이로 인해 급속도로 냉랭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용씨는 경아씨와 이혼 후 1992년 두 번째 아내인 최모씨와 결혼 생활을 하다 2007년 또 다시 갈라섰다. 그는 같은 해 탤런트 박상아씨와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려 이목을 끌었다.

박 전 대통령의 무한 신뢰로 '영일·광양만의 기적'을 이룬 박 명예회장은 전 전 대통령의 '러브콜'을 받고 정치계에 입문했다. 우연일까. 박 명예회장은 3선 경력을 쌓고 1990년 집권여당의 민정당 대표까지 올랐지만, 김영삼 정권 출범 직후인 1993년 정치색 짙은 국세청 세무조사로 외국을 떠도는 야인 신세가 됐다.


국세청은 포항제철(현 포스코) 세무조사를 실시했고, 이는 곧바로 박 명예회장과 그의 가족, 친인척, 측근들에 대한 전방위 비자금 수사로 확대됐다. 박 명예회장은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 총리로 발탁됐지만 조세 회피 목적의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이 불거져 4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이를 마지막으로 박 명예회장은 현실 정치에 등을 돌렸다.

전 전 대통령은 동아원그룹 일가와도 인연을 맺었다. 전 전 대통령의 3남 재만씨와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의 장녀 윤혜씨가 1995년 혼례를 치른 것. 두 가문은 '모종의 거래설'로 여러 번 구설수에 올랐다.

모종의 거래설
여러번 구설수

실제 이 회장은 1995년 전 전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그간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듬해 전 전 대통령의 채권 160억원을 차명으로 소유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돈을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의심했지만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그로부터 7년 후. 최근 이 회장이 전씨 일가의 재산 은닉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아원그룹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재만씨가 소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100억원대 빌딩도 '전두환 비자금'이 유입된 의혹을 받고 있다. 재만씨는 이 빌딩을 이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이라고 주장해 이 회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회장은 전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노태우-이명박 일가와 인연을 맺은 '대통령 사돈집안'으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세 딸이 있는데, 3명의 전현직 대통령 가문과 직간접적으로 사돈관계다. 차녀 유경씨는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동생 신영수씨의 아들 기철씨와 혼인했다. 신 전 회장 사위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였다.

집권 기간 내내 쏠쏠한 특혜
물러나면 모진 고초에 시달려

3녀 미경씨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과 결혼했다. 효성가는 조 회장 동생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결국 동아원 일가는 이 전 대통령과 한다리 건너 사돈인 셈이다.

SK그룹과 신동방그룹은 대통령 집안과 사돈관계를 형성했다가 곤욕을 치른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두 기업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 재임 때 사돈이 됐으나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어려움에 빠졌다.

고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의 장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장녀 소영씨와 1988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당시 최 전 회장은 "대통령과 사돈을 맺는 것 자체가 정경유착이 아니라 부정한 방법으로 무슨 일을 도모할 때 비로소 정경유착이 되는 것"이라고 당당했다. "앞으로 지켜보라"고 큰소리쳤던 최 전 회장은 끝내 사돈 덕을 봤다는 소리를 들었다.

SK그룹은 이 혼사로 1992년 이동통신 사업권 획득,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 등 사업 확장 때마다 온갖 루머에 시달렸고, 툭하면 정경유착에 따른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그 이후로도 사업을 확장할 때마다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는 이동통신 솔루션업체 텔코웨어의 대주주로 있다가 2009년 주식을 매각해 수십억원의 차익을 얻기도 했다. 텔코웨어는 SK텔레콤 등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면서 성장했는데, SK가 노씨 일가의 사돈기업이란 점에서 말들이 많았다.

신동방그룹(당시 동방유량)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은 1990년 외동딸인 정화 씨를 노 전 대통령의 외아들 재헌씨와 결혼시켰다. 신동방그룹은 노 전 대통령 집권 때 숙원이던 증권업에 진출했지만 특혜 의혹을 받았다. 1992년 홍콩페레그린증권과 합작해 동방페레그린증권사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신동방그룹은 설립 요건을 갖추지 못했지만 결국 증권사를 세웠고 줄곧 특혜 시비에 시달렸다.


게다가 1996년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파문 당시 검찰의 타깃이 된 신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빌딩을 매입하고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해표식용유로 유명했던 신동방그룹은 이런 시련을 겪은 뒤 IMF 전후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한데 이어 2004년 CJ그룹에 매각됐다.

'세풍'에 휘청 
'검풍'에 침몰

신 전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은 이미 남남이다. 정화씨와 재헌씨는 2011년 각각 한국과 홍콩에서 이혼 소송을 냈고, 지난 5월 결혼 23년 만에 이혼이 확정됐다. 그래도 악연은 계속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비자금의 일부를 신 전 회장에게 맡겼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지난해 6월 검찰에 제출했다. 노 전 대통령은 비자금을 돌려 달라고 신 전 회장에게 요구했고, 버티던 신 전 회장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80억원을 대납하기로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도 최근 각종 시비에 휘말려 있다. 바로 효성그룹이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5월 효성그룹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명 재산과 분식회계를 통한 탈세 혐의를 포착해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면서 조 회장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조세범칙조사는 일반 세무조사와 달리 조사기관의 탈루 혐의가 드러났을 때 진행하는 사법적 성격의 세무조사다. 추후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 효성 측은 "출금은 단순히 조사에서 필요에 의해 내려진 조치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업계에선 'MB 기업' 손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조 회장은 동생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을 통해 이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를 맺고 있다. 조 사장은 2001년 이 전 대통령의 3녀 수연씨와 결혼했다.


득이냐 실이냐
정해진 운명?

상황이 이렇자 이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재벌 사돈'에 세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형 이상득 전 의원을 통하면 LG가와도 사돈이 된다. 이 전 의원의 딸 성은씨는 2000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LB인베스트먼트(구 LG벤처투자) 구자두 회장의 장남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과 결혼했다.


김성수 기자<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노무현·김대중·김영삼 사돈은?

"재벌사돈 없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노무현·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은 재벌가와 직접적으로 혼맥을 갖고 있지 않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모는 평생 농사를 지은 농부였다. 형인 건평 씨 또한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73년 권양숙 여사와 결혼했는데, 처가 집안도 마찬가지로 부호는 없다.

그의 아들 건호씨는 2002년 연세대 후배인 배정민씨와 화촉을 밝혔다. 건호씨의 장인 배병렬씨는 농협에서 은퇴한 후 노 전 대통령과 같은 고향인 김해에서 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는 2003년 곽상언 변호사와 결혼했다. 곽 변호사는 부친이 일찍 세상을 떠나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았다.

대부분 평범한 가문과 인연
형편 넉넉지 않은 집안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돈들도 평범한 집안이다. 장남 홍일씨는 1974년 충칭 임시정부에서 광복군 활동을 했던 윤경빈씨의 딸 혜라씨와 결혼했다. 차남 홍업씨는 1984년 5공화국에서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신현수씨의 딸 선련씨와, 3남 홍걸씨는 1990년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임정상씨의 딸 미경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2남3녀를 뒀는데, 대부분 재벌가와 거리가 멀다. 장남 은철씨는 황경미씨를, 차남 현철씨는 김정현씨를 부인으로 두고 있다. 이중 황씨 집안은 부유하다. 그의 친정어머니는 아트그룹 시우터(구 서울미술관)의 실소유주다. 황씨는 경기 일원에서 대형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장녀 혜영씨는 재미사업가 이창해씨와, 차녀 혜경씨는 재미동포 송영석씨와, 3녀 혜숙씨는 재미변호사 이병로씨와 결혼해 모두 미국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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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