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원조 아이돌 베이비복스의 멤버 이희진이 배우로 맹활약 중이다. 그룹 탈퇴 후 연기자로 전향한 그녀는 뮤지컬을 시작으로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 이희진’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베이비복스는 최정상에 오를 만큼 인기가 많은 그룹이었다. 하지만 이희진의 가슴 깊은 곳에는 배우에 대한 열망이 가득차 있었다. 결국 그녀는 2006년 그룹 탈퇴를 선언 했다. 이후 2008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시작으로 각종 드라마와 연극, 뮤지컬 작품 등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지금은 신인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행복한 배우’의 인생을 살고 있다.
1세대 아이돌
그녀는 2010년 SBS <괜찮아 아빠딸>로 연기자에 도전했다. 그리고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마의>, SBS <내 사랑 나비부인> 등에 출연하며 배우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이번에는 많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N·엠넷 뮤직드라마 <몬스타>에 출연해 하이틴스타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드라마 <몬스타>는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에서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까칠한 아이돌 윤설찬(용준형 분), 돌아가신 아빠가 부르던 옛 노래를 좋아하는 뉴질랜드 양치기 소녀 민세이(하연수 분), 이들을 둘러싼 반 친구들과 몬스타라는 음악 동아리를 통해 펼쳐지는 성장기다.
그녀는 극중 윤설찬, 민세이가 속한 반의 담임 선생님 ‘독고순’ 역을 맡았다. 털털하고 때로는 철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그녀는 최근 ‘몬스타’가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젊은 친구들 덕분이죠”라며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요. 저는 용준형, 하연수 등 좋은 후배들에 얹혀가고 있어요”라고 전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룹 탈퇴 후 뮤지컬 활동으로 연기 입문
어쩌면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과 함께 하고 있는 느낌은 어떨까.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후배들이 어려워할 것 같았는데, 먼저 다가와서 편하게 대해주니까 선배로서 참 좋고 고마워요. 극중 제가 용준형, 하연수, 박규선 등 친구들의 선생님으로 나오는데 진짜 제 학생들 같아요. 이 친구들의 젊은 패기와 에너지는 무시 못하겠더라고요.(웃음) 힘든 촬영임에도 항상 현장을 즐기면서 생활하는 것을 보면 기특해요. 즐기는 사람한테는 이길 수가 없다는 말을 절로 실감하게 되죠. 제가 베이비복스로 활동할 때 나이가 딱 그 친구들 연령대라 그때 생각이 많이 나기도 하고요.”
‘몬스타’에서 그녀가 맡은 독고순은 당돌하면서도 소녀 감성을 지닌 캐릭터다. 때로 과장된 행동이나 말투는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제가 캐릭터 운이 있나봐요. 전작들도 그랬고 이번에도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한편으로 부담도 되지만 혹평은 많이 듣지 않아 다행이죠. 저와 독고순은 비슷한 게 많아요. 특히 과장된 행동이나 말투는 실제 저와 닮았죠. 제가 낯선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어색한 게 싫어서 일부러 큰소리도 치고, 어깨동무도 하거든요. 어색하게 예쁜 척 하느니 차라리 망가져 칭찬 받겠어요.”
<몬스타>는 아이돌 가수와 학교 생활을 하는 내용이다. 그녀 역시 10대 후반에 베이비복스를 준비해 데뷔했던 만큼 드라마 촬영을 통해 학창시절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각종 드라마서 ‘배우 이희진’매력 발산
“물론이죠. 그때는 학교에서 연예인에 대한 배려가 많지 않았어요. 요즘은 학교도 연예인 활동에 대해 많이 개방됐어요. 지금 설찬이 같이 학교에서 스타라고 하면 곱게 안 봤어요. 극중이지만 ‘요즘에는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그녀는 <몬스타> 촬영 현장에서 ‘내가 벌써 이렇게 나이가 들었나? 활동을 너무 오래했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제가 어린 나이에 데뷔를 했고, 나이도 서른 살이 훌쩍 넘어서 그런지 어린 후배들이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깜짝 놀랐어요. 사실 제가 연기자로는 아직도 신인이잖아요. 그런 호칭은 부담스러워요.”
드라마에서 러브라인이 있는 그녀의 실제 연애 상황은 어떨까.
“언젠가 연애 소식을 전하겠지만 지금은 남자친구가 없어요. 걱정인 건 노산이죠. 시집가기에도 조금 애매하잖아요. 이제 진료비도 두 배로 들 나이가 왔어요. 연애도 결혼도 급할 나이지만 조급해 하지는 않으려고요. 연애, 결혼할 운명이라면 언젠가 하게 될 거예요.“
하이틴과 호흡
지금은 배우로 뛰고 있지만 그녀에게 베이비복스라는 꼬리표는 항상 따라다닌다. 하지만 베이비복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희진도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평생 죽기전까지 따라 다닐 수밖에 없는 ‘아이돌 출신’ ‘베이비복스 이희진’이 연기자로 돌아설때 힘든 점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베이비복스’ 활동이 다양한 캐릭터 연기자로 활동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희진은 오는 10월 방송되는 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메디컬탑팀>에 외과 수술 전문 간호사로 출연한다. 베이비복스에서 강한 카리스마가 넘치던 그녀는 이제 한층 차분하고 성숙한 연기자가 돼 제2의 인생을 맞이하고 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그녀의 내일이 기대된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