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노무현 쇼크⑤노무현 전 대통령과 연예계 인연

‘바보 대통령’사랑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노무현의 남자’들도 목놓아 울었다. 명계남, 문성근, 최종원, 이창동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끼던 대중문화계 인사들은 그의 서거 소식에 어떤 이는 울분으로, 어떤 이는 오열로, 어떤 이는 침묵으로 슬픔을 드러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며 그를 16대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연예인들은 고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 하며 넋을 위로했다.

명계남·문성근· 최종원· 이창동 등…‘노무현의 남자’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 대표 연예인
이준기·김민선·황현희·박휘순 등 미니홈피에 글 남겨
정치적 입장 드러낸 적 없던 연예인도 슬픔 함께 나눠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던 대표 연예인으로는 문성근, 명계남을 비롯해 신해철, 권해효, 윤도현 등이 있다. 특히 문성근, 명계남은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라 할 만큼 헌신적으로 대선 캠프에 참여했다.
서거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버선발로 달려온 스타도 바로 두 사람이다. 고인이 대선 후보자로 선거운동을 할 당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두 사람은 장례가 끝날 때까지 봉하마을 분향소에서 상주를 대신해 조문객들을 맞았다.

문성근·명계남
상주 대신 조문객 맞이

문성근은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이하 노문모)로 노무현과 인연을 맺었다. 문성근은 2002년 대선 당시 새천년민주당 인천부평지구당 대통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참여했다.
이후 2004년 열린 우리당 국민참여운동본부장과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터넷 매체 라디오21 이사를 지내며 끊임없는 응원을 보냈다. 문성근은 2004년에는 열린 우리당 국민참여운동본부장을 지냈다.

명계남은 노사모에서 ‘명짱’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노짱’(노무현)의 최측근이다. 명계남은 1980년대 말 연극계에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후 20여 년 동안 각별한 사이로 지냈다. 명계남은 노 전 대통령이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후 ‘노사모’에 참여했다. 이후 ‘노사모’와 대선에서도 서포터즈를 이끌며 ‘노사모’ 조직을 진두지휘 했다.
문성근과 명계남의 노무현 대통령 후보 지지 연설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특히 명계남은 “한나라당은 돈으로 선거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감동으로 선거합니다”라는 말로 유권자들을 크게 감흥시켰다.

이창동 감독은 ‘노문모’의 멤버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노 전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문화관광부 장관에 임명된 후 문화 특보로서의 역할을 했다.
최종원은 ‘노문모’의 멤버로 인연을 맺었다. 최종원은 대선 당시 명계남·문성근과 함께 선두에 나서서 국민들의 힘을 모아 준 멤버다. 최종원은 2004년 총선 당시 열린 우리당 비례대표 예비후보에 올랐고 열린 우리당 문화예술특위 지도위원장을 지냈다.

가요계에서 대표적인 노무현 후보 지지자로는 가수 신해철이 있다. 당시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을 중도 하차하고 지지에 나서 노무현 후보 TV 찬조연설을 비롯해 유세현장에서 감동적인 찬조연설로 당시 노 후보를 응원했다.
최근까지도 노 전 대통령이 측근 비리문제로 검찰조사를 받을 때도 ‘노무현의 비판적 지지자’임을 당당하게 드러낸 바 있다.

윤도현밴드·강산에
봉하마을 빈소 찾아

많은 연예인들이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추모 물결에 적극 동참했다. 윤도현밴드와 강산에가 봉하마을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았고 가수 유희열이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이들은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국화와 담배 한 갑을 영정에 올렸다.
배우 이준기, 김민선, 개그맨 황현희, 박휘순, 가수 김원준, 메이비, 김디지, 이하늘, 엠씨더맥스의 이수, 스윗소로우의 김영우, 육공로우가 미니홈피에 추모의 글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불렀던 팝페라 가수 임형주는 홈페이지를 통해 “팝페라 테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노 전 대통령님의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것 때문이다” “공연이 끝났을 때 무대 위로 올라와 제 손을 꼭 잡아주셨던 일, 쑥스러워 말없이 인사만 드렸을 때 먼저 환하게 미소 지으시며 말을 걸어주신 일 다 기억한다. 이제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할 것이다” 등의 말로 고인을 추억했다.

방송인 김제동 또한 팬카페의 글을 통해 “개인적으로 참 많이 존경했었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실망도 잠시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고인에 대한 예의에 대한 것 이전에 존경하고 사랑했다는 말씀을 먼저 꼭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단 5분도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었고, 그저 멀리서 뵌 기억밖에는 없지만(중략) 그분과 함께 더 경운기를 몰고 싶었고, 그분과 함께 등산을 하고 싶었습니다”라며 고인을 지지하는 한 사람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남규리 미니홈피에
고인의 팬 중 한 명임 전해

남규리는 미니홈피에 “당신을 사랑했었고, 지금도,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랑할 것입니다”, 황현희는 “어렸을 때 당신에게서 처음으로 도전이라는 단어를 배웠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새겨 넣어 고인의 팬 중 한 명이었음을 전했다.
랩퍼 육공로우는 “한국 정치사에 있어서 분명히 회자돼야 하는 혁신적이었고, 젊고, 다른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고인을 회고하며, “막무가내인 현 정권의 오만함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사라져야 할 사람들은 뻣뻣하게 그리고 너무 당당하게 살고 있는데”라며 현 정부를 맹비난했다.

이수는 “가는 길마저 당신의 방식대로 티없이 깨끗이 가셨다. 누구 하나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진실에 관해 우리는 모든 것의 목격자요, 방관자로서 어느 정도 각자의 책임을 가지고 고개를 떨구자”라며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 정치적 입장을 드러낸 적 없는 연예인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들 속에 크고 작은 의미들을 전하며 한 나라의 큰 어른이었던 노 전 대통령이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눈을 감았다는 사실에 슬픔을 함께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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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