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기획> 정권별 '재계인사 키워드' 전격비교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3.26 16: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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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줄 잘 대면 5년이 편하다”

[일요시사=경제1팀] 정권이 바뀌면 많은 것이 바뀐다. 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새 정권 아래서 승승장구 하기 위해 최소한 미운털이 박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새 권력에 줄을 대려 애쓴다. 경험상 권력과의 친분은 어떻게든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 이러한 시도는 곧 정기인사로 나타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새 정권 출범은 주요그룹 인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권력과 줄대기가 향후 5년간 기업성패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던 만큼, 과거 주요 그룹들은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루곤 했다. 대통령이 당선되면 지연이든 학연이든 새 지배 권력과 가까운 인사들을 그룹 핵심 포스트에 전진 배치하는 것 또한 당연한 관행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재계는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공통 키워드는 ‘여성’이다.

여기도 '여' 저기도 '여'
핵심 포스트에 포진

재계의 ‘여성 파워’는 갈수록 세지고 있다. 그간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대기업 최고경영진에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여성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여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여성 인재들은 특유의 치밀함, 유연성, 남성 못지않은 리더십을 인정받으며 각 분야에 중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먼저 포스코는 창사 이래 처음 해외 법인장에 여성 임원을 임명했다. 포스코는 지난 7일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하고 “22일자로 양호영 스테인리스열연판매그룹장을 상무보로 승진시켜 중국 청도포항불상유한공사 법인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에서 여성이 해외법인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의 이번 인사에서는 처음으로 공채 출신 여성 임원도 뽑혔다. 최은주 사업전략2그룹장이 포스코A&C의 상무로 승진한 것.

포스코에서는 2010년 오인경 포스코경영연구소 상무가 처음으로 여성 임원이 됐지만 아직까지 공채 출신 여성 임원은 나오지 않았다. 이 밖에 유선희 글로벌리더십센터장은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해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에 임명되는 등 이번 포스코 정기 인사에서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도 올해 여성 임원 발탁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삼성 그룹 전체의 여성임원은 42명으로 올해 임원 인사에서 12명 여성 인력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여성 승진 규모는 역대 최대다. 삼성 여성 임원 승진자는 지난 2011년 7명, 2012년 9명에 이어 2013년 12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승진자 중 부사장과 전무에 오른 여성 임원은 2명이다. 삼성전자 이영희 전무가 1년 발탁으로 부사장에, 삼성SDS 윤심 상무는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그간 지속적으로 여성인력 활용을 강조해왔으며 지난해부터는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 등 부사장급 이상의 고급 여성 인력을 양성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시대, 여성 임원·CEO로 전진배치
이명박 시대, 고대 출신 그룹 실세로 부상

LG그룹 에서도 여성인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LG의 경우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LG디스플레이의 김희연 상무와 LG U+의 백영란 상무, LG생활건강의 김희선 상무를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코오롱도 올해 그룹 임원 정기인사에서 이수영 코오롱 워터앤에너지 전략사업본부 본부장 전무를 공대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코오롱그룹 여성 최고경영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03년 차장으로 코오롱그룹 웰니스TF에 입사한 뒤 10년 만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문화 콘텐츠를 강조하는 CJ그룹 역시 여성임원을 앞세워 부드러운 리더십을 전개하고 있다. 201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2명의 여성임원이 배출됐다. 바이오 사업에서 기술개발 혁신에 기여한 김소영 바이오 기술연구소 팀장과 지역채널 매체 경쟁력 강화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강명신 CJ헬로비전 커뮤니티 사업 본부장이 각각 상무대우로 승진했다.

MB정부 출범 땐
고대 출신으로

이는 MB정부 출범 때와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이명박 정권 초기 주요 그룹들은 공격경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인사를 단행하고 ‘고려대 출신’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주류를 이뤘다.

가장 주목 받은 것은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40대 후반의 ‘젊은 피’ 임원과 함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수장들을 대거 기용하고 공격경영에 나섰다.

장경작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호텔부문 총괄사장직에 임명하고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를 롯데대산유화 대표이사에 겸직하게 하는 등 총 155명의 임원에 대한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중 승진 인사만 142명. 당시 롯데 인사는 거의 ‘파격’에 가까웠다. 특히 호텔부문 총괄사장에 임명된 장경작 대표는 이 대통령과 고대 경영학과 동기동창으로 재계의 대표적인 ‘MB라인’으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혈연·지연·학연 인맥 총동원 코드 맞추기

MB를 있게 한 현대가의 인사에도 고려대 출신이 눈에 띄었다. 정몽윤 회장이 이끄는 현대해상화재보험에서는 이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후배인 이철영 현대해상 경영총괄 사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했고,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최재국 현대차 사장과 고려대 경영학과 석사 출신의 김용환 현대차 사장이 유임에 성공했다.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 자신이 고려대 출신인 SK그룹에선 SK네트웍스 경영서비스컴퍼니부문 사장으로 승진한 조기행 사장과 SK인천정유에서 SK텔레콤 CFO로 인사 이동한 이규빈 전무 등이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었다.

참여정부 내내
대대적 물갈이

대림그룹은 최재신 대림산업 관리본부 부사장을 고려개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고려대 공업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1981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1997년 자금 담당부 담당 이사 대우에 오른 이후 건설 사업부 담당상무, 전무를 거쳐 부사장으로 일해 왔다.

㈜두산 사장으로 승진한 이태희 사장도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었다. 1977년 두산건설에 입사한 그는 1996년 두산건설 이사, 1999년 ㈜두산 상무, 2003년 ㈜두산 부사장을 거쳤다. 이 외 코리아나 화장품 유상옥 회장의 사위로 마케팅 영업총괄 대표이사로 승진한 김태춘 사장 역시 이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었다.

노무현 시대, 젊은피 수혈로 세대교체 바람
새 대통령 탄생하면 재계도 덩달아 ‘호흡’

앞서 참여정부에는 15년 만에 등장한 50대 젊은 대통령을 의식했는지 재계 인사에서도 젊은 인재를 과감히 발탁하는 세대교체 현상이 두드러졌다.

LG전자 인사에서는 상무급 승진에 30대가 2명이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임원 평균연령이 44세에 불과했다.

SK그룹도 신임 임원 49명의 평균연령이 44세였다. 40대 초반 임원 승진이 보편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다. 30대 임원 승진도 3명이나 됐다. 사장단에서는 SK케미칼 홍지호 대표가 유일하게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홍 사장은 SK케미칼을 화섬업체에서 정밀화학과 생명과학기업으로 변신시킨 주역으로서 SK가 추구하는 투비모델(To be Model)의 성공케이스로 꼽힌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당시 인사에서 오너인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 의선씨를 비롯해 조카 정일선, 둘째사위 정태영, 셋째사위 신성재씨 등 가족 4명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시키며 “새로운 기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30, 40대 오너 출신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우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금호그룹 역시 박삼구 회장 체제가 강화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임원 26명이 새로 승진했다. 한진도 고(故) 조중훈 회장의 장남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그룹 회장을 승계하면서 이에 따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한화석유화학의 허원준 대표는 전무 승진 1년 만에 최고 경영자로 발탁돼 주목 받기도 했다.

“한국은 인맥 사회
사업에도 상승작용”

이런 흐름에 대해 한 대학 교수는 “새 정권 초반부터 미운털이 박힐 경우 향후 5년 동안 가시밭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요 그룹들은 새 정부와 호흡을 맞출 수 밖에 없다”며 “한국은 여전히 인맥을 이끌고 가는 사회이기 때문에 인사 코드 맞추기가 그 시작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재벌기업들은 연줄을 통해 권력기관으로부터 특정 사업권을 따내는 등 탁월한 실적을 내 왔다”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연줄이 다시 인사평가에 반영되는 상승작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인사 관행에서도 과거 정경유착관계의 변화까지 읽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박근혜 시대’그룹 후계자들은?

눈치 안보고 초고속 점프

 

박근혜 정부 출범 후 경제민주화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주요 그룹들의 2∼4세들이 경영 전반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오너 3∼4세들은 그룹 전반의 경영에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승진시키며 후계 구도 안착에 주력했다. 승진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했으나 당시 이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보폭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장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역할에 시선이 집중된다. 정 부회장은 2009년 부회장 자리에 오른 이후 국내외 영업과 기획을 총괄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상무도 지난 연말 인사에서 사장 직할 경영혁신 담당 상무로 승진했으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은 그룹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3세들도 나란히 승진하며 경영권 승계 경쟁이 본격화됐다.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과 장남인 조원태 경영전략본부장이 나란히 부사장으로 올라섰고, 막내딸 조현민 상무보는 상무로 승진했다.

주요 대기업 오너 2∼4세 대부분 승진
족벌경영 사전포석…점차 영향력 확대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식 사장은 지난해 9월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1월 한국타이어 사장으로 승진한 차남 조현범 사장은 그룹 주력인 타이어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부사장은 지난 1월 금호타이어의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 6월 직접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대상그룹은 임창욱 회장의 장녀 임세령 식품사업총괄 부문 상무와 차녀 임상민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이 일선에서 뛰고 있다.

LS 그룹은 창업 2세가 모두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 구자열 LS전선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오르며 구자엽 LS산전 부문 회장이 LS전선 부문 회장을 맡았다.

그는 LS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로 내년에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 회장으로 이동하는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친동생이다. 구자홍 회장의 막내동생인 구자철 한성 회장은 한성의 대주주인 예스코 회장으로 올랐다.

구자열 회장의 친동생인 구자용 E1 회장은 이번에 LS네트웍스를 포함시켜 사업 부문으로 승격시킨 E1 부문 회장이 된다. 동생인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은 산전 부문 총괄 부회장으로 역할이 커진다.

8명의 사촌형제 중 유일하게 CEO가 아니었던 구자은 LS전선 사장도 최고운영책임자(COO)에서 이번에 CEO가 됐다. 구자명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혁 LS니꼬동제련 이사가 오너 3세로는 처음으로 상무가 됐다. 구 이사는 지난해 이사가 된 뒤 1년 만에 다시 승진한 케이스다.

이들 기업들은 2∼4세의 전면배치에 대해 ‘세대교체’로 포장하고 있지만 ‘족벌경영’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이들이 자신의 ‘몫’을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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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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