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러시’ 레이싱걸 빛과 그림자

새파란 걸그룹 가라…농익은 레걸테이너가 뜬다!

[일요시사=연예팀] 지난 2005년 레이싱걸계의 전설 오윤아가 KBS2TV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연기자로 전향했다. 수년 동안 그는 드라마, 방송 등 종횡무진 활약하며 가장 성공한 레이싱걸 출신 연예인으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오윤아처럼 연예계 진출에 성공한 레이싱걸이 있는 반면에 이렇다 할 성과도 내지 못한 채 연예계를 떠나야만 했던 이들도 있었다. 레이싱걸의 연예계 진출 빛과 그림자를 살펴봤다. 



바야흐로 레이싱걸 전성시대가 왔다. 해마다 개최하는 모터쇼에서 섹시한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레이싱걸들의 인기는 해가 갈수록 하늘을 치솟고 있다. 이는 브라운관에서 화려한 입담과 아름다운 몸매를 한껏 뽐내는 아이돌보다 더 높은 수치다.

승승장구하는 인기 덕분에 수많은 레이싱걸들은 단지 노출의상을 입고 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직종에서 벗어나 연기자, 가수, MC 등 다방면으로의 연예계 진출을 꾀하고 있다. 레이싱걸은 스타로 발돋움하기 위해 거쳐야 할 일명 ‘스타 등용문’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노래, 연기, MC…
레걸 전성시대! 

첫 레이싱걸의 연예계 진출은 약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2년 서울모터쇼에서 레이싱걸 중에서도 특급 레이싱걸만 가능했던 미래형 자동차 메인 도우미를 맡아 세간의 화제가 된 오윤아가 2005년에 KBS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레이싱걸 출신 연예인 1호’로 등극했다. 이후 오윤아는 영화 <연애술사> <올드미스 다이어리>, SBS드라마 <그 여자> <연애시대> <외과의사 봉달희>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연기력과 재능을 공식으로 인정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굵직굵직한 다수의 광고에 출연함은 물론, MBC <섹션TV연예통신> 리포터로도 활약해 가장 잘 나가는 스타 못지않게 맹활약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김수현 작가 집필의 JTBC <무자식 상팔자>와 SBS <돈의 화신> 등에서 극의 흐름을 연결해주는 주요한 역할을 맡으며 결혼 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는 <돈의 화신>에서 결혼과 득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빼어난 몸매를 과시해 건재함을 알렸다. 이처럼 오윤아를 기점으로 레이싱걸의 연예계 등용문은 활짝 열렸다. 사실상 오윤아가 연예계 진출로를 터준 것이나 다름없다.

1세대 레걸 오윤아, 드라마 조주연급 종횡무진 활약
김시향, 볼륨감 넘치는 몸매로 지상파 게스트 낙점

레이싱걸 출신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고 있는 오윤아지만 그 역시 연예계 진출에 따른 남모를 고충이 숨겨져 있었다. 2006년 각종 드라마 출연으로 종횡무진 연기활동 할 당시 그는 KBS 드라마 <미스터 굿바이> 제작발표회에서 “주위 사람들이 일컫는 레이싱걸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속상했다”고 발언했다. 이밖에도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노출의상 혹은 비키니를 입고 나오는 신이 매 작품에 포함돼 있었다”며 연기보다 몸매를 더 부각시키는 점에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연기 욕심의 끝을 모르는 오윤아는 자신을 “천상 배우 팔자”라고 지칭하면서도 “아직 만족할 만한 연기는 멀었다. 40대쯤 내 매력과 연기력을 모두 발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단언했다.

‘제2의 오윤아’를 꿈꿨던 레이싱걸 출신 방송인 김시향은 그토록 바랐던 연기자로 자리매김 할 찰나에 누드화보집이 유출돼 곤욕을 치른 케이스다. 2004년 대구모터쇼를 통해 레이싱걸로 데뷔한 김시향은 같은 해 지누션의 ‘전화번호’ 뮤직비디오를 통해 연예계와 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케이블방송 <나는 펫> 공개 모집을 통해 총 1천여 명의 지원자 중에 300:1의 경쟁률을 뚫고 나온 실력파로 인정받으며 <나는 펫 시즌3>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도 김시향은 KBS <스타골든벨>과 MBC <섹션TV 연예통신>의 리포터로 활약하는 등 공중파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김시향의 놈놈놈>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MC로의 자질도 맘껏 표출했다. 이윽고 지난 2009년 SBS드라마 <스타일>에서 황보갑주 역을 맡아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지상파 드라마 조주연급 역할에도 가능성이 열리기 시작했다.

한시적인 인기
연예인 전향 한계

그러나 인생은 한 치 앞도 못 본다고 했던가. 별 탈 없이 승승장구 할 것만 같던 그의 연예계 삶은 단 한 번의 사건으로 활동을 중단해야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했다. 사건의 시작은 2011년 그의 누드사진이 온라인상에 무차별 유출되면서부터다. 앞서 김시향은 훤히 드러난 등라인과 가슴이 깊게 팬 의상을 기본으로 한 과감한 섹시화보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가슴이 전부 드러난 김시향의 누드사진을 전 소속사 관계자가 무단유출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진흙탕싸움으로 번졌다. 이에 김시향은 전 소속사 관계자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을 뿐만 아니라 누드사진의 저작권을 주장하는 업체 관계자는 물론 모바일 서비스 업체 대표 등도 함께 고소했다.



당시 그는 레이싱모델 오윤아 만큼의 인지도를 얻는 것이 다소 힘겨웠었고, 이에 파격적인 섹시 화보를 공개하며 인기몰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도 대중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고 화보는 반짝 이슈로 떠올랐지만 결국 본인에게 상처만 새 아쉬움만 남겼다.

‘시구여신’이라 불리는 레이싱걸 출신 방송인 이수정은 8등신 콜라병 몸매와 명품 시구폼 하나로 단숨에 연예계 진출에 성공했다. 그는 유명한 레이싱모델 이수진의 친동생으로, 175cm의 장신에 육감적 몸매를 소유한 당대 최고 인기의 레이싱걸이었다. 그러다 2011년 그에게 우연히 시구기회가 주어졌고, 단 1번의 시구를 위해 이수정은 무려 400회에 걸쳐 피칭연습에 몰두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프로선수 못지 않은 그의 시구장면은 방송되자마자 모든 야구팬들을 홀렸고, 각종 언론은 ‘시구여신’ ‘화제의 시구녀’ 등 이수정의 시구폼을 연일 거론하며 ‘가장 개념있는 시구자’로 선정해 기사화했다. 

방송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스포츠계에서는 이수정을 섭외하기 위해 입질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는 시구여신으로 떠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MBC <스포츠매거진>의 리포터로 발탁됐고, 스포츠 프로그램 뿐 아니라 지상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드라마, 시트콤, 쇼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빛 보지 못해
자살 시도도

반면 레이싱걸의 연예계 진출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다. 대표적 인물이 바로 가수 이혜린이다. 2005년~2008년까지 ‘얼짱 레이싱걸’로 불리며 잘나가던 레이싱 모델이었던 이혜린은 섹시 모바일 화보를 통해 다수의 남성팬도 확보했으며 같은 해 ‘부산국제모터쇼’에서 메인 모델로 활동하며 모터쇼 기간 내내 주인공인 자동차보다 더 주목받기도 했다. 입소문을 통해 유명해진 그는 많은 소속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면서 모델계를 은퇴하고 본격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그가 선택한 직업은 바로 가수. 이혜린은 타 동료 2명과 함께 ‘쎈(SSEN)’이라는 이름으로 걸그룹을 결성한 뒤 예명 ‘유주’로 활동했으나 인기는커녕 그녀가 누군지도 모를 만큼 사람들에게서 잊혀져갔다. 재작년 초 두 번째 앨범을 발매한다던 이혜린은 대중의 무관심과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우울증까지 동반돼왔다. 당시 이예린은 레이싱걸 시절보다 더 인지도 낮은 연예인 지망생이나 별반 다를 게 없는 상황이었다. 

이수정, 언니 수진과 방송인으로 활동
섹시화보·영상…우울증·자살 부작용도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과 인기를 한몸에 받지 못 하면 쉽게 우울증에 걸린다고 한다. 이예린도 우울증이라는 무시무시한 병을 이겨내지 못 하고 2010년 10월, 자택에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얼짱 레이싱걸이 우울증 자살이라니…. 안타깝다” “역시 레이싱걸 출신의 한계인가” “레이싱걸 시절엔 누구보다 잘 나갔는데 연예계로 빠지자마자 이런 참담한 결과가…” 등 다양한 의견으로 조의를 표했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이목을 끌어 씁쓸함만 남겼다.

선정성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레이싱걸도 있다.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정은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7년 서울 모터쇼에서 ‘지프(Jeep)’ 메인모델로 주목받은 정은주는 175cm의 휜칠한 키, 글래머러스한 몸매, 강렬한 눈빛, 도도한 섹시함으로 현재 각종 패션 화보와 모터쇼의 모델 캐스팅 1순위에 랭크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케이블방송 VJ로 왕성히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예계로 발을 담갔고, 어려서부터 꿈이었던 가수데뷔를 준비했다. 그는 걸그룹이 아닌 섹시 트로트가수를 선택하며 ‘누디티 가수’로 데뷔를 알렸다. 누디티란 노출 또는 벌거숭이, 나체라는 의미다. 이윽고 음원과 티저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지만, 이는 곧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해당 영상은 그가 표방하는 누디티(Nudity)의 의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적극 활용해 여타 섹시 가수와는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과다노출은
독약 되기도

공개된 티저 홍보영상은 정은주가 데뷔곡 ‘짜릿짜릿’을 부르는 모습이 담긴 1분51초의 짧은 동영상이다. 영상에서 그는 재킷 안에 속옷만 입고 있거나 아예 반라의 상태로 등장한다. 또한 누운 상태로 성적인 행위를 암시하는 듯한 야릇한 표정을 짓고 망사 스타킹을 찢는 등 자극적인 장면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해당 영상은 각종 포털과 게시판에 옮겨져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정은주 관련 검색어도 인터넷 포털 검색 순위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지만 세인의 비난도 뒤따랐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의 의견은 “야하게 입고 옷만 벗으면 가수냐”, “10대들이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하느냐”, “노래 홍보 영상이라기 보다는 포르노에 가깝다”며 비난성 댓글이 폭발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현재는 다른 앨범을 발표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이 또한 선정적 홍보가 주를 이루고 있어 재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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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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