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특급호텔 성매매 전말

텐프로 접대부는 20만원…연예인급 쭉빵녀는 80만원

[일요시사=사회팀] 최근 강남의 5성급 호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업주 최모(42)씨는 연예기획사를 사칭해 연예인급 여성과의 잠자리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수많은 남성들을 꾀어 1억원에 달하는 부당이익을 챙겼다. 그는 ‘고품격 성관계’와 ‘성매수자의 신분보장’을 강조하며 인터넷 등을 통해 활발한 홍보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모바일 상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변종 성매매의 실체를 파헤쳤다.

“연예인급 여성과 잠자리 가능해요.”

강남의 특급호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와 성매매 여성 등 1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업주 최모(42)씨는 연예기획사를 사칭한 뒤 인터넷에 성매매 광고를 올린 뒤 강남의 특급호텔 7곳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업주 최씨 등 5명은 인터넷 카페를 통한 성매매 홍보는 물론 성인 인터넷사이트에 ‘화끈한 만남’ ‘애인모드’라는 문구를 걸고 명문대 여학생, 피팅모델, 레이싱모델, 스튜어디스 등 23명의 프로필과 선정적인 사진을 올렸다. 관심을 보이며 전화를 건 남성들에게 이들은 “외모도 성격도 어디하나 나무랄 것 없이 완벽하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마음에 안 들면 100% 환불한다”고 꾀었다. 사이트에는 “연예인급 미모의 여자와 만났다” “특급호텔이라 단속 염려도 없고 품격 있다” 등 젊은 남성들의 성매매 후기도 잇따라 올라왔는데 대부분 자작후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고퀄리티 잠자리?

지난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특급호텔에서 명문 사립대 출신이라 주장하는 성매매 여성 조모(27)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에 올 때도 명품 가방을 메고 자신의 벤츠C300 승용차를 타고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인터넷 카페에 ‘연예기획사 소속. 일반 화류계 여성과 차원이 다른 품격’이라는 글을 올리며 자신을 적극 홍보했다. ‘연예기획사 소속’이라는 명분 때문에 성매매 비용을 보통보다 3∼4배 비싼 80만원에 책정도 가능했다. 이는 성매수자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음에도 불구, 조씨를 찾는 예약은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성매수 남성들은 콜라병 몸매에 성형수술로 외모를 가꾼 조씨를 보고 단번에 ‘연예기획사 소속’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성매매 장소 또한 성매매 여성들만큼 고품격이었다. 조씨가 소속된 성매매 업체, 즉 최씨가 운영하는 업체는 일반 관광호텔이 아닌 강남의 7군데 5성급 호텔에서만 여성의 성을 파는 고퀄리티 성매매를 알선했다. 최씨 등은 여행·숙박 예약 사이트에서 특급호텔을 50% 할인된 가격 15만원 수준으로 대거 예약한 뒤 하루 2∼3명의 손님만을 받았다. 또한 객실 한 곳에서 하루에 2차례 이상 성매매를 하도록 했다. 한 군데를 장기 이용하면 단속 위험이 있어 경찰의 단속망을 피하려 7곳을 번갈아 가며 이용한 것. 비용은 ‘미모 등급’에 따라 35만∼80만원 선으로 책정했다. 꽤 비싼 편이었지만 미모의 연예 지망생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남성들의 예약이 밀릴 정도였다. 일반 성관계와는 다른 경험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는 명분하에 인터넷 카페 이름도 ‘강남 하이퀄리티’라고 붙이며 고급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고품격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 단지 단속을 피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건물 전체를 업주가 운영하는 풀살롱과 달리 성매매 전문 업소들이 통째로 호텔객실을 빌리는 호텔 성매매의 경우 불필요한 수억원의 권리금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결국 연예기획사를 사칭하며 일반 화류계 여성과의 차별화를 강조했지만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고 성을 사고파는 성매매 본질에는 다를 바가 없었다.

현재까지 최씨 등 5명이 성매수자들로부터 얻은 부당 이득은 총 8280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인기몰이를 한 덕에 업주 등은 수억원을 챙겼을 것이다. 일당은 대포폰을 쓰며 단속망을 피했지만 구매자로 위장한 수사관에 의해 덜미를 잡혔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성매수자들은 주로 20∼40대 젊은 남성들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경찰은 최씨 등으로부터 압수한 휴대폰 등을 통해 이들의 신원을 파악 중에 있다. 또한 동종 범행을 막기 위해 유사사이트를 집중 단속하고 ‘사이트 폐쇄’ ‘대포폰 정지’ 등 조치를 취해나갈 방침이다.

5성급 호텔 단골…알고보니 성매매 일당
알선사이트 운영 “미모 따라 화대 받아”

이처럼 인터넷·모바일메신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게릴라성 신종·변종성매매가 최근 들어 활개를 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말 명문 사립대 출신의 송모(35)씨가 성매매 업소들을 인터넷에서 광고해주고 업소들로부터 정기적으로 광고료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송씨는 성인전용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 뒤, 운영자로 활동하면서 성매매업소 정보를 회원들에게 알려주는 대가로 400여 개 업소로부터 광고료를 받았다. 그는 홍콩의 한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뒤 성매매 업주들이 매월 30만∼60만원씩 송금하도록 했다. 이 자금은 해외에 계설된 계좌들을 거치며 무차별 세탁됐다. 송씨는 국내은행에서 돈을 찾을 때도 대포통장을 이용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이런 방법으로 송씨가 거둬들인 성매매 알선 광고료는 무려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들은 송씨가 운영하는 성인 사이트에 방문해 게시글에 올라와 있는 성매매 업소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날짜와 시간을 예약했다. 해당 사이트는 가입자가 게시글에 광고된 성매매 업체에 대해 문의하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등 회원몰이에도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 또 사이트는 성매매업소 이용 후기 작성자에 50점을, 댓글 작성자에 1점을 부여해 점수에 따라 계급을 올려주기도 했다. 회원 중에는 성병에 걸리면 상담해주는 ‘의무관’, 성매매로 인한 법적문제에 조언을 해주는 ‘변호사’ 계급도 있었다. 송씨가 운영한 사이트는 유해매체로 걸려 접속이 봉쇄되면 사이트 주소를 중국·일본 등의 서버로 변경되기도 했다.

경찰은 서울 마포구 고급 주상복합건물에 있는 송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현금 3500만원, 미화 2500달러, 5000만원 상당의 최고급 손목시계 등을 압수했다.


당시 경찰 측은 “송씨가 월 500만원을 내고 외제승용차 2대를 타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려왔다”며 “최근 성매매가 은밀하게 사이버공간에서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 강력한 단속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품격이 다르다?

지난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전국의 집창촌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고 신·변종업소인 ‘휴게텔’ ‘키스방’ ‘립카페’ 등 불법변태성매매업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후 성매매는 상대적으로 단속위험이 적은 인터넷과 모바일 등 온라인 성매매로 변질되면서 단속의 어려움은 물론 성매매 업소가 되레 증가하는 부작용 사태가 일고 있다. 메일과 채팅을 통해 은밀하게 이뤄지고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폐쇄·삭제가 가능한 인터넷 사이트 및 모바일 앱 등 온라인 성매매알선에 대한 강력한 단속망과 처벌법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