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2>2013년 부동산시장 변수

내년도 먹구름 가득…쨍하고 해뜰날 올까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부동산 시장에 찬바람만 불었던 2012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내년엔 좀 나아질까. 훈풍을 기대해도 좋을까. 2013년 부동산 시장에 미칠 변수들을 정리해봤다.

세계경제 침체 등 불안요인 안고 새해 스타트
상반기 약세 지속 관측…입주물량 판세 포인트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미국 재정절벽, 유럽 재정위기 등 불안한 세계경제와 취득세 연말 종료 등 불안요인을 안고 2013년 새해를 시작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세금 부담에 따른 매매 수요 증가와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 경매 낙찰가율 증가, 새 정권에 따른 부동산 정책의 기대감 등 긍정요인도 적지 않아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입주물량 최저
전세대란 예견

대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2013년 상반기엔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입주물량 급감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문제다. 수도권 입주물량은 10만7262가구로 조사가 된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8만7127가구로 올해보다 더 줄어들어 전세대란도 예견되고 있다. 한 증권사 자료에 따르면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전세 재계약 물량은 수도권에서만 132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전세가 폭등이 재연될 전망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다른 변수보다는 공급물량과 그동안 매매값 상승률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 집계 결과 전국에서 55만호가 인허가돼 2010년 39만호 대비 42%, 최근 3년(2008∼2010년) 대비 4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에서는 아파트 신규 분양이 호조를 보이는 등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아파트를 중심으로 인허가(지난해 18만호, 2010년 대비 126.8% 증가)가 크게 증가했다.

이는 수도권에서는 도시형생활주택·다세대·다가구 등에 대한 저리(2%) 건설자금 지원 및 건설규제 완화 등에 따라 도심내 소형주택 건설(다세대·다가구주택 : 2010년 대비 110.1% 증가)이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보금자리주택은 12만호가 신규 공급(신규사업승인 10만호, 매입 2만호)됐으며, 종전에 사업승인을 받았으나 보금자리주택으로 변경승인(전환지구 재설계)된 1만호를 포함해 총 공급물량은 13만호로 집계됐다.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큰 상승률을 보인 아파트 매매값은 5개 광역시가 2010년 8.7%, 지난해에는 무려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올해(1∼10월)에는 3% 오르는데 그쳤다. 기타 지방 역시 2010년 7.9%, 지난해에는 18.6%의 오름세를 보이던 것이 올해(1∼10월)는 3.4% 오르는데 그치고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세종시를 비롯한 기업,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이주 수요가 증가하는 지역 이외에는 내년 지방 부동산 시장은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 부동산 관련 단체 연구원은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이나 추가적인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 등이 나온다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다만 과거와 같은 개발 위주나 경기부양 방식으로 정책을 운영하기 어려운데다 현재까지 박근혜 당선인이 서민 주거복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시장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하우스푸어 대책 및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함께 부동산 분야 주요 공약으로 나온 보금자리주택의 전면적인 임대공급 전환은 민간 건설시장의 공급 부담을 경감시켜 민간 분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연말 종료되는 거래 관련 세제 혜택 연장을 비롯해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 등 3대 핵심법안의 국회통과나 시행 여부가 거래 회복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은행 부동산 팀장은 “불안요인으로는 미국 재정절벽과 여전한 유럽 재정위기를 꼽을 수 있다. 올 연말에 끝나는 각종 세금 감면정책에 대한 시한연장 합의에 실패하면 내년부터 가계와 기업의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세수는 줄고 지출은 늘면서 미국의 대규모 재정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재정절벽이 합의가 된다고 할지라도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말부터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로 그리스는 사실상 파산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렇듯 유럽 국가들은 재정적자 기준 준수 협약을 위해 긴축정책을 2013년에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국의 새 지도부에 대한 경기 부양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8차 전당대회에서 중국은 국민생활 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했다. 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 두 배로 끌어올려 ‘샤우캉’(중등생활 수준)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고, 2050년까지는 ‘다통’(선진국) 사회를 건설한다는 장기적인 비전도 제시했다.

매매 대비 전세가
더욱 높아질 전망

2013년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전국 입주물량은 17만5928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최근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사상 최저치다. 내년 입주물량 역시 18만여 가구로 올해와 별다르지 않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 수급에 따른 시장의 변화가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지방 부동산 활황의 출발점이었던 부산의 경우 지난 2009년 입주물량이 8120가구에 불과했다. 2006년 3만1358가구의 74%가 줄어든 물량이었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값은 입주물량이 많았던 2006년 0.7%가 하락한 반면 입주물량이 크게 줄었던 2010년 16.5%, 지난해에는 무려 22.4%가 올랐다.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로 수도권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부산은 세계 경제위기 영향을 조금도 받지 않았다.

통상 전세가율은 향후 매매가격 추이를 점칠 수 있는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꼽힌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1998년 47.9%였던 전세가율은 2002년 4월 68.8%까지 올랐다. 전세금이 단기간에 치솟자 서울 아파트 가격도 2002년부터 급등세를 탔다. 전세금이 매매가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경매 낙찰가율 증가
새 정부 정책 등 하반기 회복 긍정요인도

올 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2.7%로 지난 2003년 7월(62.8%) 이후 최고치다. 서울 역시 54%로 200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2.7%로 동결한 데는 최근 들어 수출이 회복세를 타면서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살아날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면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의 2.75% 수준을 유지하다 경제 성장률의 반등에 따라 하반기에 한 차례 정도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금리인하는 부채 부담을 낮추고 투자심리를 개선시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초에는 금리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 등의 원인으로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약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10∼11월 중 일부 실물지표가 나빠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금리인하는 시간문제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한 경매정보업체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진행된 경매의 입찰경쟁률은 5.88대 1로 지난달(5.47대 1)보다 더 치열해졌다. 이는 11월 수도권 전체 평균 입찰경쟁률(5.23대 1)도 상회하는 수치다. 2008∼2009년 고분양가 아파트 공급이 많아 하우스푸어가 유난히 몰려있는 경기도 용인 역시 11월 입찰경쟁률이 5.79대 1로 수도권 평균을 웃돌았다.

싼 값에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적어내면서 낙찰가율도 상승세다. 올 11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75%로 9월(73%) 이후 두 달 연속 상승세다. 경기도 역시 8월(73%) 뚝 떨어졌던 낙찰가율이 9월부터 오르면서 11월에도 75% 선을 유지 중이다. 이 같은 낙찰가율 상승은 일반적으로 부동산 경기 반등의 전조현상으로 분석되는 만큼 귀추가 주목되는 지점이다.

취득세 감면 종료
심리 위축감 악영향

세금은 부동산정책에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되는 수단으로 경기가 과열될 때는 세금폭탄을 때리고 침체될 때는 대폭 완화하여 혜택을 준다. 가장 빨리 약발이 먹히는 것이 세금정책이다.

하지만 MB정부 출범 이후 20여 차례에 걸쳐 찔끔찔끔 내놓은 세제정책으로 내성만 키우고 실효는 미미했다. 반면 취득세 감면 혜택은 최근 집값 바닥론 제기와 맞물리면서 그 동안 내 집 마련을 미뤘던 실수요자들을 움직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부동산 시장은 심리적인 영향도 크다. 취득세 감면혜택이 내년으로 연장되지 않고 올해로 종료가 될 경우에는 심리적인 위축감은 시장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새 정권 초기부터 부동산정책을 전면 수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 부동산 시장 침체가 다시 한 번 닥치고 중반쯤 새로운 부동산 정책이 나오면서 시장 활성화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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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