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0>역세권 투자_옥석 가리기

천하의 역세권도 불황 앞에선 ‘낑낑’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부동산 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확실하고도 안전한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물으면 역세권 투자란 답이 가장 많을 것이다. 한마디로 ‘돈이 된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하지만 모든 역세권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역세권 투자의 주의점 등을 짚어봤다.

안정적인 베팅포인트 인식 ‘달콤한 유혹’
“돈 된다”믿음 버려야…‘불패신화’옛말

역세권이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가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역이 들어서거나 환승역이 될 경우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상권이 확대되고, 편의시설도 생겨 생활이 편리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역세권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이다.

매물 쌓이는 기현상
예전 상승분 반납

하지만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역세권 부동산 투자는 ‘불패’라는 인식이다. 즉 역세권 투자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지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 역세권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는 주의점이 많다. 역세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적지 않은 투자금액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최근엔 지하철이 개통된 후 부동산에 미치는 효과를 보면 과거보다 못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례로 지난 1일 개통한 용인·수원 등 수도권 남부권 부동산 시장을 들어보겠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셋집을 찾는 신혼부부들의 문의만 간간이 있을 뿐 주택구입 관련 전화는 없었다. 서울 강남권을 관통하는 지하철 9호선이 2009년 7월 개통된 뒤 강남 접근이 수월해지면서 방화·가양동 등 강서권 일대 집값이 들썩였던 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교통여건이 개선된 곳에 전셋집을 얻으려는 수요가 몰리는 바람에 전세시장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지하철 개통 이전에 이미 집값이 상당히 올라있는데다, 주택시장 침체로 추가상승 기대감이 사라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교통여건이 개선되는데도 역세권 주택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여름 3억1000만∼3억2000만원에 거래되던 상갈 대우·현대아파트 101㎡형은 현재 2억9000만원으로 되레 2000만∼3000만원이 하락했다. 전셋값만 보합세(1억7000만∼1억8000만원)가 유지되고 있다. 전셋집 찾는 사람들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전철 개통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수원 영통과 신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경의선 용산∼문산(48.6㎞) 노선 가운데 공덕∼디지털미디어시티(6.1㎞) 구간도 오는 15일 개통된다. 가좌역·홍대입구역·서강역·공덕역 등 4개 역이 신설된다. 경의선이 서울지하철 5·6호선 환승역인 공덕역과 2호선·공항철도 환승역인 홍대입구역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남가좌동 삼성래미안 2차 84㎡형 전셋값은 2억2000만∼2억3000만원대로 여름보다 500만∼1000만원 올랐다. 3억6000만원 선인 매매가격은 몇 달째 그대로다. 신설역인 서강역 인근 신수동과 공덕동 일대도 매매가는 변동 없고, 전세금만 소폭 올랐다. 신수동 삼익 80㎡형 전세가격은 2억3000만원, 신공덕동 브라운스톤공덕 81㎡형은 2억7000만원 안팎으로 하반기 들어서면서 5∼10% 상승했다.

집값 떨어지고 전셋값만 날아
‘상승 재료’가치 거의 사라져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지하철 건설 관련 집값은 보통 착공발표 때와 개통 전후에 한 번씩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오르는 게 관행이었는데, 요즘은 부동산시장 장기침체와 주택공급 증가 등의 여파로 ‘집값 상승 재료’로서의 가치가 거의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장기 침체를 맞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지하철 개통이 됐거나 임박했는데도 오히려 집값이 떨어지고 매물마저 쌓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하철 연장 소식에 2∼3년 전 전용면적에 상관없이 매매가가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지만, 막상 개통을 앞두고 매물이 쌓이면서 예전 상승분을 반납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흘러가는 유동인구에
현혹된 투자는 삼가”

즉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침체기여서 역세권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발표, 착공, 개통 등 세 차례에 걸쳐 가격이 상승했지만 발표 시점에 이미 가격이 상승한 이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개통을 앞둔 시점에도 소형 아파트나 전세 등 일부 시세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중교통의 획기적 개선으로 지하철 주변 상권이 좋아져 상가나 오피스텔, 사무실 등 수익형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지하철역의 개통으로 주변상권이 새롭게 형성되려면 최소한 2∼3년 이상의 시간은 소요되므로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중장기적인 투자로 임해야 원하는 성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역세권 투자는 모든 부동산 투자가 그러하듯이 개발 호재와 재료에 따라 투자의 성패가 갈린다. 따라서 개발에 따른 상권의 확장과 활성화가 예상되는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2013년까지 수도권에서는 총 11개 노선이 개통되거나 예정에 있다. 이들 노선은 기존 노선이 복선화 또는 연장되거나 신규로 개통된다. 대부분 교통시설이 열악했던 상권에 신설되는 만큼 역세권 입지를 갖추게 돼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교통이용이 수월해지면서 상권의 수요층도 두터워지기 때문이다.

역세권하면 대부분 상가투자를 생각하게 된다.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역세권에 대한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대부분 역세권 상가는 좋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역세권에는 유동인구가 많다. 환승역은 더욱 그렇다. 수도권에만 대략 400여 개 정도의 역이 있다.

사실 이 모두를 역세권이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진정한 역세권을 고르려면 환승 구간 사이에 유동인구를 가둬둘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역을 선택해야 한다. 단지 환승이용 수단이 되는 역세권도 많다. 이런 경우 출구가 두 자릿수인 경우가 적지 않다. 유동인구가 이용하는 주된 출구가 어디인지 꼭 확인 해봐야 하는 이유다. 역세권 상가투자는 시간별, 요일별 세밀한 분석을 해야 하고 흘러가는 유동인구에 현혹된 투자는 삼가야 한다.

그렇다면 역세권 상가투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무엇이 있을까.
역세권에서도 상가의 입지를 고를 때 눈여겨봐야 할 것은 동선이다. 이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노점상이 역을 중심으로 얼마나 있는가 살피는 것이다. 특성상 노점상은 사람이 잘 모이고 다니는 곳에서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또 유명 의류 대리점이 입점한 곳도 상가의 투자성이 높다. 그 이유는 보통 유명대리점은 본사에서 동선 입지가 뛰어난 곳이 아니면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유동객의 보행동선과 해당 점포의 가시성, 경쟁 상가의 과잉여부도 주요 체크사항이다. 역세권에 위치한다 하더라도 보행동선과 맞지 않거나 눈에 잘 띄지 않으면 상가 활성화가 어려울 수 있고, 역세권 주변으로 상가수가 지나치게 많다면 경쟁구도가 형성돼 수익률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하려는 상가가 대표적인 역 출구에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상가 활성화에 실패한 상가를 분석해 보면 역주변 유동인구의 나뉨 현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출구는 적게는 한자리에서 역 규모에 따라 두 자리를 넘기는 경우가 있다. 출구에 따라 상권의 규모가 분류되므로 출구별 상권분석이 요구된다.

서울지역 역세권에 위치한 상가가 속속 분양에 나서 예비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역세권에 위치한 상가는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주상복합의 경우 입주민 고정수요 확보는 물론 추가로 유입되는 외부 소비층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침체로 시세차익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지자 상가와 같은 임대 수익형 부동산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금리도 당분간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 할 것으로 보여 유망지역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가시장도 활기를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수익형 부동산 공급이 범람하는 가운데 옥석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우선 임대 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타깃으로 해야 공실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렇기에 유동인구가 풍부한 역세권이나 업무밀집지역·대학가 등 고정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부각되는 이유다.

한 상가전문가는 “같은 역세권이라도 무늬만 역세권에 불과한 지역도 많기 때문에 철저한 상권분석이 요구되며 인근에 대단지 배후수요, 관공서, 기업체 같은 상권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며 “지하철역을 두 개 이상 이용할 수 있거나 환승역이 위치한 역세권 상가는 더 높은 프리미엄이 예상되기 때문에 초기에 유망 업종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시내 역세권 분양(예정) 중인 상가 현황이다.

역세권 상가 주목
투자자 관심 집중

▲역삼동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 대우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5-19번지 외 4필지에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근린생활시설을 분양 중이다. 지하 8층∼지상 19층 연면적 5만218.36㎡ 규모로 지상 4층∼지상 19층에 총 728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지하 2층∼지상 3층은 총 110개의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사업지는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약 34m 거리에 위치해 유동수요의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남역 주변은 삼성타운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과 세무서·세무사 사무실, 편입학원·로스쿨학원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직장인·전문직 등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국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하루 90만명 추산)이다.

▲서초구 우면지구 ‘우면프라자’ = 서초 우면지구의 아파트 초입 중심사거리에 위치한 우면프라자도 상가 분양 중에 있다. 강남 서초 우면 2택지개발지구 유일한 상가로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3600여 세대가 있다.
삼성전자 디자인, 소프트웨어 R&D센터가 완공되면 약 1만5000명이 입주하게 된다. 하루 유동인구만 2만여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트리플 역세권으로 분당선 매헌역, 3호선 양재역, 4호선 선바위역 인근으로 역세권 상가의 프리미엄을 자랑한다. 또 경부고속도로, 과천 우면 산간도시고속화도로, 우면산터널 및 서울 수도권 교통의 주요 연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 GS건설이 공급한 서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상가도 개발호재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총 247개 점포로 구성된 테마 쇼핑몰이며 최근 롯데시네마 입점이 확정됐다.
서울지하철 2호선 및 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과 연결돼 유동인구 확보에 유리한 여건을 갖췄다.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된 합정동은 마포구가 중심거점지역으로 선정, 육성하는 만큼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서울 내 인기 상권 중 하나인 홍대 상권이 최근 서교동, 합정동 일대로 확장되고 있어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중구 흥인동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 = 두산중공업은 중구 흥인동 13-1 일대에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 92∼273㎡ 295세대, 오피스텔 32∼84㎡ 332실, 상가를 분양 중이다. 지하 6층∼지상 38층 총 2개동 규모로 지하철 2·6호선 신당역이 단지와 직통으로 연결된다. 강변북로, 내부순환도로, 동부간선도로 등을 통한 이동도 가능하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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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