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장기적출용 표적납치 실상 추적

6개월 만에 찾은 아이 목욕 시키다 기절초풍 “콩팥 하나가 사라졌다”

[일요시사=사회팀] 최근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표적납치를 당할 뻔한 사례가 떠돌고 있다. 과거에는 보통 연약한 여성을 타깃으로 정한 반면 요즘은 건장한 젊은 남성을 장기적출 대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떠도는 납치 수법은 불특정 다수 중 한 사람을 표적으로 삼은 뒤 며칠씩 미행한 후 납치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신종납치인 표적납치다. 어느 날 갑자기 당신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표적납치. 그 섬뜩한 실태를 공개한다.

수원 여대생 살인사건의 주범 오원춘. 그는 피해자의 장기는 그대로 두고, 360여 점에 달하는 생살 포를 떠 전국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의 엽기적인 시신훼손수법은 여론으로부터 인육제공 및 장기밀매의혹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수사결과는 단순 살인으로 치부됐고, 오원춘이 인육·장기밀매에 가담했다는 의혹은 풀리지 못한 채 종결됐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변화하는 표적납치

그런데 최근 몇몇 사람들이 SNS 괴담으로만 인식됐던 인신매매와 그에 따른 장기적출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외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표적납치 대상이 된 경험이 있었고, 최악의 경우 장기적출까지 될 수도 있었다며 당시 소름끼치는 상황을 꼼꼼히 되짚어 사람들에게 표적납치 실태를 적극 알리기도 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모(27)씨는 2번이나 끔찍한 상황을 경험했다. 평소처럼 일을 끝내고 볼일이 있어 아는 동생의 집에 들러 나오던 날 새벽 2시 즈음, 이씨는 택시비를 아끼려고 집까지 20∼30분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갔다. 그는 유난히 추운 날씨 때문에 집으로 향하는 골목 사이길, 즉 지름길로 걸어가던 중 미모의 젊은 여성을 발견했다. 그 여성은 계속해서 이씨를 뚫어지게 쳐다봤고, 이상하게 생각한 이씨는 그대로 여성을 지나치려 했다.

그때 5m도 채 안 되는 곳에서 낯선 할아버지가 이씨에게 말을 걸었다. 그 할아버지는 “학생, 찹쌀떡 1개만 사줘”라며 이씨를 멈춰 세웠다. 이씨는 잠시 망설이다 ‘추운데서 고생하시는데 1개만 사주자’라는 생각에 돈을 꺼냈다. 순간 뒤에서 라이트와 함께 차 시동 켜지는 소리가 들렸다. 안 좋은 상황을 직감한 이씨는 그길로 앞만 보고 부리나케 뛰었다. 이씨가 눈치 챘다고 생각한 낯선 남성 3명은 차에서 내려 곧바로 이씨를 뒤쫓았다. 아파트 2층에 거주하고 있던 이씨는 재빨리 계단을 뛰어 올라가 몸을 숨겼다. 숨소리 하나 새어나오지 않게 입도 틀어막았다. 뒤따라오던 남성 3명은 이씨가 평생 잊지 못할 이 한마디를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아, XX새끼 구두 신었는데 X나 빨리 튀네. 방금 튄 자식 짐도 들고 있었는데…. 우리가 차를 좀 더 앞쪽으로 세워놨으면 잡을 수 있었는데 아깝다. 에이 그만가자.”

이씨의 2번째 표적납치는 위 사건을 경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났다. 그는 2번이나 이런 경험을 당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한탄했다. 1번째 납치상황을 직면하고 난 후 가급적 새벽길은 피했던 이씨는 어느 날 늦은 오후 즈음, 서울 송파구의 친구 집으로 향했다. 그는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 내려 걸어가던 중 우연히 한 커플이 진하게 키스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씨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커플 쪽으로 향했지만 그는 애써 모른척하며 지나치려했다.

SNS에 표적납치 당할 뻔한 후기 잇따라 올라와
인적 드문 골목길에 항시 대기…남성도 예외 없어 

그때 건물 앞에서 통화하고 있던 할아버지가 이씨를 가로막았다. 그 할아버지는 “학생, 가락동 30-13번지가 어디야?”라며 이씨에게 길을 물어왔다. 할아버지의 질문에 이씨는 “그런 주소가 어디 있어요?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세요”라고 딱 잘라 대답했다. 이씨는 ‘설마 서울인데…’라며 그때와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 했지만 섬뜩했던 지난 일이 잊혀 지지 않았다. 안 좋은 예감은 항상 현실이 된다고 했던가. 그 할아버지가 “흐흠”하며 헛기침을 하자 라이트가 꺼진 봉고차가 이씨 측으로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엄습해왔던 이씨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집 앞에 나와 있어달라”고 부탁했고, 아파트가 즐비한 주택가를 향해 뒤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이씨가 갑자기 뛰자 처음에는 천천히 따라오던 봉고차도 내리막길에 들어서는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는 다리 힘이 풀리고 폐에 무리가 갈 정도로 질주한 뒤에야 집 앞에 마중 나와 있던 친구와 마주할 수 있었다. 이씨는 끔찍했던 2번의 경험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SNS를 통해 다음과 같은 당부의 말을 남겼다.

“요즘 납치 및 장기적출 하는 것은 남자도 예외가 아닐뿐더러 절대 우발범행이 아닙니다. 납치할 사람을 며칠간 미행하다 표적의 동선을 파악한 뒤 특정 날짜와 시간대를 정해 범행을 한다고 하네요. 밤늦게 밖에 돌아다니지 마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수원·분당·송파 등
수도권 곳곳에 대기


이와 비슷한 사례는 분당에서도 발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남성은 분당시 서현동에서 표적납치를 당할 뻔 했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더듬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남성은 서현동 인근 모 대형 쇼핑몰 근처의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새벽 5시30분쯤 아르바이트를 끝낸 그는 쇼핑몰 앞에서 한가롭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때 술에 취한 듯한 남성 3명이 그가 있는 쪽으로 다가와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그가 ‘술 취 했으면 집에나 곱게 들어가지…’라고 생각하며 자리를 뜨려했던 순간, 한 할아버지가 “학생, 불 좀 빌려줘”라고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라이터를 할아버지에게 줬고, 할아버지는 감사의 표시로 갖고 있던 따뜻한 캔커피를 그에게 건넸다.

그는 할아버지의 호의가 고마웠지만 “저는 괜찮으니 대신 할머니 갖다 드리세요. 이 시간에 나와 계시면 할머니 걱정 하실 텐데 얼른 들어가세요”라며 끝내 거절했고, 발걸음을 옮기려던 차 뒤에서 시동 걸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는 떨리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대로 경직됐다. 그때 할아버지가 그에게 “에이XX. 야, 뛰어가. 뒤돌아보지 말고 계속 뛰어!”라고 소리쳤다. 대답할 정신도 없이 앞만 보고 분당구청 앞 횡단보도까지 달린 그는 건너편 광경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방금 전 그 앞에서 어슬렁거리던 술 취한 남성 3명이 건너편에 봉고차를 세우고 누군가를 찾는 듯 계속 두리번거렸던 것. 이 일이 있고나 후부터 그는 야간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고, 아직도 그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할아버지가 미끼였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날 바로 납치됐을 수도 있었는데 그 할아버지가 살려준 것 같다.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한편으론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례는 실제로 납치까지 이어지지 않아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무조건 괴담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작년 즈음 예전 실제 장기적출 사건의 피해자 측이 법 제정을 호소하며 호소문을 통해 피해사례를 낱낱이 공개했기 때문. 피해자는 16세의 자폐증을 앓고 있는 남학생이었고, 남학생의 아버지는 일부 장기가 적출되어서 온 아들을 껴안고 하염없이 오열했다고 전해졌다. 다음은 피해자 아버지의 호소문 중 일부를 발췌했다.

“어느 날 갑자기 길거리에서 아이를 잃어버렸습니다. 내 아이는 16살의 자폐아입니다. 아들을 되찾으려 전국을 헤맸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6개월 만에 잃어버렸던 자리에서 아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진짜 부모 아니면 못 알아볼 정도로 거지꼴이 되어서 왔습니다. 집으로 데려가 아이를 목욕 시키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몸에는 알 수 없는 칼자국이 있었고 곧바로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콩팥 하나가 없어졌습니다. 이것은 약과입니다.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들은 내 아이보다 더한 고통을 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법 제정이 시급합니다.” 

표적납치,
장기적출 왜?

그렇다면 이들이 경험한 표적납치는 과연 누가, 왜, 어떠한 방법으로 행하는 것일까.

장기매매를 알선하는 관계자에 의하면 표적납치는 불법장기밀매를 위해 거치는 필수코스라고 한다. 장기밀매는 일명 통나무 사업이라고 불리며 조직폭력배의 가장 큰 자금줄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들은 한국에서 불법 체류하는 중국인 또는 조선족을 끌어들여 납치 미끼로 이용하기도 하고, 인터넷에 피팅모델 혹은 연예인 지망생 모집공고를 올린 후 피해자들을 납치장소로 자연스럽게 유인하기도 한다. 또한 보호대상자인 노약자, 임신부, 어린아이를 미끼로 사용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건장한 남성의 장기가 장기이식수요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어 미모의 젊은 여성을 세우는 등 새로운 납치전략을 쓰기도 한다고 전해졌다.   

그럼 끔찍하고 잔인한 장기적출과정은 과연 어떨까. 우선 장기 브로커인 조직폭력배가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의 맞춤의뢰(수요자가 원하는 장기의 크기와 신선도 책정)에 의해 병원 혹은 보험회사로부터 몰래 입수한 개인의료기록 정보를 토대로 장기적출 할 대상을 결정한다. 이후 열흘 내지 보름 전까지 표적대상의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일주일 동안은 납치할 기회를 본다. 납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그들은 피해자를 수면마취 시킨 뒤 수술대에 눕히고, 정신을 잃은 피해자의 배를 갈라 살아있는 채로 모든 장기들을 적출한다. 피해자는 심장이 뛰고 있는 상태에서 순식간에 몸 안에 있던 모든 장기를 적출 당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체장기적출이다. 이처럼 잔인한 생체장기적출방법은 중국에서 먼저 암암리에 시행됐고, 외국인 지문날인제도폐지가 시행된 이후 외국인 범죄가 증가하면서 생체장기적출사건도 잇따라 증가했다고 알려져 있다. 장기적출을은 마친 이들은 남은 사체를 분쇄기에 넣어 갈거나 염산으로 녹여 하수구에 버린다고 한다. 이는 증거인멸을 위한 과정이다.

젊은여성 세워 유인…진화하는 신종미끼
“표적납치는 곧 생체장기적출로 이어져”

표적납치와 장기적출. 실제로 발생하는 일임에도 왜 언론과 정부는 이러한 일들을 단순 괴담이라고 치부할까. ‘언론계와 정치인 등이 거대 조직폭력배들로부터 뇌물과 성상납을 받았다’ ‘경찰이 수천여 명에 이르는 실종자를 찾지 못해서 괴담이라고 핑계를 댄다’ 등 추측성 이유가 난무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게 불법장기적출·밀매는 괴담으로 종지부 지어지는 듯 했다.


그러다 작년 즈음 중국 생체장기적출을 전 세계에 폭로한 전 캐나다 국무장관 데이비드 킬고어 박사가 한국정부와 언론을 향해 “한국정부와 고위층이 전국 곳곳에서 성행하는 생체장기적출 문제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며 생체장기적출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그는 미국의 모 언론을 통해 “중국 고위층과 연루된 ‘장기적출범죄’ 폭로 기자회견을 한국 고위층 압력으로 프레스센터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한국 고위층이 중국 장기매매 실상을 숨기려 한다. 중국 공산당이 ‘싱싱한 장기’를 얻으려 한국인을 상대로 생체장기적출·이식 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대한이식학회와 의사협회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중국과의 경제마찰을 줄이기 위해 쉬쉬하는 것 아닌가”라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를 접한 한국 네티즌들은 “정·재계 고위층들이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기 전에 자신의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해 불법 납치와 맞춤장기매매와 관련된 사실을 언론과 방송을 통해 덮으려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인권위와 피해자 측은 “인신매매와 장기적출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는 투명한 장기이식법을 제정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장기이식수술을 하기 전후에 대면검증절차를 걸쳐 장기기증자, 장기수요자, 그들의 가족과 함께 수술부위와 기증서류를 확인하는 법안을 제시하며 이 법이 하루속히 시행되길 바라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
범죄 흉포화 시켜

한 범죄 심리전문가는 “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범죄를 더욱 흉포화 시킨다. 납치, 유괴, 성폭력, 살인, 조직폭력, 인신매매, 장기매매, 인육매매와 같이 생명과 관련된 강력범죄는 형량을 무겁게 해 가해자들로 하여금 법의 엄중함을 깨닫게 해야 한다”며 “언론의 투명한 보도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보호와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이 병원에 신상정보 기록이 남아 있고, 각종 보험에 신상 기록이 있다면 10년 안에 당신과 가족은 표적납치 또는 맞춤장기매매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국가적 특단의 조치가 시급한 때이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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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