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 갈비뼈 뽑고 귀 자르고…별난 '이색성형' 천태만상

개성 살리다 외계인 된다

[일요시사=사회팀] 성형은 이제 자기관리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눈, 코 성형 등은 애교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성형이 대중들 사이에서 일반화됐다는 의미다. 이처럼 성형이 난무하는 와중에 일반적인 성형과 달리 이색 성형을 시도하는 이들이 있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칫 성형 중독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이색성형. 그 충격적인 실태를 공개한다.

“목둘레 축소하는데 얼마에요?”

요즘 성형외과 의사들이 받는 황당한 질문이다. 이처럼 성형부위는 시대가 변할수록 얼굴에서 보디라인이나 구체적인 신체부분으로 세부화 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지방과 강남의 몇몇 성형외과병원들은 이색성형 기법을 도입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기막힌 성형
여기 다 있다!

이색성형을 꿈꾸는 사람들은 개성을 살리고자, 좋은 관상을 얻고자 혹은 연예인 같은 아름다운 몸매로 변화시키고자 성형외과를 찾는다. 다양하고 기막힌 이색성형. 종류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숨어있을까.

4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성형외과를 찾았다. 무릎성형을 위해서다. 몇 년 전 해외 톱스타 데미무어가 전 남자친구였던 에쉬튼 커쳐에게 잘 보이기 위해 4억원을 들여 20대 몸매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보도됐던 적이 있었다. 그 중 데미무어의 무릎성형이 특히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바로 나이로 인해 쳐진 무릎살을 끌어올려(리프팅) 탱탱하고 탄력 있는 무릎을 만드는 성형수술이었던 것.


그러나 타인에 비해 비교적 피부색이 어두운 편이었던 이 40대 여성은 무릎성형을 결국 포기해야만 했다. 무릎수술의 경우 늘어진 피부를 절개한 후 살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흉터가 남을 수밖에 없는데, 추후 수술한 부위가 재생을 하면 흉터부위가 밝아지면서 눈에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 얼굴이나 복부와는 달리 무릎 주위에는 흉터를 가릴 수 있는 별다른 모발이 없어 서양인보다 비교적 피부색이 어두운 동양인에게 취약한 성형으로 꼽히고 있다.

여성들의 쾌재를 불러일으키는 이색성형의 종류는 이것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보형물이나 자가 지방을 골반부위에 이식해 신민 아처럼 섹시한 골반라인을 만들어주는 골반성형, 보형물을 넣어 쇄골을 도드라져보이게 만드는 섹시 쇄골성형, 출산과 비만으로 인해 쳐지고 퍼진 엉덩이를 리프팅하거나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해 실리콘을 이식하는 기법인 힙업성형, 운동선수처럼 유난히 굵고 짧은 목을 보톡스를 이용해 근육을 축소시켜 얇고 길어보이게 만드는 목둘레 축소성형 등이 뭇 여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골반뼈·쇄골·무릎성형·요정귀 성형수술 유행
안구 미백·귓불성형·목둘레 축소 등 세분화돼

남성들도 예외는 아니다. 남성들은 대부분 배우 소지섭, 남성그룹 2PM 같은 야성적인 몸매를 탐내는 경우가 많아 인위적인 가슴근육성형과 복부 식스팩 성형 등에 현혹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가슴근육성형은 성형만으로는 근육질의 울퉁불퉁한 가슴을 만들 수 없다고 알려졌다.

남성 가슴성형은 여성형 유방을 가진 부유방인 남성들에 한해서만 지방 흡입술을 이용해 일반적인 가슴을 만들어주는 성형일 뿐 근육질 가슴성형은 철저히 와전된 소문이었다. 식스팩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방송에서 식스팩 성형을 한 남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전문의들도 웬만하면 환자들에게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심하면 장기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도 있을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불교와 유교사상을 이어받은 아시아권 사람들의 경우 팔자를 고치기 위해 성형을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귓불성형과 손금성형이 있는데, 이는 꼭 필요하지 않은 성형임에도 사람들은 재물복을 얻고자 혹은 사고 없이 건강하게 장수하고자 성형을 시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먼저 귓불성형의 경우 관상학적으로 금전운을 좋게 만드는 넓은 귓불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취업난에 허덕여 돈 몇 푼으로 창업이라도 해볼까하는 심산에서 재물복의 상징인 두툼하고 넓은 귓불로 성형하곤 한다. 귓불성형은 자가지방을 이식하거나 귀 뒤의 피부를 들어 올리는 수술법을 이용해 도톰하게 만들 수 있다.


관상·주름성형도
선풍적인 인기

손금성형은 대부분 팔자를 고치려 20∼30대 젊은이들과 중년남성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전에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100억 부자 할머니의 손금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할머니의 손바닥 중앙에는 일자선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었고, 이러한 손금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손금과도 같다는 소문이 퍼져 ‘성공한 사업가의 손금’이란 명칭을 얻게 됐다.

손금성형은 손금에서 약한 부분에 의학용 실 등으로 선을 넣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시술 후 환자가 원하는 손금형태가 아니거나 부자연스러운 선 또는 삐뚤거리는 선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전문의들은 손금성형을 만류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나이가 들수록 주름은 온몸을 휘어 감는다. 눈가 주름은 물론이고 나이테를 말해주는 목주름, 심지어 손 주름도 배제할 수는 없다. 통통하고 예쁜 손을 갖고자 손등과 손바닥 성형을 선택하는 여성들도 하나둘씩 생겨났다. 그러나 얼굴 주름을 펴는 것처럼 손 주름 성형도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손 주름 성형은 주름진 피부와 함께 근육을 팽팽하게 잡아당긴 뒤, 여분의 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형식의 일반적인 주름제거 수술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 손의 경우 손등과 손바닥의 피부색깔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제거·봉합수술을 하면 흉터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이 수술방식은 피하고 대신 손등에 지방을 이식해 손의 탄력을 생생하게 불어넣어주는 지방이식술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손바닥 성형도 손 주름 성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손바닥을 잘라내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절개수술 대신 대체로 손바닥 지방 흡입술을 이용한다.

두툼한 손바닥이 보기 싫어 손바닥 지방 흡입술을 받았다는 20대 유모씨는 “마른 외모와는 달리 솥뚜껑같이 무식하게 생긴 손바닥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다. 숱한 고민 끝에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 손바닥 성형을 하게 됐다”며 “지금은 날씬해진 손바닥을 갖게 돼 콤플렉스도 사라지고 사람들 앞에서도 자신 있게 손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범접할 수 없는
기막힌 성형도

안구미백 성형은 성형마니아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안구미백은 극도로 충혈된 눈이나 선천적으로 타고난 눈 점, 습관적 술·담배로 누렇게 변색 돼버린 흰자위를 다시 하얗게 만드는 성형술이다. 이 성형은 다른 성형과는 달리 안과나 한의원에서 시술하기도 한다.

직장인 이모씨는 “컴퓨터 없이는 업무를 할 수 없어 항상 모니터를 바라보는 습관 때문에 나도 모르게 매일 눈이 충혈돼 있었다. 사람들이 눈병났냐고 물어볼 정도로 충혈이 심해 안구미백술을 선택하게 됐다”며 “시술 후 안구건조증이 동반됐다는 후기를 보면서 할까 말까 망설였지만 토끼눈보다 낫다는 생각에 바로 안구미백시술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출산 후 늘어진 유두를 원래 상태로 탈바꿈시켜주는 유두 축소술, 급격하게 불은 살을 단기간에 빼느라 선명하게 남겨진 튼살을 감춰주는 튼살 성형도 여성들의 위시리스트상에 올라와 있다.

해외에서는 이보다 더 개성 넘치고 별난 성형이 인기리에 성행하고 있다. 발볼 축소성형과 요정귀 성형이 바로 그것. 해외, 특히 다국적 인종이 살고 있는 미국과 영국에 거주하는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색성형이 먼지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예쁜 하이힐을 신기위해 멀쩡한 발볼 뼈를 제거해 발볼 축소 수술을 감행하는가 하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엘프(요정)의 귀가 탐나 귀 끝이 뾰족한 엘프귀로 성형하는 엘프족이 늘고 있다고 한다. 엘프귀는 귀 뒤의 연골을 뺀 후 귀 끝에 이식해 만들어지는데, 일반 사람들은 그 귀를 보며 예쁘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외계인 귀로 평가한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효과 검증 안 돼 일부 병원만 시술
노력 않고 쉽게 선택해 중독 우려

바비인형 몸매가 부러워 갈비뼈를 제거한 여성도 있었다. 캐나다의 한 여성은 어릴 때부터 동경해왔던 한 손에 잡힐 듯한 바비인형의 가는 허리가 탐나 자신의 갈비뼈 중 일부를 제거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인간이 소유할 수 없는 바비인형같은 허리다”라고 말하면서도 “갈비뼈를 제거하면서까지 바비인형이 돼야 했나. 몸매는 예뻐졌을지 몰라도 건강은 어떨지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일명 ‘도넛헤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마취 않고 이뤄지는 시술인 만큼 시술 장면만 봐도 끔찍하고 엽기적이다. 도넛헤드성형은 이마 한 가운데에 주사 바늘을 꽂은 뒤 식염수를 채워 넣는 시술이다. 식염수가 다 채워진 후 완성된 이마의 모형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이마 한 가운데는 움푹 파이고 그 외에는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 마치 도넛의 형상처럼 보인다. 이 도넛헤드성형은 개성파 젊은이들이 쉽게 접하는 성형 중 하나로서, 인체에는 덜 해롭지만 성형 후의 모습이 꽤 혐오스러워 “얼굴 갖고 장난 하느냐”며 개성을 중시하는 일본 내에서도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유지기간은 약 15일 정도라고 한다. 

연예계 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성형 열풍은 대단하다. 이색성형까지 생겨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이색성형은 자칫 큰 부작용과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색 성형은 성형 부위 자체가 일반화되지 않은 세세한 부위이기 때문에 이를 시술·수술하는 병원은 전국에서도 몇몇 병원으로 한정돼 있고, 이색성형 경력을 가진 전문의가 국내에는 거의 없기 때문에 성공적인 수술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강남의 모 성형외과 원장은 “미용성형 의학기술이 발전해가면서 성형부위도 점점 더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그러나 과장광고에 현혹돼 검증도 안 된 성형외과를 무턱대고 찾았다가 심한 부작용과 후유증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독특한 부위를 성형하고 싶다면 원하는 부위를 전문적으로 수술 혹은 시술하는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검증된 병원서
시술 받아야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가 도래 하면서 이색성형도 개성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타인과 다른 매력을 살리고자 선천적으로 타고나지 않은 부분을 변화시키는 것과 달리 노력하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것도 성형이라는 수단을 통해 단기간에 얻으려 하는 점은 문제가 있다. 전문의들은 무분별한 성형이 자칫 성형중독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성을 살리거나 외모를 가꾸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성형에 기대려는 사고방식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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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