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수도권 폐기물 어디로?

일촉즉발 쓰레기 대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직매립 금지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소각장은 턱없이 부족하고, 기존 시설마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수도권 각 지자체가 부랴부랴 대책을 세워보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많은 쓰레기들은 앞으로 어디로 향하게 될까?

내년부터 수도권의 쓰레기 처리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지난달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서울·경기·인천 지자체가 참여한 4자 협의체가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제도 시행에 합의하면서, 오는 1월부터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반드시 전처리를 거쳐야 매립할 수 있다.

시설 부족
포화 상태

그동안 종량제봉투에 담긴 쓰레기가 별다른 선별이나 소각 없이 그대로 매립지로 들어가는 방식이 유지돼왔지만, 이 같은 처리는 앞으로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직매립 금지는 말 그대로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묻는 방식’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내년 1월1일부터 서울·경기·인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재활용품 선별을 먼저 진행하고, 남은 잔재물은 소각 등 전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처리 없이 매립지로 반입하는 기존 방식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직매립 금지는 수도권매립지의 급격한 포화 문제로 수년 전부터 논의돼왔다. 2021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직매립 단계적 폐지가 확정됐고, 이후 수도권 지자체들은 법 시행에 맞춰 전처리 체계를 확대해 왔다. 다만 일부 지자체가 “처리시설이 부족하다”며 유예를 요청했지만, 정부는 매립지 수명을 더는 연장하기 어렵다며 기존 일정을 유지했다.


직매립 금지가 추진되는 주요 요인은 수도권매립지의 남은 공간이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생활폐기물이 인천 매립지로 들어갔고, 현재 사용 가능한 매립 공간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다.

매립지 포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묻는 방식’을 줄이고, 매립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

인근 주민 반발에 시설 확충 불가
서울·경기·인천 대책 없어 골머리

환경적인 이유도 크다. 전처리 없이 매립하는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메탄 등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고, 침출수 관리 부담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 부담이 크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묻는 방식을 줄이고, 소각이나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 맞춰 수도권 직매립 금지를 추진하게 됐다.

문제는 제도가 시행되는 내년 1월이 코앞인데도, 수도권 전체가 직매립 금지를 감당할 만큼의 처리 여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도권에서는 하루 약 4700톤의 생활폐기물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물량을 온전히 전처리할 만한 공공 소각시설과 선별 시설이 충분한 곳은 거의 없다. 현재 공공 소각시설이 처리할 수 있는 양은 전체 발생량에 미치지 못하며, 시설별 가동률도 이미 최대치라서 여유가 없는 상태다.

또 지역 내 공공 소각장들이 모두 정상 가동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전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 쓰레기 중 상당량이 남게 된다. 직매립 금지 이후 수도권에서 하루 약 1200톤가량의 물량이 당장 갈 곳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시설 노후화 문제도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 수도권 공공 소각시설 상당수는 건립된 지 오래돼 정비나 개·보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부 시설에서는 고장이나 정기 점검으로 가동이 멈추는 문제가 반복됐고, 이때마다 인근 지역으로 처리 물량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기존 처리 여건도 불안정해지고 있다. 고장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되면 실제 처리 가능한 양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문제로 지적돼왔다.

가동 중단
처리 불가

선별 시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직매립 금지가 시작되면 재활용품 선별 비중을 높여야 하지만, 수도권 선별 시설은 이미 포화 상태이거나 설비 자체가 낡아 처리 속도가 더디다. 전처리량이 늘어날수록 선별 과정에서 병목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선별되지 못한 잔재물은 결국 소각으로 넘어가면서 다시 전체 처리양에 부담을 주게 된다.

쓰레기를 광역 단위로 이동해 처리하던 기존 방식도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직매립 금지 시행을 앞두고 일부 지역에서는 외부 반입을 제한하거나 반입 물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지자체가 서로의 부족한 시설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왔지만, 전처리 물량이 전체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타지역의 쓰레기를 받아줄 여력이 없다.

수도권 직매립 금지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곳은 단연 서울이다. 서울은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하루 발생량은 약 2888톤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약 2384톤은 소각을 통해 처리하지만, 여전히 하루 504톤은 매립지로 직행하고 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8만톤이 넘는 규모다.

그동안 서울시는 마포구에 새 소각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와 함께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사업이 중단된 상황이다. 결국 서울시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민간 소각장 활용뿐이다. 서울시는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하고, 직매립 금지를 예정대로 시행할 경우 처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은 소각장 확충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기존 시설도 노후화로 가동률 변동이 잦아 추가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처리 여력이 부족하다. 경기도 내 공공 소각시설의 하루 처리 가능량은 약 3500톤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발생량은 4700톤이 넘는다.

주민 반대
속수무책

결국 하루 약 1200톤은 민간 소각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시·군이 공공 소각시설 신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 시설의 완공 시점은 2027년에서 2030년 사이로 예상된다. 직매립 금지 시행 시점과 시설 확보 시점 사이에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경기도 곳곳에서는 이미 기존 소각시설의 가동률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신도시 개발과 외곽 지역의 인구 증가로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꾸준히 늘고 있어 처리 수요가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경기도는 당분간 민간 위탁과 외부 반입 조정 등을 통해 여건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직매립 종료를 오래전부터 주장해 온 인천 또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인천은 지난 30여년 동안 수도권 전체 폐기물을 받아오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그 이유로 인천은 지금 가장 큰 부담을 떠안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그동안 수도권매립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매립 금지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 수도권매립지는 이미 포화 단계에 들어섰고, 인천시는 더 이상의 직매립을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왔다. 시행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자체 처리 능력 역시 부족했다.

직매립이 중단되면 인천도 연간 7만톤가량의 생활폐기물을 추가로 소각해야 하는데, 이를 감당할 공공 소각장은 확보되지 않았다.

직매립 금지가 실행되면 수도권 지자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사실상 하나뿐이다. 결국 수도권의 쓰레기들을 민간업체로 향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수용 여력이 없는 지역일수록 민간업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민간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비용 부담은 커진다.

민간업체 활용 불가피
비용 부담은 시민들 몫

지금까지는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묻을 경우 1톤당 약 11만6000원 수준이면 처리가 가능했고, 공공 소각시설을 이용하더라도 12만원을 크게 넘지 않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민간 소각장 위탁 단가는 이보다 훨씬 높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보통 14만~16만원 선에서 책정되고, 일부 시설은 20만원을 넘는 곳도 있다.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에서 배출된 생활폐기물은 약 28만7000톤이며, 이 가운데 21만5000톤은 소각으로 처리됐지만 7만2000톤가량은 매립으로 넘어갔다.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면 이 7만톤 규모를 전량 소각으로 돌려야 한다는 의미다.


단가를 20만원으로만 단순 환산해도 연간 약 140억원이 필요하고, 직매립 비용을 가장 낮은 수준인 12만원으로 잡더라도 추가 부담만 60억원에 이른다. 인천뿐 아니라 서울·경기에서도 비슷한 구조가 반복될 수밖에 없어, 민간 의존이 늘어날수록 재정 여건이 크게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비용이 인상되면 그 부담은 주민들이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인천 일부 지자체는 올 초 종량제 봉투 가격을 조정하며 20리터 기준 약 16% 오른 870원으로 인상했다. 부평·계양·남동·연수구 등이 먼저 가격을 올렸고, 다른 지역들도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 지자체는 단기 대책과 중장기 대책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민간 소각장과의 장기 위탁 계약 여부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며, 계약 물량 확보를 위해 여러 지자체가 같은 시기에 움직이면서 경쟁이 심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처리 물량이 많은 대도시권은 일정 규모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계약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직매립 금지 초기 단계에서 처리 지연이나 물량 분산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자체 조정
중요한 과제

지자체 간 조정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에는 그 동안처럼 부족한 지역의 물량을 인근 지역이 대신 처리해주는 방식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각 지자체는 내부적으로 자체 감량과 처리량 조절 계획을 마련 중이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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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