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커닝 대결 연고전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5.11.17 06:08:45
  • 호수 1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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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맞아? 194명 베꼈다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커닝 대결 연고전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연세대의 시험 과정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담당 교수는 발뺌하는 학생에 대해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고 공지했다.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부 과목으로 개설된 2025년 1학기 ‘자연어(NLP)처리와 챗지피티(ChatGPT)’ 과목의 지난달 15일 비대면 중간고사에서 수백명 규모의 집단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자수하라”

지난달 29일 담당 교수는 “영상 확인 중 부정행위를 하는 모습이 매우 다수 확인됐다”며 “최소한의 부정행위 방지 차원에서 시험을 진행했는데 부정행위로 인해 다른 학생이 피해 보는 상황은 용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이어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자는 조교의 의견이 있어 이번 주 금요일(지난달 31일)까지 자수하는 학생에 한해서는 중간고사 성적만 0점처리 하겠다”면서 “자수의 기회를 줬음에도 발뺌하는 학생은 학칙에 나와 있는 대로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 이번에 부정행위와 끝장을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시험 문제를 캡처하는 행위 ▲주기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다른 부분을 응시하는 행위 ▲화면의 창·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변하는 행위 ▲의도적으로 촬영 화면을 잘라 다른 프로그램을 안 보이게 띄워 놓는 행위 등의 부정행위를 확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기말고사 때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대면 시험도 고려하겠다고 알렸다.

해당 과목은 600명 정원의 대형 강의로 동영상 콘텐츠로 학기가 진행되고 있다. 학기 초 500명 정원으로 개설됐으나 수강신청을 한 인원이 700명이 넘어섰고 학교 측은 해당 과목의 정원을 한 차례 100명 증원했다.

연세대 AI 중간고사
집단 부정행위 발생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30일 연세대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자연어 치팅했는지 양심껏 투표해 보자’는 게시글을 올라왔는데, 현재까지 194명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응답했다. ‘직접 풀었다’는 응답은 167명에 그쳤다.

다만 해당 투표는 실제 해당 과목 수강 여부와 무관하게 참여할 수 있어 수치가 현실보다 과장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고려대에서도 지난달 25일 진행된 교양과목 ‘고령사회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 중간고사에서 일부 학생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문제를 공유하며 답안을 주고받은 사실이 학생 제보를 통해 밝혀졌다.

해당 시험은 별도의 보안 프로그램 등 부정행위 방지 장치 없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이 강의는 약 1400명이 수강하는 대형 온라인 강좌로, 부정행위가 발생한 오픈채팅방에는 500명가량이 참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채팅방은 시험 이전부터 수강생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커뮤니티로 운영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의 교수는 지난달 27일 공지를 통해 “명문사학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강의를 해주신 교수님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부정행위를 묵과할 수 없으므로 중간고사 전면 무효화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고려대도 답안 공유
교수는 “큰 충격”

‘머리들 좋네’<ssjj****> ‘온라인 비대면 시험 자체가 말이 안 되지’<xeno****> ‘이런 도덕적 관념 없는 학생들은 사회에 나와도 역시 도움이 될 자는 아닌 듯 싶습니다’<kich****> ‘이러면 학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데’<az41****> ‘얼마나 티 안 나게 쓰는지가 평가 항목?’<aoo5****>

‘등록금은 많이 받으면서 거대한 수강생들 받으려고 온라인 수업으로 하니까 이런 부정이 생길 수밖에 없지! 한 강의에 500명, 600명씩 듣는다는 게 정말 놀랍다’<koni****> ‘이 학교들은 더 이상 명문대가 아니다’<lows****> ‘공부 좀 한다하는 애들이 왜 그랬을까?’<hoho****>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수준은 아직 한참 멀었다’<epic****>

‘과연 반성은 할까? 재수 없게 걸렸다고 툴툴거리면서 내부 제보자 수색에 나서겠지’<4750****> ‘커닝도 연고전·고연전이네’<4750****> ‘지성은 개나 줘라’<didi****> ‘SKY를 꿈꾸면서 지금까지 공부해온 학생들에게 이런 세계가 있다면 누가 과연 서울·연·고대를 인정하겠는가?’<ilai****> ‘대학에서 커닝은 오래된 전통이다’<seo9****>

‘시대는 빠르게 발전하는데 퇴보하는 대학의 문제다. 대학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지금 뭘 가르치고 있는지?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한지 오래고, 교수들도 자리만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많다’<gjk4****> ‘전국의 모든 대학 전수조사 해야 한다’<java****> ‘부정행위는 당연히 잘못이고 처벌하면 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한만큼 문제 방향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 답안지가 옆에 있는데 처벌로 막으면서 지나가는 건 아니라고 본다’<junh****>

전면 무효

‘학비가 얼만데 코로나 이후 툭하면 비대면 수업·시험’<bess****> ‘감당이 안 되면 입학 정원을 줄여서라도 양질의 진정한 교육생태계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hiru****> ‘공부할 때는 AI의 도움을 받되, 그걸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쓰도록, 무조건 대면시험으로 손 글씨로 쓰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단순 리포트 제출도, 발표 ppt 작성도 AI를 써서 했니 안 했니 말이 많으니 그런 과제 대신 토론을 한다든가 강의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다’<lite****>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단 커닝’ 서울대는?

연세대와 고려대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되자 서울대도 고민 중이다.

서울대는 10월21일 학부생을 대상으로 ‘챗GPT로 숙제해도 될까요’라는 워크숍을 개최한다.


서울대는 이번 사태를 고려한 듯 행사 공지문에 서울대는 행사 공지문을 통해 ‘학생들의 AI 활용 과제 수행에서 나타나는 학업 진실성 문제’ 등을 쟁점으로 들었다.

아울러 올해 2학기인 지난 9월부터는 ‘지속 가능한 AI리더십’ 교과 인증 과정을 개설해 수업을 진행 중이다.

인증 과정에는 ▲현대사회와 윤리 ▲과학기술과 사회정의 ▲데이터와 기술문화 ▲인공지능과 데이터 윤리 등 6개 강의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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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