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젖병 세척기 논란

회색 분말 정체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영유아 젖병 세척기 논란이 계속 커지고 있다. 내부 부품 파손으로 시작된 논란이 이제는 업체의 무대응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피해자들은 업체에 대해 형사와 민사상 모두 법적 대응에 나섰고 정부기관에서도 조사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한정적인 리콜과 환불로 대응하던 업체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시중에 유통 중인 일부 업체의 젖병 세척기에서 파손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피해 사례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 피해자들은 집단소송까지 예고했지만 업체의 대응은 전혀 없는 수준이다.

플라스틱 잔해

오르테와 소베맘 젖병 세척기에서 내부 플라스틱 부품이 갈라지거나 깨지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업체 측 대응이 전혀 없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육아 커뮤니티와 오르테·소베맘 젖병 세척기 피해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내부 회전 부품의 비정상적인 마모, 파손 등으로 인한 내부 PP플라스틱 부품의 잔해로 보이는 회색 분말, 조각 등의 인증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제품 하자는 ▲‘내부 PP 플라스틱’ 부품 마모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회색 분말과 조각, 부스러지는 현상 ▲젖병 거치대 손상 및 마모 ▲열탕 소독 시 발생하는 플라스틱 실타래(플라스틱 섬유질 추정) 등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오르테와 소베맘 측은 사과문을 게시하고 일부 제품에 한해 환불·교환 조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제품은 오르테 젖병 세척기 중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 사이에 생산된 일부 제품이다. 오르테 측은 이 기간 중 제품 내부 부품이 파손되면서 젖병에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 유입될 수 있는 결함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오르테 측은 “문제가 생긴 해당 제품은 일부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이상으로 인해 부품이 약해진 상태로 출고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 발생 시점으로 파악된 지난해 12월 생산분부터는 전량 검수 및 생산 중단 조처가 내려졌으며, 이미 출고된 제품에 대해서는 시리얼 넘버 기준으로 교환·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베맘 젖병 세척기’를 생산한 제이든앤인터내셔널도 앞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해당 회사는 자사 제품 하단 선반에서 균열 현상이 발생한 점을 확인했으며, 품질 이상이 발생한 생산분의 배합 비율을 전면 재검토하고 생산 공정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뒤늦게 한정적 리콜·환불
“문제 숨기려는 얕은 수작”

소베맘은 사과문에서 “문제가 된 제품은 상반기 생산된 일부 선반 제품에 한하며, 이후 생산분은 품질 검수 결과 이상이 없었다”며 “앞으로는 매월 공장 품질 점검과 함께 소비자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또 지난 1월~4월 사이 ‘소베맘 젖병 세척기’를 구매한 고객 중 제품 이상을 경험한 이들에 대해서는 빠른 환불 처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업체의 이 같은 대응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업체들은 말도 없이 부품 교체를 위해 부품을 소비자들에게 배송하거나 일부 시리얼 번호만 한정된 기간 동안 리콜 및 환불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피해자 A씨는 “오르테 측이 지난 6월에 갑자기 ‘제품 내구성 향상’을 이유로 문제가 된 부품의 교체를 권고하며 부품을 일괄 발송했다”며 “부품을 교체하면서 이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자의적으로 부품을 교체했고 교체 당시에 생긴 문제인지, 아니면 원래 있던 문제인지 밝히는 것이 어려워졌다. 오르테는 문제를 사전에 알고 있었고 문제를 숨기려는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오르테가 말한 시리얼 넘버에 해당하지 않는데 동일한 증상이 있었다”며 “하지만 오르테는 리콜과 환불 접수를 받고 있지 않다”고 호소했다.

이런 문제로 현재 네이버 카페 ‘오르테&소베맘 젖병 세척기 피해자 정보 공유 및 소통 카페’의 회원 수는 63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지난달 공식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고 민사 및 형사소송을 병행하는 법적 대응에 돌입했다.

아울러 제조사에 대해 ▲제3의 공인기관을 통한 시료 분석 및 결과 공개 ▲정부·제조사 합동 조사단 구성과 조사 기간 중 판매·광고의 일시 중단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기간·구매처 제한 없는 전면 환불 및 교환 등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교범 변호사(법무법인 지금)는 “이번 사안은 단순한 하자를 넘어, 제조물 책임과 안전관리 의무 위반이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리콜 대상이 아닌 제품들에서도 유사한 결함이 확인되는 만큼, 위자료와 실손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민·형사소송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품 파손에 이어 무대응까지
소비자상담센터에 451건 접수

이어 “젖병 세척기가 식품위생법상 식기세척기류로 분류돼 어린이제품특별안전법 적용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신생아용 제품임에도 기준이 지나치게 느슨한 만큼, 제도 개선 촉구와 함께 OEM 제조 과정 전반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오르테와 소베맘이 연락이 두절됐다는 점이다.

김해시에 거주 중인 C씨는 “오르테가 정한 기한 동안 리콜 신청을 하지 못해 고객센터에 문의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고객센터로 전화를 해도 연결음만 계속될 뿐 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D씨는 “지금 소베맘은 연락이 안 된다. 온라인 문의도 로봇 답변으로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렇게 피한다고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지금 온라인에서 환불을 못 받았다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지만 소베맘은 아무런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요시사>에서도 각 업체 고객센터로 연락을 취해봤지만 로봇 채팅을 통한 답변만 받을 수 있어 사실상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오르테의 주소에 찾아가 본 피해자도 있다. 그는 “하도 연락이 되지 않아 사무실 주소로 찾아가 봤다”며 “오르테 기업정보에 나와 있는 주소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관리사무실을 통해 연락을 취해봐도 아무런 답변을 받을 수 없었고, 홈페이지에 있는 주소는 주식회사 삼부자가 창고로 사용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기관에서도 조사에 나섰다.

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중국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생산, 수입·판매되고 있는 젖병 세척기 오르테와 소베맘은 지난 7월17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451건의 피해 상담이 접수됐다.

소비자연맹은 “오르테는 내부 부품 마모·균열 문제를 인지했음에도 홈페이지나 제품 공지를 통해 구체적 안내 없이 부품 교체와 기존 부품 폐기만 안내했고, 소베맘은 유사한 품질 불량 사례가 확인됐으나 피해 범위와 원인 공개 없이 제한적인 교환·환불만 진행했다”고 밝혔다.

부품 마모

이어 소비자연맹은 “해외 유입 저가형 제품의 결함이 명백히 추정되고 피해가 다수 발생한 경우 판매와 중지를 권고하고 즉시 안내 가능하도록 임시리콜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영유아 제품 특성을 고려해 젖병 세척기를 어린이제품안전법 적용 대상으로 전환하고 해외 OEM 제품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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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쿠팡 사태의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뜻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외교전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더불어 쿠팡의 ‘믿는 구석’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을 넘어 미국 정가마저 반응하고 있는 쿠팡 사태를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지난해 11월 말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3000만건 이상 유출됐다.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규모를 웃도는 수치였다. 지난달 28일로 쿠팡 사태는 두 달째를 맞았다. 그동안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까지 쿠팡 사태를 언급했다. 미국 기업 방패 삼아 하지만 쿠팡의 태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뻔뻔함’을 앞세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쿠팡 사태는 지난해 11월29일 쿠팡 고객에게 발송된 문자로 시작됐다. 문자에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배송 주소록, 주문 정보 등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 측은 결제 정보와 로그인 관련 정보는 괜찮다고 했다. 주말 사이에 문자를 받은 고객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앞서 상반기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 직원의 소행이라는 의혹이 번지면서 충격을 더했다. 사태가 쿠팡 시스템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정부는 쿠팡 사태 발생 직후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경찰은 쿠팡 본사 현장을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회를 진행했다. 정부는 쿠팡 유출 대응 범부처 TF를 구성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세청도 가세해 전방위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난 지 사흘 만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쿠팡 때문에 우리 국민이 걱정이 많다”며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에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역대 정부 최초로 생중계된 기관별 업무보고에서도 쿠팡에 대한 질책을 이어갔다. 당시 이 대통령은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 규정을 어기지 않았나.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에 대한 처벌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전방위서 압박했는데도… 그러면서 “야간 노동자의 건강권 이야기가 사실 쿠팡 때문 아니냐. 너무 가혹하고 심야 노동 때문에 많이 죽는 것 아니냐. 금지시키자는 주장도 있다”며 “새로운 노동 형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 기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뿐만 아니라 쿠팡 자체를 정조준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정도의 전방위적 공격에도 쿠팡의 태도는 그대로였다는 점이다. 정부와 논의되지 않은 자체 조사 결과를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도 모자라 실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3000여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쿠팡의 ‘셀프 조사’ 결과에 경찰 등이 반박했지만 쿠팡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쿠팡의 주장대로면 피해 규모는 1만분의 1로 줄어든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대국민 사과도 사태 발생 한 달 만에야 나왔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하지만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진행한 청문회에는 출석하지 않아 사과의 진정성이 바랬다. 실제 김 의장뿐만 아니라 김유석 쿠팡 부사장 등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쿠팡에서 제시한 보상안은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쿠팡은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등 총 3370만명의 고객에게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현금 배상이 아니라 쿠팡, 쿠팡이츠(배달), 쿠팡트래블(여행), 쿠팡알럭스(명품)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쪼개놓은 것도 모자라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의 지급이라 비판이 빗발쳤다. 대통령도 나섰는데 심지어 사용 조건도 까다롭게 설정해 놨다. 쿠폰 사용 기간을 지급일로부터 3개월로 제한하고 도서, 주류, 상품권 등은 구매할 수 없으며, 쿠팡이츠에서 사용할 때는 최소 주문 금액 이상일 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보상안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비판했지만 쿠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다 보니 쿠팡의 ‘뻣뻣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체 쿠팡의 ‘믿는 구석’이 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쿠팡이 그동안 정치권 인사를 영입한 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언급됐다. 쿠팡은 정부 부처 출신을 많이 데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치권 인사와 쿠팡 관계자가 식사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탈당한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쿠팡 대표와 고가의 식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으로 이직한 전직 보좌관 관련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자신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관에 대해 인사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쿠팡이 독점적 지위를 무기로 뻔뻔하게 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쿠팡은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에도 전국에 지어놓은 물류센터가 배송 거점 역할을 하는 중이고 ‘로켓배송’이라 이름 붙인 새벽배송은 배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월 구독료 7890원의 ‘로켓와우’ 서비스는 2024년 말 기준으로 1500만명 이상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은 물론 쿠팡에서 론칭한 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회원 탈퇴 등으로 이용자가 감소 중이지만, 여전히 후발 주자와는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격 없이 흘러가나 실제 사건 발생 직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쿠팡에 미칠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언급했다. 쿠팡이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에 개인정보가 유출됐어도 이용자는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최근 또 하나의 의견이 더해졌다. 쿠팡이 미국을 믿고 우리나라 상황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우리나라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미국 기업이다. 쿠팡의 대처가 주가에 미칠 영향만을 고려한 행보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사태 규모를 축소한 자체 조사 결과가 주가 방어용이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의견은 최근 미국의 행보로 힘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회가 미국과의 관세 협정에 대해 승인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무역 협정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합의된 거래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낮췄고 당연히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30일 양국 모두에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0월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조건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나”라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외신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오간 대화라는 점에서 쿠팡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뻔뻔한 태도 일관하더니 ‘믿는 구석’ 있었나 의심 <WSJ>는 관계자 발언 등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 D.C.에서 김 총리와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화는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정점에 이르기 불과 며칠 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이 일반적인 규제 집행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대응이 주가 하락 등 손실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 정보 근절법)과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도 트럼프정부와 의회 일부에서는 검열이자 미국 기업 차별이라는 비판을 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체결한 대미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내용,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약속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는 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관계자를 급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메시지가 나온 뒤 저희가 미국 국무부와 접촉한 바로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그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안갯속 조 장관은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어떤 특별한 이유를 특정키가 어렵다”며 “그런 이유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추가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발표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한 번 우리나라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늪에 빠진 셈이다. 동시에 쿠팡 사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