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돈줄과 총알받이, 기로에 선 한미동맹

트럼프 뻥카와 이재명 베팅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 협상은 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대표적 동맹 협력의 이면이다. 1991년 처음 분담금을 지원한 이래,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일부를 해마다 조정·분담해왔다.

군사동맹
역할 전환

분담금은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니라, 주한미군 한국인 인건비·군사시설 건설·군수지원 등 한반도 동맹의 실질 운영비다. 2026년 기준, 연간 1조5192억원(한화 기준)이 투입되고 있고, 향후 2030년까지 물가상승률에 따라 추가 인상이 예정돼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창해 온 방위비 분담금 인상의 본질은 ‘비용’ 그 자체만이 아니다. 트럼프는 수십년간 미국의 대외적자, 무역불균형, 과도한 동맹국 군사비 부담을 문제 삼으며 “한국은 더 내야 한다, 100억 달러(약 13조7000억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 숫자 이상의 정치·외교적 함정이 숨어 있다.

트럼프의 방위비 인상 요구 이면에는 한·미 군사동맹의 역할 전환이 내포돼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이 ‘단순히 북한 억제용’이 아니라, 동북아 전체 안보플랫폼, 미·중 패권경쟁, 대만 해협 등 훨씬 넓은 전략적 유연성의 도구이길 원한다. 즉, ‘한반도 전용’이 아니라, “미국의 세계전략을 위하거나 동맹국(일본·필리핀·대만) 안보에도 쓰겠다. 그 대신 돈으로 내든지, 전략협조를 더 하든지 선택하라”는 압박이다.


연 1조5192억원 투입
2030년까지 추가 예정

무역·관세 협상의 ‘레버리지’로도 활용된다. 실제로 트럼프가 방위비 언급을 관세·무역선언과 연계하며, 협력 부족 땐 보복관세 카드까지 암시한 사례가 적지 않다. 미국은 전체 주한미군 운용비 대비 한국 분담이 30%라고 주장하지만, 구체 내역의 투명성은 여전히 낮다. 실제로 미국은 일부 미집행금(수조원 대)이 쌓여가고 있음에도 더 높은 금액만을 요구하는 흐름이 반복된다.

매년 인플레이션과 조건, 미국 의회의 압력에 따라 증액되는 한국 분담금은 결국 국민 세금이다. 최근 10년 간 꾸준히 증가했고(2025년 연간 1조5000억원+), 인건비·군사시설비 외에 각종 면세, 카투사·경찰·부동산 지원, 훈련 지원 등 간접 비용까지 합하면 실제 체감 부담은 수조원을 훌쩍 넘는다.

국내외 여론조사에서 한국 시민 68~94%가 분담금 인상에 부정적 견해를 보인다. 시민단체, 노동계는 ‘세금 퍼주기 그만, 대폭 삭감’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미국 역시 ‘한국이 덜 낸다’는 정치·언론 프레임을 반복한다. 실제 미군 기지 철수·축소 위협, 중국 견제 동참 요구 등 ‘돈’ 이상을 요구하는 협상 패턴이 일반화됐다.

트럼프는 방위비, 무역관세, 기술이전 등 모든 대외정책 카드를 ‘협상지렛대’로 쓰는 것이 특징이다. 주한미군 주둔 및 방위비 분담의 경우, “우리는 한국 덕에 돈도, 방위도 대신해주며 피해만 봤다”는 식의 대중정치를 펼치며, 한국을 단순 ‘머니 머신’(돈줄) 취급하는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통상·관세 협상에서 방위비 카드를 같이 꺼내, 한국이 압박에 순응하면 관세 유예·경감 등을 교환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혹은 유사 성향의 미국 정부가 들어설 경우, 한미동맹 자체가 ‘돈’과 ‘동북아 전략이익’으로 더욱 적나라하게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신고립주의, 중국과의 패권 경쟁, 경제 이익 중심, 일방주의, 공포 조성하며 협상하는 거래주의 등의 성향으로 한미동맹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본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대만 방어 투입 등 역할 확대와 방위비의 대폭 증액 모색이라는 두 가지 도전적 과제를 다룬다.

주한미군의 지역 안보 역할 확대 모색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3월 중순 국방부에 배포한 ‘임시 국가 방어 전략 지침’에 미 본토 방위와 함께 중국의 대만 점령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한국이 북한의 위협 억지에서 대부분의 역할을 담당하며 국방비 증액을 압박할 것임을 명시했다. 또 3월30일 도쿄에서 일본 나카타니 겐 방위상이 헤그세스 장관에게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기존의 동중국해 전역(戰域)과 남중국해 전역, 그리고 한반도 전역을 하나의 전역(one theater)으로 설정하고 한국, 미국, 일본, 호주, 필리핀이 함께 방위협력을 강화하자고제안하자 이에 호응했다.

이미 한미연합사령관들은 2021년 부임한 러캐머라 대장부터 주한미군의 지역 안보 투입을 적극 모색해왔다. 2022년부터 시진핑 주석이 군에게 2027년까지 대만 공격 준비를 완료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지난 4월 초 중국군의 무력침공을 상정한 대만 합동군사훈련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대만군 참모총장의 고문으로 참가해 전시 상호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고 한다.

주한미군이 대만 분쟁에 파견되면 한국이 국제법상 중립의무 위반이 될 수 있어 중국의 공격 사유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이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의 양안 간 분쟁 투입은 물론이고 한국군도 이를 어떤 행태로든 지원해 주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방위비 분담금 폭증 요구와 한미동맹의 안보 딜레마인 방기와 연루의 위험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우리와 협의없이 미국에 전역 통합을 제안한 것은 한국의 국가 주권을 침해한 것이고, 반중 신냉전 구도를 조성하며 한국을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의도이다. 양안 분쟁시 일본의 참여가 기정사실화 되고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을 동원하고 한국군도 자동적으로 연루되도록 도모하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양안사태에 투입되면 한국의 미군기지가 중국의 공격 목표가 되며 한중관계는 준적국 관계로 악화할 수 있다. 미국의 속내를 파악한 일본이 이를 이용해 한국을 전략적 딜레마 상황에 몰아넣은 것이다.

전략적
딜레마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 주한미군 감축을 시사하면서 한국이 방위비분담금을 5배나 더 내라고 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작년 대선 기간 중 한국을 ‘현금인출기(Money Machine)’라 지칭하면서 자신이 연임했었다면 9배 정도의 분담금을 받고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만간 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방위비분담금은 특별협정(SMA: Special Measure Agreement)으로 선의로 주는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1990년까지 토지와 시설을 제외한 모든 주둔 경비는 미국이 부담해왔는데 1991년부터 우리가 특별히 일부 부담해주는 일종의 선물이다. 1978년부터 주기 시작한 일본이 ‘배려예산’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분담금은 1991년 1073억원에서 시작해 2026년부터는 1조5192억원으로 이미 15배나 늘었다. 작년 10월 한미 합의로 결정되었고 한국 국회의 비준까지 마쳤다. 미국은 행정협정이므로 대통령이 재협상을 지시할 수는 있지만, 국가 간 상례에 어긋난다.

문제가 되고 있는 금액은 GDP 대비로 비교하는 것이 통례인데, 독일 0.01%, 일본 0.037%, 한국 0.056%로 한국이 독일은 물론이고 일본보다 1.5배나 많다. 더구나 일본과 한국의 계산법이 달라 일본은 토지이용료를 분담금으로 계산하지만, 한국은 빠진다. 따라서 우리가 주한미군에 제공하는 토지이용료와 주일미군에는 없는 카투사 임금까지 더하면 1조원이 넘으므로 실제 GDP 분담금은 한국이 일본보다 2.5배를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가 미국 방산물자를 수입하는 최대 고객 중 하나이고, 주한미군이 단지 북한만 억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세계전략의 최우선 과제인 중국 견제와 억지 역할을 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우리가 너무 수세에 몰릴 이유가 없다.


한국의 안보는 한국군이 책임지고 주한미군은 보조적 역할만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주장이다. 이것이 위기라고 인식되는 것은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월등한 재래식 군사력을 가졌지만 작전기획과 지휘능력이 부족해 미군이 보조만 하면, 제 구실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3조7000억원까지 올려야” 주장
숨은 정치·외교적 함정 보니⋯

한국전 이후 우리 군은 지휘권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전쟁 기획과 지휘를 미군사령관에게 맡겨두어 미군 없이는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994년 평시작전권을 환수했지만 그 즉시 연합권한위임(CODA)으로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작계 수립, 교리 발전, 위기관리, 연합훈련등 핵심사안들을 재위임했으므로, 사실상 전평시 작전권을 미군사령관이 계속 행사해왔다.

따라서 조속히 CODA 중 작계 수립과 연합훈련 권한 등을 환수하고 전작권도 시점을 정해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환수해 우리 군의 독자적인 기획과 지휘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주한미군 역할 확대 모색에 대한 대응하나의 전역화 제안에 대해 정부는 일본 정부에게 강한 유감과 함께 강력히 항의해 시정해야 할 것이다.

미·일은 의기투합했으므로 우리가 침묵하면 기정사실로 진전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한반도는 미국과 일본의 전략 대상이 아니라 한국의 독립된 주권 영역이라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물론 주한미군에 해군 선박은 없고 공군도 대만 작전은 어렵다. 단지 군산에 배치된 F-16이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급유를 받으면 대만 작전이 가능하다. 양안분쟁 시 한국의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려면, 주한미군의 해외 분쟁 ‘직접’ 투입은 한국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해 두어야 할 것이다. 또 한국의 타국 분쟁 개입은 반드시 한국 정부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며, 특히 한미동맹 조약상 영토가 침범당해야 군사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므로 한국군의 양안사태 개입은 선택사항이고, 북한 억지를 위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폭증 요구에 대해서는 이미 2026~2030년 기간에 대해 합의했고 2026년 분담금 1조5192억원도 8.3%나 인상된 금액이므로 이를 이행하자고 주장해야 한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으로 한국 여론에 충격을 줄 경우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자고 동조할 수 있다는 게 우려된다. 이를 정치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냉철하게 국가안보 상황을 검토하고 미리미리 국민을 설득하고 안심시키면서 접근하면 극복할 수 있다. 한국의 안보가 취약한 것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비대칭적으로 개발해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래식 군사력은 우리가 세계 5위, 북한은 36위이다. 따라서 우리가 핵 억지력은 미국의 보장을 받는 게 필요하지만 재래식 군사력은 주한미군에 도움은 받되 의지할 필요는 없다.

자신감을 가지고 이 점을 국민에게 잘 설명하고 미국에게는 핵 확장억지책을 더욱 실제적으로 강화하되 미군 주둔 경비가 부담스러우면 1만명 이내의 미군은 감축해도 좋다고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 대북 재래식 도발과 침략을 억지하고 방어하는 것은 당연히 우리 군이 주축이 돼 수행해야 한다. 물론 국민을 안심시켜 일상생활을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게 해드리고, 미국에게는 부담을 줄여준다는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도 세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냉철하게
극복해야

거래주의적 접근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과 상의할 것이고, 감축한 미군을 미국에서 유지하면 비용이 훨씬 더 들며 중국 견제도 어렵다고 판단한 뒤, 상식 수준의 약간의 분담금 인상과 주한미군은 현 규모를 유지하자고 회답할 것으로 예상된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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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