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돈줄과 총알받이, 기로에 선 한미동맹

트럼프 뻥카와 이재명 베팅

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 협상은 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대표적 동맹 협력의 이면이다. 1991년 처음 분담금을 지원한 이래,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일부를 해마다 조정·분담해왔다.

군사동맹
역할 전환

분담금은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니라, 주한미군 한국인 인건비·군사시설 건설·군수지원 등 한반도 동맹의 실질 운영비다. 2026년 기준, 연간 1조5192억원(한화 기준)이 투입되고 있고, 향후 2030년까지 물가상승률에 따라 추가 인상이 예정돼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창해 온 방위비 분담금 인상의 본질은 ‘비용’ 그 자체만이 아니다. 트럼프는 수십년간 미국의 대외적자, 무역불균형, 과도한 동맹국 군사비 부담을 문제 삼으며 “한국은 더 내야 한다, 100억 달러(약 13조7000억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 숫자 이상의 정치·외교적 함정이 숨어 있다.

트럼프의 방위비 인상 요구 이면에는 한·미 군사동맹의 역할 전환이 내포돼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이 ‘단순히 북한 억제용’이 아니라, 동북아 전체 안보플랫폼, 미·중 패권경쟁, 대만 해협 등 훨씬 넓은 전략적 유연성의 도구이길 원한다. 즉, ‘한반도 전용’이 아니라, “미국의 세계전략을 위하거나 동맹국(일본·필리핀·대만) 안보에도 쓰겠다. 그 대신 돈으로 내든지, 전략협조를 더 하든지 선택하라”는 압박이다.


연 1조5192억원 투입
2030년까지 추가 예정

무역·관세 협상의 ‘레버리지’로도 활용된다. 실제로 트럼프가 방위비 언급을 관세·무역선언과 연계하며, 협력 부족 땐 보복관세 카드까지 암시한 사례가 적지 않다. 미국은 전체 주한미군 운용비 대비 한국 분담이 30%라고 주장하지만, 구체 내역의 투명성은 여전히 낮다. 실제로 미국은 일부 미집행금(수조원 대)이 쌓여가고 있음에도 더 높은 금액만을 요구하는 흐름이 반복된다.

매년 인플레이션과 조건, 미국 의회의 압력에 따라 증액되는 한국 분담금은 결국 국민 세금이다. 최근 10년 간 꾸준히 증가했고(2025년 연간 1조5000억원+), 인건비·군사시설비 외에 각종 면세, 카투사·경찰·부동산 지원, 훈련 지원 등 간접 비용까지 합하면 실제 체감 부담은 수조원을 훌쩍 넘는다.

국내외 여론조사에서 한국 시민 68~94%가 분담금 인상에 부정적 견해를 보인다. 시민단체, 노동계는 ‘세금 퍼주기 그만, 대폭 삭감’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미국 역시 ‘한국이 덜 낸다’는 정치·언론 프레임을 반복한다. 실제 미군 기지 철수·축소 위협, 중국 견제 동참 요구 등 ‘돈’ 이상을 요구하는 협상 패턴이 일반화됐다.

트럼프는 방위비, 무역관세, 기술이전 등 모든 대외정책 카드를 ‘협상지렛대’로 쓰는 것이 특징이다. 주한미군 주둔 및 방위비 분담의 경우, “우리는 한국 덕에 돈도, 방위도 대신해주며 피해만 봤다”는 식의 대중정치를 펼치며, 한국을 단순 ‘머니 머신’(돈줄) 취급하는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통상·관세 협상에서 방위비 카드를 같이 꺼내, 한국이 압박에 순응하면 관세 유예·경감 등을 교환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혹은 유사 성향의 미국 정부가 들어설 경우, 한미동맹 자체가 ‘돈’과 ‘동북아 전략이익’으로 더욱 적나라하게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신고립주의, 중국과의 패권 경쟁, 경제 이익 중심, 일방주의, 공포 조성하며 협상하는 거래주의 등의 성향으로 한미동맹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본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대만 방어 투입 등 역할 확대와 방위비의 대폭 증액 모색이라는 두 가지 도전적 과제를 다룬다.

주한미군의 지역 안보 역할 확대 모색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3월 중순 국방부에 배포한 ‘임시 국가 방어 전략 지침’에 미 본토 방위와 함께 중국의 대만 점령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한국이 북한의 위협 억지에서 대부분의 역할을 담당하며 국방비 증액을 압박할 것임을 명시했다. 또 3월30일 도쿄에서 일본 나카타니 겐 방위상이 헤그세스 장관에게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기존의 동중국해 전역(戰域)과 남중국해 전역, 그리고 한반도 전역을 하나의 전역(one theater)으로 설정하고 한국, 미국, 일본, 호주, 필리핀이 함께 방위협력을 강화하자고제안하자 이에 호응했다.

이미 한미연합사령관들은 2021년 부임한 러캐머라 대장부터 주한미군의 지역 안보 투입을 적극 모색해왔다. 2022년부터 시진핑 주석이 군에게 2027년까지 대만 공격 준비를 완료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지난 4월 초 중국군의 무력침공을 상정한 대만 합동군사훈련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대만군 참모총장의 고문으로 참가해 전시 상호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고 한다.

주한미군이 대만 분쟁에 파견되면 한국이 국제법상 중립의무 위반이 될 수 있어 중국의 공격 사유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이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의 양안 간 분쟁 투입은 물론이고 한국군도 이를 어떤 행태로든 지원해 주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방위비 분담금 폭증 요구와 한미동맹의 안보 딜레마인 방기와 연루의 위험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우리와 협의없이 미국에 전역 통합을 제안한 것은 한국의 국가 주권을 침해한 것이고, 반중 신냉전 구도를 조성하며 한국을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의도이다. 양안 분쟁시 일본의 참여가 기정사실화 되고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을 동원하고 한국군도 자동적으로 연루되도록 도모하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양안사태에 투입되면 한국의 미군기지가 중국의 공격 목표가 되며 한중관계는 준적국 관계로 악화할 수 있다. 미국의 속내를 파악한 일본이 이를 이용해 한국을 전략적 딜레마 상황에 몰아넣은 것이다.

전략적
딜레마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 주한미군 감축을 시사하면서 한국이 방위비분담금을 5배나 더 내라고 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작년 대선 기간 중 한국을 ‘현금인출기(Money Machine)’라 지칭하면서 자신이 연임했었다면 9배 정도의 분담금을 받고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만간 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방위비분담금은 특별협정(SMA: Special Measure Agreement)으로 선의로 주는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1990년까지 토지와 시설을 제외한 모든 주둔 경비는 미국이 부담해왔는데 1991년부터 우리가 특별히 일부 부담해주는 일종의 선물이다. 1978년부터 주기 시작한 일본이 ‘배려예산’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분담금은 1991년 1073억원에서 시작해 2026년부터는 1조5192억원으로 이미 15배나 늘었다. 작년 10월 한미 합의로 결정되었고 한국 국회의 비준까지 마쳤다. 미국은 행정협정이므로 대통령이 재협상을 지시할 수는 있지만, 국가 간 상례에 어긋난다.

문제가 되고 있는 금액은 GDP 대비로 비교하는 것이 통례인데, 독일 0.01%, 일본 0.037%, 한국 0.056%로 한국이 독일은 물론이고 일본보다 1.5배나 많다. 더구나 일본과 한국의 계산법이 달라 일본은 토지이용료를 분담금으로 계산하지만, 한국은 빠진다. 따라서 우리가 주한미군에 제공하는 토지이용료와 주일미군에는 없는 카투사 임금까지 더하면 1조원이 넘으므로 실제 GDP 분담금은 한국이 일본보다 2.5배를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가 미국 방산물자를 수입하는 최대 고객 중 하나이고, 주한미군이 단지 북한만 억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세계전략의 최우선 과제인 중국 견제와 억지 역할을 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우리가 너무 수세에 몰릴 이유가 없다.


한국의 안보는 한국군이 책임지고 주한미군은 보조적 역할만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주장이다. 이것이 위기라고 인식되는 것은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월등한 재래식 군사력을 가졌지만 작전기획과 지휘능력이 부족해 미군이 보조만 하면, 제 구실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3조7000억원까지 올려야” 주장
숨은 정치·외교적 함정 보니⋯

한국전 이후 우리 군은 지휘권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전쟁 기획과 지휘를 미군사령관에게 맡겨두어 미군 없이는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994년 평시작전권을 환수했지만 그 즉시 연합권한위임(CODA)으로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작계 수립, 교리 발전, 위기관리, 연합훈련등 핵심사안들을 재위임했으므로, 사실상 전평시 작전권을 미군사령관이 계속 행사해왔다.

따라서 조속히 CODA 중 작계 수립과 연합훈련 권한 등을 환수하고 전작권도 시점을 정해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환수해 우리 군의 독자적인 기획과 지휘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주한미군 역할 확대 모색에 대한 대응하나의 전역화 제안에 대해 정부는 일본 정부에게 강한 유감과 함께 강력히 항의해 시정해야 할 것이다.

미·일은 의기투합했으므로 우리가 침묵하면 기정사실로 진전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한반도는 미국과 일본의 전략 대상이 아니라 한국의 독립된 주권 영역이라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물론 주한미군에 해군 선박은 없고 공군도 대만 작전은 어렵다. 단지 군산에 배치된 F-16이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급유를 받으면 대만 작전이 가능하다. 양안분쟁 시 한국의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려면, 주한미군의 해외 분쟁 ‘직접’ 투입은 한국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해 두어야 할 것이다. 또 한국의 타국 분쟁 개입은 반드시 한국 정부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며, 특히 한미동맹 조약상 영토가 침범당해야 군사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므로 한국군의 양안사태 개입은 선택사항이고, 북한 억지를 위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폭증 요구에 대해서는 이미 2026~2030년 기간에 대해 합의했고 2026년 분담금 1조5192억원도 8.3%나 인상된 금액이므로 이를 이행하자고 주장해야 한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으로 한국 여론에 충격을 줄 경우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자고 동조할 수 있다는 게 우려된다. 이를 정치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냉철하게 국가안보 상황을 검토하고 미리미리 국민을 설득하고 안심시키면서 접근하면 극복할 수 있다. 한국의 안보가 취약한 것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비대칭적으로 개발해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래식 군사력은 우리가 세계 5위, 북한은 36위이다. 따라서 우리가 핵 억지력은 미국의 보장을 받는 게 필요하지만 재래식 군사력은 주한미군에 도움은 받되 의지할 필요는 없다.

자신감을 가지고 이 점을 국민에게 잘 설명하고 미국에게는 핵 확장억지책을 더욱 실제적으로 강화하되 미군 주둔 경비가 부담스러우면 1만명 이내의 미군은 감축해도 좋다고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 대북 재래식 도발과 침략을 억지하고 방어하는 것은 당연히 우리 군이 주축이 돼 수행해야 한다. 물론 국민을 안심시켜 일상생활을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게 해드리고, 미국에게는 부담을 줄여준다는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도 세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냉철하게
극복해야

거래주의적 접근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과 상의할 것이고, 감축한 미군을 미국에서 유지하면 비용이 훨씬 더 들며 중국 견제도 어렵다고 판단한 뒤, 상식 수준의 약간의 분담금 인상과 주한미군은 현 규모를 유지하자고 회답할 것으로 예상된다.

<hntn1188@naver.com>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