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치킨을 팔지만, 결국 사람을 살리는 기업입니다.” “훌랄라는 사랑입니다.” 이 말은 외식 전문 프랜차이즈 기업 ㈜훌랄라를 창립한 김병갑 회장과 최순남 부사장의 철학이자, 그들이 30여년 시간 동안 걸어온 여정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이다. 단순한 장사, 단순한 브랜드의 성장만을 꿈꿨다면 이들의 오늘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치킨 한 마리에 진심을 담고, 그 진심을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해 온 이들은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소셜 앙트러프러너(Social Entrepreneur)’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은 이윤 창출을 넘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의지를 말한다.
공동체 연결점
김 회장과 최 부사장은 바로 이 행동 철학을 외식 산업에 접목시킨 이들이다. 그들의 브랜드는 단순한 프랜차이즈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일상에 실천하는 플랫폼이자 공동체의 연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훌랄라는 현재 훌랄라참숯치킨, 고려통닭, 강정천하, 홍춘천닭갈비&부대찌개 등 총 10여개 외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각 브랜드는 조리 방식과 타깃 소비층에 따라 세분화돼있으며,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치킨 카테고리 내에서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훌랄라는 단순한 외식 기업이 아닌, ‘치킨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있었던 용인시처인장애인복지관 20주년 기념식에서의 감사패 수상은 그 긴 여정의 작은 표식일 뿐이다. 이날 행사에서 훌랄라는 장애 학생 10인 가정에 각 100만원씩 총 1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고, 김 회장은 “치킨 한 마리가 누군가에겐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들의 기부는 단발성 행사가 아닌 20년 이상 지속된 일상의 실천이었다.
이들의 여정은 국경도 초월한다. 남수단에 건립한 ‘훌랄라 축구학교’와 ‘생명의 우물’ 프로젝트는 단적인 사례다. 극심한 물 부족으로 인해 어린이들이 운동이 끝난 후에도 식수조차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현실을 접한 김 회장은, 단숨에 공동 식수시설 설치를 결심했다.
이는 단순한 CSR 활동이 아니라, ‘생존’과 ‘희망’을 연결하는 훌랄라식 사회 혁신이었다.
이 같은 나눔은 월드비전과 함께한 지난 15년간의 협업에서도 확인된다. 르완다, 에티오피아, 캄보디아 등지에 15기의 식수대 설치, 예방 접종이 완료된 닭 기부, 생계 자립을 위한 교육 지원 등은 모두 ‘지속 가능한 선한 영향력’을 위한 훌랄라의 고민과 실행의 결과다.
이처럼 김 회장은 물적 기부를 넘어 인재와 공동체, 환경까지 고려하는 총체적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혁신과 인류애로 일군 기업가의 길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플랫폼
김병갑 회장은 외식업계에서 ‘워크홀릭’ ‘일벌레’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매일 새벽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 매장 운영, 메뉴 품질, 소비자 반응을 꼼꼼히 확인하고 연구한다. 그는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오직 현장에서 답을 찾고, 본사 회의보다 매장 방문을 더 중시한다.
이런 그의 집요한 노력은 훌랄라 브랜드의 품질 혁신으로 이어졌고, 단단한 사업 기반을 완성한 이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삶의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사업은 사람을 위한 수단일 뿐, 궁극적 목적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최순남 부사장은 “우리가 하는 기부는 단지 후원이 아니라, 일용할 양식을 나누는 기독교적 믿음의 실천”이라며, 그 중심에 ‘함께 삶을 나누는 진정성’을 두고 있다. 그녀는 외식업계에서 드문 ‘여성 최고경영자형 사회 실천가’로, 조용하지만 지속적이며 깊은 나눔을 실천해 왔다.
이 같은 철학은 훌랄라의 가맹 시스템과 창업 전략에도 고스란히 반영돼있다. 훌랄라 브랜드들 대부분은 ▲가맹비 ▲인테리어 설계비 ▲감리비 ▲교육비 ▲개발비 등 초기 창업 비용을 전액 면제하는 ‘5무 창업 정책’을 운영하며, 일부 브랜드는 최대 3000만원까지 창업 비용 대출도 지원한다.
또 창업 이후에도 현장 중심의 컨설팅, 정기적 메뉴 리뉴얼, 마케팅 지원을 제공해 가맹점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국 가맹점들과 함께 진행하는 ‘치킨 한 마리 기부 캠페인’은 훌랄라를 하나의 ‘브랜드 공동체’로 만든다. 이는 단순한 창업 이상의 가치를 지향하는 프랜차이즈 모델이며, 사회적 책임을 매출과 연결한 한국형 소셜 프랜차이즈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훌랄라는 지역사회와의 연대도 놓치지 않는다. 본사가 위치한 용인 지역의 칼빈대학교에서 10년째 이어지는 장학사업과 축구부 후원은 ‘지역 기반 사회 공헌’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장학금은 매년 상·하반기 각 10명씩, 총 20명의 학생에게 전달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와중에도 단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다.
이는 ‘기업이 어렵다고 기부를 멈춰선 안 된다’는 이들 부부의 확고한 철학에서 비롯된 결과다.
김 회장은 시집 <불꽃 인생>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시와 삶, 기업 경영이 모두 ‘사람’이라는 하나의 중심축으로 연결돼있다. 그는 “진심은 반드시 누군가의 삶을 바꾼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그 말을, 브랜드로 실현하고 있다.
남다른 철학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훌랄라에서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한 마리가, 누군가에겐 저녁 식사이자 장학금이며, 남수단의 우물이 되고 있다. 훌랄라는 치킨을 팔지만, 결국 사람을 살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브랜드다.
이처럼 김병갑 회장과 최순남 부사장은 외식업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브랜드란 단지 매출이나 점포 수로 평가받는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외식업은 음식 그 이상, 세상과 이웃을 향한 따뜻한 손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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