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신종마약 백태

먹어도 안 걸리는 환각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마약 청정국’이라는 이름은 사라진 지 오래다. 검찰과 경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마약사범들은 오히려 새로운 마약을 개발해 법망을 피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압수된 마약 중 신종마약의 비율은 지난 2017년 대비 10배가량 증가했다. 이에 신종마약을 마약류로 분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법망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만명을 넘어선 마약사범의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먀약 유통도 더 교묘해지고 대담해졌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신종마약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원(이하 국과수)서 감정한 압수품 중 35%가 신종이다.

2만명
넘었다

행정안전부 소속인 국과수는 지난 25일 마약류 국내 확산 실태를 분석한 ‘마약류 감정백서 2024’를 발간했다.

국과수는 “세계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SNS), 다크웹, 가상화폐, 국제 우편 및 특송 서비스, 도어-투 도어 택배 등으로 마약 유통망이 다변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마약류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마약류 관련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마 합법화와 합성 대마 등 신종마약류의 유행이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연령대별로 마약 오·남용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10대와 20대서의 마약 오남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7년간 국과수 서울연구소에 의뢰된 압수품을 중심으로 최근 동향을 살폈다고 설명했다.


감정 백서에 따르면 국과수는 지난해 12만703건의 마약류를 감정했다. 이는 지난 2023년 대비 5.2%가 낮아진 수치다. 지난 2018년 4만3808건에서 2019년 6만3865건, 2021년 7만6528건, 2022년 8만9000건으로 매년 증가하다, 지난 2023년 12만7365건으로 역대 최다 감정 건수를 기록했다.

감정 건수가 소폭 줄어든 이유는 소변과 모발 감정 의뢰가 전년보다 각각 17%, 15%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압수품 감정 의뢰는 5만406건으로 지난 2023년 대비 12% 늘었다.

국과수 관계자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마약류 단속 대상이 마약류 남용자보다 유통책 위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의뢰된 압수품 중 검출된 마약류(3만669건)의 종류를 살펴보면 여전히 메트암페타민(1만3123건), 대마(2846건), 양귀비(2828건)와 같은 고전적인 마약류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메트암페타민이 전년 대비 10% 넘게 감소한 반면, 합성대마(5650건)와 반합성대마(882건)는 7.3%, 1.9% 증가해 전체적인 마약류 남용의 변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자담배, 알약, 사탕…
새로운 종류 압수 10배↑

이들 마약류를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 여전히 분말(8044건) 형태의 유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주사기(5161건), 식물(4594건) 등의 순이었다.


다만 주사기는 예년에 비해 많이 감소한 반면, 전자담배 유통 시 카트리지에 충전할 수 있는 액상(3320건) 형태가 크게 증가했다. 전자담배(2058건) 형태의 마약류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최혜영 국과수 마약과장은 “주로 전자담배 및 액상 형태로 유통되는 합성대마류의 유행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종마약의 경우 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압수품서 검출된 신종마약은 34.9%로 역대 최대 비율이었다. 지난 2017년에는 3.4%에 불과했던 신종마약의 비율은 2020년까지 전년 대비 1.5%에서 4.8% 소량 증가하다가 지난 2021년 들어서 14.4% 대폭 증가한 26.2%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2021년과 비슷한 비율의 신종마약이 검출됐다.

합성대마류가 15.2%로 가장 많았고, 케타민(10.1%), 엠디엠에이(4.2%), 반합성대마(3.0%), 코카인(1.6%) 등이 뒤를 이었다.

국과수에 따르면 국내서 관리하는 마약은 약 2000종이다. 게다가 매년 50개에서 100개가량이 추가로 발견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추가로 발견된 신종마약은 합성 대마를 포함해 100건을 훌쩍 넘었다고 한다.

역대급 적발
심각한 상황

한 마약 사건 전문 변호사는 “마약 사건서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유·무죄를 가릴 중요한 단서”라며 “특히 합성 대마 같은 경우 종류가 너무 많아서 지금도 감정이 가능한 종류가 몇 가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경찰과 검찰서 단순 투약자가 아닌 유통책 검거에 힘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현재 발견되는 신종마약의 종류는 합성 대마 종류”라며 “대마와 다른 화학물을 합성하는 방식이라 대마의 성분 감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에 문제가 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마약”이라며 “이는 국과수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마약 종류가 부족해서 마약으로 분류되지 않는 것이지만 기존 마약을 합성한 경우 감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과수 데이터베이스로 감정할 수 있는 약 2000여가지”라며 “국과수가 감정하지 못한 마약 종류는 5년 동안 40여가지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국과수는 지난 2월 신종마약류 ‘2-플루오로-2-옥소-피시피알(2-fluoro-2-Oxo PCPr)’을 세계 최초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마약은 수사기관의 최초 검사에선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국과수 정밀 분석을 통해 마약류로 판정됐다.


피시피알은 일명 ‘천사의 가루’로 불리는 펜사이클리딘 계열 유사체다. 펜사이클리딘은 복용 시 환각, 고열, 탈수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서 유행하는 케타민도 펜사이클리딘의 일종이다. 그동안 마약류 데이터베이스(DB)에 아예 등록도 안 돼있었기 때문에 마약사범 사이에선 “해도 걸리지 않는 마약”이라고 홍보됐다.

법망도
피한다

하지만 국과수서 피시피알을 마약류로 판정하면서 이를 유통·구매한 마약사범은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피시피알은 2022년 8월 용산서 현직 경찰관이 아파트서 추락사한 ‘집단 마약 모임’ 사건서 검출된 신종마약과 유사한 화학 구조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추락해 숨진 경찰관의 몸에서는 ‘2-플루오로-2-옥소 피시이(PCE)’가 검출됐다. 이후 피시이는 자살충동 등 부작용이 심한 탓에 국내에선 드물게 적발되고 있다고 한다.

신종마약에 대한 감정이 가능하더라도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나라는 마약에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를 규정하고 있고, 마약류는 법에 따라서 규제 및 관리되고 있다. 따라서 마약류를 오용 또는 남용하면 법에 따라서 처벌받게 된다. 법에서 정하고 있는 마약류의 범위에 들어가는 물질의 종류가 일일이 있고, 법으로 규정하는 근거가 제시돼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메스암페타민, 코카인, LSD, 아편, 대마 등 총 384종의 마약류를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다고 관세청 홈페이지에 게시돼있다.

국과수서 감정이 가능한 마약류가 2000종이 넘는데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은 단 384종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마약류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관리 중이다. 마약류 분류도 마찬가지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가 어떤 물질을 마약류로 분류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세포 실험, 조직실험, 동물실험에 의한 의존성, 독성, 작용, 기전 등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마약류로 분류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는 데 이 과정이 1년여가 걸린다”고 말했다.

국내 마약류 분류 384종
이외 시중 돌아도 무대책

이어 “신종마약은 계속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 해당 과정을 계속 진행하면 법망을 피한 마약이 계속 유통되고 투약될 가능성이 있어 식약처는 신종마약을 임시 마약류로 분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식약처는 마약류가 아닌 물질·약물·제제·제품 등(물질 등) 중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가 우려되어 긴급히 마약류에 준해 취급·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물질 등을 임시 마약류로 정의하고 있다. 아직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은 물질 중에서 국내외의 오·남용 사례가 있고, 위해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3년간 한시적으로 임시 마약류로 분류해 사용을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98종의 물질이 임시 마약류로 지정돼있고, 기존의 임시 마약류 중 62종이 마약류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규제의 속도보다 변종 마약류의 생성이 더 빠른 상황이라 신종마약으로 법망을 피할 길은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신종마약의 감정이 어렵지만 법적인 처벌은 받게 된다고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요한다.

한 서울중앙지방검찰 형사부 소속 검사는 “최근 신종마약과 관련된 마약사범들에게도 법적인 처벌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아 안전하다는 것은 마약사범들의 착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법원에서는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은 신종마약에 대해 항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우선 처벌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판별 위한
신규 연구

정부는 합성생물학 등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불법 유통이 늘고 있는 신종마약을 빠르게 검출하는 판별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는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 사업 추진을 위해 2025년 상반기에 신규 연구개발 과제 5건을 선정했다.

그중 신종마약과 관련해서는 불법 유통과 오·남용이 증가하고 있는 신종마약(벤조디아제핀 및 펜사이클리딘 계열 등)을 현장서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기 위한 마약 판별 키트도 개발한다. 합성생물학 기반 간편 검출 시스템을 통해 단속과 수사의 효율을 높이고, 마약의 불법 유통과 오·남용 방지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예정이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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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