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제주항공을 예약한 고객들이 탑승권을 줄줄이 취소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항공 사고의 여파로 탑승권 예매를 취소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줄지어 올라왔다.
한 제주항공 탑승 예매자는 “어머니가 1월에 일본 여행 가시는데 확인해보니 제주항공이어서 같이 가시는 분들이랑 취소했다”며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거나 불안해서 여행을 아예 취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예약자는 “제주항공으로 예약해뒀는데 엄마가 여행 취소까지 얘기하셔서 너무 불안해하시길래 그냥 취소하고 대한항공으로 다시 예약했다”며 “70만원 더 드는데 엄마의 안심을 샀다고 생각해야지”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제주항공으로 베트남 곧 패키지 여행 가는데 전액 환불해주겠다고 해서 취소했다” “오늘 제주도 가는 거였는데 사고 때문에 취소했다” “큰 항공사로 옮기면 괜찮을까?” “여행을 아예 취소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등 불안을 호소하는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는 여객기 사고 이후 탑승권을 취소했다며 취소 방법을 공유하는 안내 글도 공유됐다.
한 X(구 트위터) 이용자는 “1대 1 문의로 들어가서 기다리면 된다. 저는 15분 기다려서 상담사 잡히고 환불까지 15분 정도 걸렸다”며 위약금 없이 환불 및 취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용자는 “지금 제주항공 예약된 분들 어플서 그냥 취소하셔도 수수료 없이 취소 가능하다”며 “1월 초에 예정된 여행이었는데 낮에는 어플서 취소할 때 수수료 물더니, 지금은 수수료 없이도 취소된다”고 전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개별 여행객을 대상으로 지난 29일 이내 구매한 모든 항공권에 대해 무료 취소를 허용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제주항공 예약편 변경·취소를 원하는 고객에 대한 지원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송 본부장은 “무안공항이 폐쇄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미 출국한 분들에 대해선 인천이나 부산을 통해 귀국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저희 항공편을 이용해 출국할 계획이었던 분들에 대해선 이용자가 원하는 수준의 방법으로 여정 변경, 일정 취소 등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안내했다.
한편, 여행업계선 이번 참사로 비단 제주항공뿐만 아니라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들어 탄핵 정국과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돌파하면서 악재가 겹친 가운데, 항공기 대형 참사까지 발생해 당분간 항공 여행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전날 사고로 인해 평소의 두 배 정도가 되는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로 자칫 저비용항공사 전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번질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9일 오전 9시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 7C 2216편은 무안국제공항에 착륙 도중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객실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고 남·녀 승무원 2명이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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