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개관 5주년 기념전’ 김시현·서유라

‘이야기 보따리’ 보자기와 책으로 풀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중구에 자리한 충무로갤러리서 개관 5주년을 기념해 특별전을 준비했다. 김시현과 서유라의 ‘이야기 보따리’. 김시현은 보자기를 소재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극사실의 진수를, 서유라는 책을 쌓는 작업을 통해 캔버스 안에 또 다른 조형적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충무로갤러리는 개관 이후 5년 동안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을 소개해 왔다. 충무로갤러리가 선택한 다음 행보는 김시현과 서유라가 준비한 ‘이야기 보따리’ 전시다. 두 작가는 보자기와 책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관람객과 만난다.

포용성

김서현은 화려한 색채를 이용해 극사실적으로 보자기를 표현했다. 이어령 선생의 저서 <보자기 인문학> 표지 디자인으로 실려 많은 이들에게 보자기의 상징적 의미를 전달한 바 있다.

김시현은 “보자기를 통해 주는 이가 받는 이에게 보내는 존중과 배려의 마음이 표현되기를 바랐다. 나아가 그 안에 품고 있는 특별한 궁금증과 설렘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자기는 본래 물건을 싸서 운반하는 실용적인 목적이 있지만 내 작품으로 표현되는 보자기 형상은 시각적 이미지를 넘어 상대방과 소통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세상의 모든 것을 품고자 하는 포용성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시현의 ‘The precious message(소중한 메시지)’ 시리즈를 감상할 수 있다. 색동, 모란, 비녀와 같은 한국적 요소를 활용한 보자기부터 코카콜라 패턴의 팝적인 요소까지 가미해 보는 사람에게 위트와 재미를 주는 동시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의도다. 

화려한 색채로 극사실적 표현
쌓는 과정을 통해 삶을 대변

서유라는 책을 모티브로 블록쌓기를 하듯 자유롭게 펼치고 포개고, 쌓인 책의 모습을 사실적이고 정밀하게 표현하는 작가다.

어린 시절 <유라의 일기>라는 일기책을 발간하는 등 책에 대한 남다른 추억을 통해 단순히 읽고 느끼는 것에서 벗어나 즐겁고 유쾌한 놀이와 같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데서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꽃, 하트. 별 등 여러 행태의 책 쌓기 구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역사, 미술, 고전 등 다양한 테마의 수많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자유롭게 캔버스에 담아냈다.

서유라는 “책을 한 권씩 쌓아 올리는 과정은 더디지만 느리게 호흡하는 매력이 있다. 책더미 속에 숨어있는 각각의 개성 있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어울려 하나의 그림이 되듯 복잡하고 각박하지만 감성이 숨어 있는 우리 삶의 지층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서 서유라는 유럽 여행 중 느꼈던 장소와 인물, 명화에 대한 추억이 녹아있는 작품을 비롯해 <백설공주> <어린왕자> 등 꿈과 상상력이 가득한 이야기 속 빈티지 북 시리즈를 소개한다. 

느린 호흡


충무로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이야기 보따리’ 전시는 보자기와 책에 담긴 의미만큼 기쁨, 설렘, 희망, 행복 등 다양한 감정부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시대의 이야기를 담아내 풍성하고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김시현은?]
김시현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35회, 그룹전 500여회를 진행했고 국내와 해외 비엔날레, 아트페어서 초청받는 중견작가다.

이어령 선생의 저서 표지뿐 아니라 최근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도 작품이 수록됐다.

또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과 해외 여러 대사관과 기업 등이 김시현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서유라는?]
서유라는 한남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가나 장흥아뜰리에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활동했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주요 갤러리와 미술관서 개인전, 그룹전을 진행했고 국내 기업, 지자체와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경험을 가졌다.

주요 작품 소장처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무안군오승우미술관, 수원법원종합청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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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가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12월 초 후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 헌법기관이란다.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