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여자오픈(총상금 950만달러)’서 생애 세 번째 메이저 우승에 성공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달 25일(한국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신지애 등 공동 2위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리디아 고가 LPGA 투어서 우승한 건 지난 1월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이후 7개월 만이다. 또 메이저 우승은 지난 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과 2016년 ANA 인스피레이션 이후 통산 3번째다.
뒷심 발휘
리디아 고는 파리올림픽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회를 위한 27점까지 필요한 1점을 채우고 명예의 전당을 확정한 상태였다. US 여자오픈이나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서 우승하면 올림픽 금메달과 LPGA 투어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여자 골프서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박인비가 유일했다.
선두와 3타 차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리디아 고는 4번 홀(파4)과 10번 홀(파4)에서 차례로 버디를 잡았지만 이때만 해도 선두는 아니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가 13번 홀까지 3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코다가 14번 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코다는 17번 홀(파4)에서도 2.5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어냈다. 리디아 고는 14번 홀(파5)과 15번 홀(파4)에서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 기록하더니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2.5m 버디를 잡고 1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먼저 마쳤다.
금메달 2주 만에 경사
2타 차 역전…통산 21승
리디아 고는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2위 릴리아 부(미국)의 결과를 기다렸다. 부가 18번 홀(파4)에서 5m 버디 퍼트를 놓쳐 리디아 고의 우승이 확정됐다. 이를 지켜보던 리디아 고는 울컥한 감정을 참지 못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가족의 응원을 듬뿍 받았다.
2주 전 출전한 파리올림픽 골프 경기를 지켜보지 못했던 남편 정준씨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를 찾아 리디아 고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는 모습을 봤다. 또 매니저를 맡고 있는 언니 고슬아씨와 형부까지 현장서 리디아 고를 응원했다. 리디아 고는 우승을 확정한 직후 언니, 남편과 포옹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리디아 고는 “올드코스서 거둔 우승이라 더욱 특별하다. 최근 몇 주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미친 시간이었다”며 “16세 때인 지난 2013년에 올드코스서 처음 경기했다. 나이가 들었지만 조금 더 현명해졌기를 바란다. 가족과 함께 역사적인 장소에서 우승해 한 편의 동화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남다른 업적
3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신지애는 마지막 날 2타를 잃어 코다, 인뤄닝(중국), 릴리아 부(미국)와 공동 2위(5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 2008년과 2012년 이 대회 우승자인 신지애는 12년 만에 통산 3번째 AIG 여자오픈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 날 타수를 잃고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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