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나기 ①서울 우리옛돌박물관

바다를 건너간 돌사람의 귀향

우리옛돌박물관은 이름에서 잘 알 수 있듯 옛돌, 즉 우리나라 석조유물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 2015년 11월 건립한 ​세계 유일의 석조유물 전문 박물관이다. 2000년 경기도 용인에서 세중옛돌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개관했으나 석조유물을 비롯해 자수, 근현대 미술작품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을 더 많은 대중에게 소개하고자 2015년 서울 성북구 성북동으로 자리로 옮겨 재개관했다.

우리옛돌박물관이 있는 성북동은 도심 속 수려하고 쾌적한 자연경관 덕분에 오랜 세월 여러 문화예술인이 교류하고 거주해온 곳이다. 한용운, 정지용, 염상섭, 조지훈, 김광섭, 신동엽 등의 저명한 문인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성북동서 창작 활동을 하며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여럿 남겼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성북동서 가장 높은 지대인 북악산 부근에 위치해 거대한 서울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서 2㎞ 정도 떨어져 있으나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므로 대체로 방문객은 성북02번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편이다.

예술의 도심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소요된다. 선잠단지, 길상사, 한국가구박물관 등의 명소를 지나 종점인 우리옛돌박물관 정류장서 하차한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전체 부지면적 1만4000㎡ 규모의 너른 공간에 석조유물 1250여점을 전시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나라 석조유물의 문화예술적 가치를 조명한다.

2001년 일본으로부터 환수한 석조유물을 시작으로 문인석, 장군석, 동자석, 벅수(장승), 석탑, 부도(부처의 사리를 안치한 탑), 석호(왕릉이나 큰 무덤 주위에 돌로 만들어 세운 호랑이), 불상, 망주석(무덤 앞의 양쪽에 세우는 한 쌍의 돌기둥), 돌하르방, 제주동자석, 제주정낭(집 입구의 양쪽에 구멍을 뚫은 돌이나 나무를 세우고 나무를 가로로 걸쳐 놓은 것) 등 한국적 힘과 위엄이 느껴지는 다양한 석조유물을 주제에 따라 전시해 관람의 재미를 준다.

재단법인 우리옛돌문화재단 천신일 이사장의 노력 아래 국내외로 흩어진 한국 석조유물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다. 천 이사장은 일제강점기와 전란을 거치며 잃어버린 문화재를 되찾아오고 싶다는 집념으로 해외로 흩어진 문화재 환수에 힘을 쏟았다.

선조 철학과 지혜 깨닫게 해주는
우리옛돌박물관의 석조유물

그 결과 2001년, 소장품 중 상태가 양호하고 뛰어난 조각기술이 엿보이는 석조유물 70여점을 일본으로부터 환수할 수 있었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석조유물을 단순히 고찰의 장식 정도로 여기던 기존의 고루한 시각서 벗어나 석조유물 안에 담긴 선인들의 철학과 지혜를 발견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석조유물이 전시된 야외전시장을 천천히 크게 한 바퀴 걷노라면 오랜 세월 우리 땅에 존재했던 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 

‘돌’에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삶의 근원적 숨결이 묻어 있다. 프랑스의 과학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 가스통 바슐라르는 시와 예술에 잠재된 인간의 상상력이 근본적으로 물, 불, 흙, 공기라는 4가지 질료에서 비롯된다는 ‘4원소 이론’을 주장했는데, 그에 따르면 흙은 생명의 탄생, 성장, 변화, 소멸의 전 과정을 담고 있는 자연 요소로서 ‘안정’과 ‘정착’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흙은 돌의 기본이 되는 물질로서 함의하는 바가 크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석조유물뿐만 아니라 규방 문화의 결정체인 전통 자수작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작가의 회화작품도 함께 전시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주말과 공휴일은 1시간 연장해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관람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이다. 우리옛돌박물관 내 뮤지엄웨이브의 전시를 관람할 시 우리옛돌박물관 야외전시장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심우장은 만해 한용운의 얼이 서려 있는 민족적 자존의 장소다. 1905년 백담사에서 출가한 한용운 선사는 독립운동을 강하게 탄압하던 1933년 성북동 깊은 산골짜기에 방 두 칸짜리 집인 심우장을 짓고 민족 지사와 교류하며 문학 활동을 했으나 광복을 1년여 앞두고 1944년 6월 29일 심우장서 입적했다.

심우(尋牛)란 수행자가 수행을 통해 본성을 깨닫는 10단계의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한 심우도(尋牛圖)서 유래한 이름이다. 

수연산방(壽硯山房)은 1998년 문을 연 성북구 성북동의 유명한 전통 찻집이다. 본래는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상허 이태준의 고택이었다. 이태준 작가가 1946년 무렵 월북 전까지 살던 가옥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통 찻집을 운영하는 사람은 이태준의 생외손녀(누나의 외손녀)인 조상명씨. 수연산방은 한옥과 한국식 정원이 아름다운 공간으로 전통차와 한과, 단호박죽이 유명하며 하절기에는 단호박빙수도 맛볼 수 있다.

성북근현대문학관

문학 속 성북은 어떤 모습일까? 올해 3월 개관한 성북근현대문학관은 성북의 문학과 관련된 자료를 종합적으로 수집하고 이용자에게 다양한 방식의 문학적 소통을 제안하는 문학 플랫폼이다. 총 4개 층으로 지하 1층은 자료열람실 및 교육실, 1층은 기획전시실, 2층은 상설전시실, 3층은 옥상으로 구성돼있으며 한용운, 정지용, 염상섭, 김동리, 박경리, 박완서 등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쓴 성북의 문인을 시기별로 소개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우리옛돌박물관→심우장→수연산방→성북근현대문학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우리옛돌박물관→심우장→성북근현대문학관
-둘째 날 성북구립미술관→수연산방→간송미술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우리옛돌박물관 www.koreanstonemuseum.com
-성북근현대문학관 https://www.instagram.com/sb__mlm
-수연산방 https://www.instagram.com/sooyeonsanbang

운영 정보
-우리옛돌박물관 운영시간: 화~금요일 10:00~17:00, 주말·공휴일 10:00~18:00(17:00 입장 마감) 휴무: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요금: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만해한용운심우장 운영시간: 9:00~18:00 휴무: 없음 요금: 무료
-수연산방 운영시간: 수~금요일 11:30~17:50(17:00 주문 마감) 토요일 11:30~21:50(21:00 주문 마감, 18:00~19:00 브레이크타임) 일요일 11:30~19:40(19:00 주문 마감) 휴무: 매주 월·화요일 요금: 무료(카페 이용료는 메뉴에 따라 상이)
-성북근현대문학관 운영시간: 화~일요일 10:00~18:00(17:30 입장 마감) 휴무: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추석 연휴 요금: 무료

문의 전화
-성북구청 문화체육과 02)2241-2652
-우리옛돌박물관 02)986-1001
-심우장 02)2241-2652(성북구청 문화체육과 문화재관리팀)
-성북근현대문학관 02)2241-1939, 수연산방 02)764-1736

대중교통
전철 수도권 전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서 하차 후 삼선교·성북문화원 정류장서 성북02번 마을버스로 환승, 우리옛돌박물관까지 약 20분 소요.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서울시교통정보시스템 https ://topis.seoul.go.kr

자가운전
성북동 주민센터→홍익대부속중고등학교 입구→선잠단지·성락원 앞→성북동성당→길상사→우리옛돌박물관

숙박 정보
-스페이스 모다: 성북구 삼선교로6길, 0507)1312-0152, https://blog.naver.com/spacemoda
-한옥 스테이 나비잠: 성북구 창경궁로43길, 0507)1376-8109, www.stayfolio.com/findstay/nabijam
-성북 은은한가: 성북구 동소문로13가길, 0507)1485-1088, www.stayfolio.com/findstay/seongbuk-euneun hanga

식당 정보
-금왕돈까스 본점(등심돈가스·안심돈가스·금왕정식): 성북구 성북로 138, 02)763-9366
-성북동누룽지백숙(누룽지백숙·들깨메밀수제비·메밀전): 성북구 성북로31길, 02)764-0707
-손가네곰국수(곰국수·설렁탕·생불고기): 성북구 성북로15길, 02)743-8937

주변 볼거리
한국가구박물관, 정법사, 길상사, 천주교성북동성당, 운우미술관, 성북선잠박물관, 선잠단지, 예향재, 삼청각, 성북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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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