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5분 진료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4.07.29 08:00:00
  • 호수 14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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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만나기 어렵다? 쉽다?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5분 진료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외래 환자들이 진료 받기 위해 평균 18분을 기다리지만, 정작 절반 이상은 진료시간이 5분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7월24일부터 9월22일까지 1만49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 의료서비스 경험 조사’에 따르면 외래 서비스를 받은 응답자의 평균 진료 시간은 8분이었다. 

4~5분

37.4%는 4~5분, 17.6%는 1~3분으로 55%가 5분 이하 진료를 받은 것이다. 28.3%는 6~10분, 16%는 11~30분 진료 받았다. 외래 서비스를 원하는 일자에 이용하지 못한 사람은 평균 7.7일을 기다렸고, 대기 기간이 가장 긴 30일 이상의 경우는 12.4%다.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접수 후 기다린 시간은 평균 17.9분이었다. 30분 이상 기다린 경우도 19.2% 있었다.

평균 입원 일수는 7.5일이었고, 30일 이상 입원한 경우는 3.2%다. 입원 진료를 예약 없이 당일에 바로 받은 경우는 48.1%, 원하는 날짜에 예약을 해서 이용한 경우는 41.3%, 원하는 일자로부터 대기한 경우는 10.6%다.


원하는 일자에 입원하지 못한 사람은 평균 13.6일을 기다렸다. 이 중 10일 이상 기다린 경우도 62.2%나 있었다. 의사의 예의 있는 응대, 알기 쉬운 설명, 배려 등 전반적인 의사 서비스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모두 90% 이상 만족도를 보였다.

복지부 2023 의료서비스 경험 조사
외래환자 평균 18분…55% 5분 이하 

76.7%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를 신뢰했고, 75.8%는 만족하고 있었다. 보건의료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9.9%였다. 또 43.8%는 보건의료 제도개선을 위해 필요할 경우 건강보험료를 추가 납부할 의향이 있었다.

의료 비용 부담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1.4%이었고, 2.1%는 의료 비용 문제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단 2개 이상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8.4%가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받지 않았다.

입원환자 중 27.1%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7.1%는 개인 간병, 6.6%는 공동 간병을 썼다. 만족도는 각각 97.3%, 83.7%, 77.6%로 나타났다. 비용의 경우 하루 평균 개인 간병은 11만8870원, 공동 간병은 2만1584원이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어디에요? 5분씩이나 진료해주는 데가 있어요?’<car_****>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 진료에 90% 이상 만족하네?’<dkhy****> ‘대학병원은 기본 30분 이상 기다립니다’<m191****> ‘웃기고 있네∼18분 기다린다고? 기본이 30분∼1시간이다’<ksg2****> ‘무슨 조사를 이렇게 했냐? 평균 40분 기다렸다’<ccsu****>


10% 입원 대기…평균 13.6일 기다려
개인 간병 12만원…만족도는 83.7%

‘예약하고도 기본 2시간 기다리고 1분30초에 진료 끝난다’<youn****> ‘약만 처방 없이 받을 수 있으면 개선되겠지?’<tenc****> ‘2시간 기다리고 15초 진료 보는 곳 많아요’<ygd0****> ‘3분 이상 진료 봐주는 의사 없던데? 실제 10초 컷도 있었다. 심하지 않네요, 괜찮아요, 주사 맞고 가세요, 끝’<uet1****>

‘5분 이상 진료 봐서 뭐하게? 검사 결과 보고 진단 듣고 치료 계획 설명하면 5분 아닌가? 더 필요한가?’<sw83****> ‘맛집 한나절 웨이팅해서 1시간 안에 식사 끝난다고 항의하는 사람 봤냐?’<chan****> ‘내가 길어지는 만큼 다른 사람 대기 시간은 늘어나는 건데…’<dkva****> ‘진료비 시간당 결제 시스템 도입하면 된다’<thtn****>

‘정보화 시대에 무슨 의사와 진료 20분 30분씩 보는 게 좋은 건가? 정확한 병명과 치료 처방만 잘 되면 된다’<zigr****> ‘싸고 좋은 건 없다’<sung****> ‘국민이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건 제도의 문제입니다. 미국처럼 비싼 돈을 주고 충분히 진료를 보던가. 아니면 우리처럼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진료를 보던가’<derm****> ‘진료비가 3000원이니 30분 진료 받으려면 진료비 6배로 올리면 되겠네’<semi****>

‘택시 요금처럼 미터기를 켜고 진료 보자. 도망치듯 나갈 걸∼’<dkhy****> ‘영국 환자는 55% 6개월~1년 기다려서 30분 진료 받는다’<seon****> ‘OECD에서 의료비 제일 싸고, 제일 접근성 높고, 의료 질은 제일 높은 게 한국의 현실이다’<euge****> ‘동네에서 진료 받으면 커피값보다도 적은 돈을 낸다. 감사하게 생각해라’<9044****>

충분?

‘단순한 논리인데? 의사를 짧게 만나면 그만큼 적게 기다리게 되는데 길게 만날수록 의사 만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을 왜 모르지?’<khcj****> ‘중병 환자들을 위해 간호간병통합병동을 운영하는 병원들이 있다. 입원하면 보호자들은 아예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고 간호사들이 간병을 해준다. 엄청나게 싸다. 아직 일반화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확대될 것이다. 대학병원 인턴이나 레지던트들의 혹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의대생 증원은 불가피 하지만 지금 의료시스템에 별 문제는 없다’<cthw****>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예의 바른 의사?

이번 ‘2023 의료서비스 경험 조사’서 눈에 띄는 결과는 꾸준히 상승한 긍정적인 인식이다.

담당 의사가 예의를 갖춰 대했다는 응답은 처음 조사를 실시한 2017년 89.1%서 지난해 95.5%로 상승했고, 담당 의사가 알기 쉽게 설명했다고 답한 비율은 80.0%에서 92.2%로 올라왔다. 

또 담당의사의 배려 여부에 대해선 2017년 78.4%만 긍정적으로 답했던 것이 지난해 91.0%가 됐다.


의료기관 이용시 편안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79.3%서 94.5%로, 의료기관 내 행정 부서 서비스에 만족했다는 대답 비율은 73.6%서 92.3%로 각각 높아졌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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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