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만드는’ 딥페이크 만들어 보니…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3.12 11:10:37
  • 호수 14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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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정은 만나게 해줘?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얼굴을 한 다른 사람의 영상이 인터넷서 떠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현실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바로 불법 ‘딥페이크’ 영상. 불법이니 막아야 하지만, 딥페이크 영상은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딥페이크(Deepfake)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이다. 기존의 사진이나 영상을 원본이 되는 사진이나 영상에 겹쳐서 만든다. 딥페이크 기술의 시작은 애니메이션이다. 1990년대에 사람이 말할 때처럼 입술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이 나왔고, 곧이어 통계적 기법을 이용한 얼굴 인식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2014년에는 AI 기술이 현실과 구별이 되지 않는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시작은
좋았지만…

이때부터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의 얼굴을 이용해서 만든 가짜 이미지나 동영상이 등장했고, 딥페이크라는 이름도 이때 붙여졌다. 딥페이크는 영화나 방송계 등에서 이미 사망하거나 나이가 든 배우를 스크린에 되살리거나 초상권 보호 등을 위해 사용됐지만,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악덕 포르노다. 무엇보다 문제는 딥페이크 영상을 만드는 것이 너무 쉽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딥페이크 기반 성적 허위 영상물에 대한 시정 요구 건수는 2020년 473건, 2021년 1913건, 2022년 3574건, 지난해 1~11월에는 5996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이미 2021년 한 해 대비 건수가 213.4% 늘어난 것이다.

방심위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모니터링서 관련 피해를 접수해 게시물 접속 차단, 작성자 계정 해지, 게시물 삭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직접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봤다. 직접 해보니 컴퓨터나 영상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컴퓨터만 쓸 줄 알면 가능했다.

딥페이크 영상을 만드는 방법은 스마트폰 앱과 인터넷 사이트의 두 가지로 나뉜다. 딥페이크 영상 제작 앱은 13개가 있었는데, 대부분 무료 사용이 가능했다. 다만, 무료는 영상에 워터마크(동영상 편집기를 사용했다는 표시)가 있었고 유료 사용 시 워터마크 표시가 없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앱으로 만든 딥페이크 영상은 실제처럼 느껴지진 않았다는 점이었다.

중세시대 복장에 얼굴을 합성하거나, 애니메이션 영상에 얼굴을 합성하는 정도였다.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명화 모나지라의 얼굴에 다른 얼굴을 합성시키는 것이었다. 내가 어떤 헤어스타일이 어울리는지 확인하거나, 유명 연예인의 외모를 흉내내는 수준이었다. 누가 봐도 재미로 만든 딥페이크 영상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점점 늘어나는 이미지 합성 영상
처벌·규정 전무…피해자만 늘어나

장난삼아 만든 게 티가 나더라도 문제가 있다. 한 딥페이크 앱 개발자는 자신의 앱을 홍보하기 위해 “오픈 소스 AI를 활용하면 무료로 옷을 벗기는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중 한 가지 앱은 영상서 다른 사람의 얼굴을 정교하게 합성할 수 있었지만, 원본의 이미지가 흐려져서 합성이라는 게 티가 났다. 영상을 잘 모르는 사람이거나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가 볼 경우 깜빡 속을 수 있을만 했다.


반면 사이트서 만드는 딥페이크 영상은 영상과 사진을 합성했을 때 사실인지 가짜인지 구분이 잘 안 되는 정도로 정교했고, 무엇보다도 영상을 만드는 것이 너무 쉬웠다.

딥페이크를 만드는 사이트는 검색만 해도 바로 나왔다. 해당 사이트는 영어로 돼있는데, 쉽게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광고했다. 영상을 만들고 싶으면 사이트서 제시한 파일을 다운받아야 했다.

파일을 컴퓨터에 설치하면 사이트에 가입할 수 있었는데 이메일이나 비밀번호 등 간단한 정보만 요구됐다. 이후 로그인 시 바로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다. 필요한 것은 변경하고 싶은 얼굴 영상인데, 이마저도 원본 영상이 아닌 유튜브 링크만 있으면 가능했다.

영상을 선택하면 하단에 바꾸려는 얼굴이 생성된다. 이후 일정 시간을 기다리면 영상이 완성된다. 해당 사이트는 유일하게 무료 사용 가능한 딥페이크 제작 사이트인데, 유료 이용 시 워터마크가 생략된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영상은 ‘원본 영상’을 모르면 딥페이크 영상이라는 것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결국 딥페이크 영상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기에 범죄에 악용된다. 딥페이크 영상이 가장 많이 악용되는 곳은 음란물 영상이다. 기존에는 유명인들만 딥페이크 범죄의 대상이 됐다면, 이제는 일반인이 자신의 모습이 들어간 음란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누구나
손쉽게

2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직장 상사 B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있는 사진으로 음란물을 제작한 사실을 알게 됐다. 가해자인 상사 B씨가 직장 동료의 사진을 음란 영상에 합성해 PC에 보관해 두고 있다가 여자친구에게 발각된 것이다.

B씨는 A씨 뿐만 아니라 다른 직장 동료들의 사진으로도 음란물을 제작했다. B씨와 C씨가 다투는 과정서 영상이 온라인 메신저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송되기까지 했다. 이를 알게 된 A씨는 B씨를 고소했지만,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유포 목적으로 영상을 제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게 불송치 결정의 이유였다. 2020년 6월 ‘딥페이크 처벌법(개정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이 도입됐지만 B씨의 사례처럼 타인의 사진을 이용해 딥페이크 음란물을 만들어 보관하는 행위 자체는 현실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반포 등의 목적으로 사람 얼굴·신체·음성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을 제작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영리 목적으로 제작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으로 가중처벌된다.

한 법조인은 “해당 처벌 조항은 ‘반포 등을 할 목적으로’가 범죄 성립을 위한 구성 요건이다. 따라서 개인 소지 목적의 허위 영상물 제작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반포 목적이 있었는지는 수사관이 입증해야 하는데 해당 사실관계에서는 그런 입증이 될 수 없는 구조로 특이한 우연적 상황에 의한 피해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처음부터 고소하려고 증거를 모은 게 아니다 보니 증거가 별로 없어, 다시 법적인 처벌을 요청하기 어렵다. 가해자는 지금도 주변 지인들 연락을 받고 아무렇지 않게 잘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뉴스 제작
댓글 조작

딥페이크가 가장 크게 악용되는 시기가 있는데, 바로 선거철이다. 4·10 총선을 한 달 여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허위 사실 비방 AI 딥페이크 특별대응 모니터링반’을 신설하고 딥페이크 게시물에 대응하고 있지만, 딥페이크 기술을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3가지 프로그램으로 딥페이크 게시물을 교차 검증하며 판별하고 있지만, 정확히 감별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프로그램은 참고만 할 뿐 결국에는 사람의 눈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알려진 가짜 이미지, 영상 방식 외에도 생성 AI로 댓글 여론조작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될 여지도 있다.

이 관계자는 “선거법상에서는 딥페이크 영상, 이미지만을 규제하고 있어 AI 댓글을 저지할 방법이 없다. 심각한 사안의 경우 ‘업무방해’로 판단할 수 있어 정상적 여론 형상에 영향을 주는 AI 댓글이 발견되면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딥페이크가 선거에 악용되는 것은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겪는 현상이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대선에선 후보자들이 상대 후보를 비방하고 자신을 띄우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는 경쟁자인 세르히오 마사 후보가 중국 공산당 지도자처럼 보이도록 AI로 생성한 포스터를 SNS에 올렸다.


반면 자신은 사랑스러운 사자처럼 묘사한 AI 생성 이미지를 올렸다.

두 후보 측이 만든 AI 콘텐츠에는 ‘AI가 제작했다’는 점을 명시했다. 사람들을 속이려 하기보다는 특정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활용한 것이다.

영상 만드는 시간은?
‘5분’이면 감쪽같이

지난해 미국 공화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면 경제위기가 오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는 내용의 가상 미래를 보여주는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었다.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것이다.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 시장 선거에선 AI가 만든 노숙자 이미지를 활용해 자신이 당선되지 않을 경우를 가정해 부정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정반대의 상황이 한국에 있었다. 경찰이 틱톡과 페이스북 등에 올라온 46초 분량의 윤석열 대통령 영상이 딥페이크가 아닌 원본 영상 짜깁기라는 내부 결론을 내리고도 이를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선거법 위반’ 등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만 과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향신문>은 지난 5일 “경찰이 지난달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풍자 영상’을 자체 개발한 딥페이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영상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존재하지 않은 장면을 새롭게 생성한 딥페이크라기보다는 원본 영상을 짜깁기한 수준이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서울경찰청의 의뢰로 자체 개발한 딥페이크 탐지프로그램을 사용해 해당 영상의 딥페이크 여부를 검토했다.

해당 신문은 “탐지 결과는 ‘진짜(Real)’로 나왔다. 이는 곧 영상 자체가 진짜고 AI를 이용한 딥페이크가 아니라, 실제 영상을 단순히 짜깁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딥페이크로 만든 가짜 영상으로 판단되면 ‘가짜(Fake)’라는 결과가 나오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청은 이런 결과를 담은 회신을 받은 뒤에도 해당 영상이 ‘딥페이크가 아니다’라고 밝히지 않았다”며 “‘대통령을 겨냥한 최초의 딥페이크 영상이 퍼지고 있다’는 논점이 커지던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아닌데
맞다고

신문은 “되레 지난달 26일 열린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의 정례 회견서 배석한 경찰 관계자는 관련 수사 근거를 설명하면서 공직선거법 82조의 8 ‘딥페이크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거론했다”며 ”이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82조 8에 선거운동을 위해 인공지능을 이용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딥페이크 영상 등이라고 표현돼있다’며 선거법 위반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를 두고 경찰이 윤 대통령 풍자 영상이 심각한 문제인 것처럼 과장하려다 보니 해당 영상이 딥페이크가 아니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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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