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한동안 소외됐던 미분양아파트가 새삼 인기를 누릴 전망이다.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9·10 대책 때문이다. 한시적이기는 하나 올해 안에 미분양아파트를 구입, 향후 5년 내 매각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해준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그러나 이런 혜택도 시세차익이 발생해야 누릴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9·10 대책 국회 통과 “연말까지 한시적 유효”
양도·취득세 동시 감면…일거양득 단지 주목
집을 팔고도 차익이 없다면 그야말로 무용지물(無用之物)이다. 따라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비록 미분양 아파트 단지라 할지라도 혜택을 보기보다는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저렴한지, 입지가 우수한지, 교통여건의 개선 등 대형 개발호재가 있는지 등을 꼭 살펴본 후 투자에 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미분양 4만2539가구
주로 경기도에 몰려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올 연말까지 이들 거래세를 동시에 감면 받을 수 있는 단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준공후 미분양주택이나 연내 입주하는 미분양주택을 사면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9511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양도세와 취득세를 모두 감면 받을 수 있는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와 연내 입주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4만2539가구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는 주로 경기도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분양가 9억원 이하 아파트는 고양시 식사동 위시티일산자이 2단지(1975가구)·4단지(1288가구)와 고양시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신동아파밀리에 2단지(1208가구)·3단지(432가구)·4단지(1676가구)에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고양시 성사동 래미안휴레스트(1651가구)도 당장 구입하면 입주할 수 있다. 김포시 감정동 신안실크밸리3차(1074가구)와 장기동 쌍용예가(1474가구), 수원시 이목동 힐스테이트(927가구), 권선동 I’PARK시티2차(C2 1135가구, C4 889가구), 수원권선자이e편한세상(1753가구) 등도 눈에 띄는 단지들이다.
연내 입주를 앞두고 있는 미분양 단지로는 서울지역의 경우 동작구 상도동 상도엠코타운(1559가구),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뉴타운래미안e편한세상(3293가구), 동작구 흑석동 흑석뉴타운센트레빌II(963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수도권에서는 고양시 삼송동 고양삼송계룡리슈빌(1024가구), 부천시 소사본동 푸르지오(797가구), 파주시 목동동 한라비발디(978가구) 등에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정부의 9·10 대책은 발표된 지 2주일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9월24일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 9억원 이하 미분양주택을 계약하면 입주 후 5년간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받는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분양가 9억원 이하 수도권 미분양 대단지는 서울 4곳, 신도시 3곳, 경기 5곳, 인천 1곳 등 모두 13곳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 사이 분양된 래미안 강남 힐즈,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 왕십리2구역 텐즈힐, 백련산 힐스테이트 1∼3차 등 4곳으로 모두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특히 래미안 강남 힐즈는 강남보금자리지구에 들어간 최초의 민간분양 아파트로 전용면적 91∼101㎡ 총 1020가구 규모다. 분양가는 7억∼8억원선이다.
신도시 미분양 단지는 김포한강 한라비발디와 래미안 한강신도시2차, 파주운정 교하롯데캐슬 등 3곳을 주목할 만하다. 한강신도시 한라비발디는 전용면적 105∼126㎡의 중대형 아파트로 한강변에 위치했다.
김포대로 인근에 자리한 래미안 한강신도시2차는 전체 물량이 실수요자에게 관심이 높은 중소형(68∼84㎡) 물량이다. 경기지역 주요 미분양아파트는 남양주 퇴계원 힐스테이트, 부천 약대 아이파크, 성남 단대 푸르지오, 용인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 의왕 내손e편한세상 등 5곳이다. 5개 단지 모두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이며, 브랜드 아파트란 장점이 있다.
인천에서는 전용면적 78∼124㎡으로 구성된 송도더샵그린워크2가 관심을 끈다. 올 3월 분양했으며 총 665가구 규모로 인근에 송도국제학교가 있다. 미분양 물량도 다양한 평형이 남아있는 상태다.
“프리미엄 형성
단지 골라야”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미분양 주택 중 브랜드, 단지규모, 평형 등에서 앞으로 프리미엄 형성 가능성이 있는 단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 마련을 고민 중인 수요자라면 이번 취득세와 미분양 주택 양도세 감면 혜택을 적극 활용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법개정 이후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입법과정 기간에는 매물을 물색하며 시기를 조절하는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 전세입자는 기존 주택을 구입하는 것과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는 방안을 동시에 고려해 볼 수 있다.
전세입자는 취득세 50% 감면으로 전체 매매가격의 1% 정도 줄일 수 있게 돼 그동안 망설였던 아파트 구매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단지 주변의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의 미분양주택을 장만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향후 시세차익(프리미엄)이 생겨도 양도세를 안낼 수 있어서다.
분양가 9억 이하 미분양 아파트 뜬다
“실수요자는 급매물 위주로 구입해야”
지난 7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주택(1만241가구)의 84%가 전용 85㎡ 초과 면적이어서 중소형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 흠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미분양주택은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며 “단, 수도권에서는 중대형 미분양이 많아 옥석을 가릴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실수요자라면 대출을 활용해 급매물 위주로 구입하는 게 좋다”며 “매도자의 경우 내부를 수선하는 등 집이 잘 팔릴 수 있게 해서 매도기회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분양가 등 미분양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주변 시세와 꼼꼼히 비교해 양도차익이 생길 만한 미분양주택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문답으로 알아본 양도세·취득세 감면 대책이다.
[Q] 다주택자도 취득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나?
[A] 1세대1주택자 외의 다주택자들도 취득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지방세 행정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9억원 이하 주택을 취득할 경우에는 1세대1주택자 보다 1%p 높은 2%의 취득세율이 적용된다.
9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에는 다주택자 여부와 관계없이 1세대1주택자와 동일한 감면 혜택을 받는다. 즉 다주택자들의 경우 12억원 이하 주택을 취득하면 2%, 12억원 초과 주택을 취득하면 3%의 취득세율을 적용 받아 취득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Q] 취득세 감면 적용시점은?
[A] 취득세 감면시점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양도세 감면법안을 처리한 9월24일로 소급적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실제 취득세 감면이 적용되는 시점은 ‘잔금청산일’이나 ‘등기일’ 중에 빠른 날을 적용하는데, 이 시점이 9월24일 이후여야 세금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예컨대 잔금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등기부터 이전한 경우 등기일이 취득일로 인정되고, 잔금을 치른 상황에서 등기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잔금처분일이 취득일로 인정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9월24일(포함) 이후 잔금을 청산하거나 등기 이전을 완료한 주택만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9월24일 이전에 사실상 취득일로 인정되는 잔금청산, 등기이전을 한 경우에는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Q] 구체적인 취득세 감면율은 어떻게 되나?
[A]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달라진다. 9억원 미만 주택은 연말까지 1%의 취득세율이 적용되며, 9억∼12억원짜리 주택은 2%, 12억원 초과는 3%의 취득세율이 각각 적용된다. 주의해야할 점은 1세대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9억원 미만의 주택을 취득하더라도 예전처럼 2%의 취득세율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다만 9억원 초과 주택은 다주택자도 이번 결정에 따라 한시적으로 감면된 취득세율이 적용된다.
[Q] 주택 외에 주거용 오피스텔 등도 감면받을 수 있나?
[A] 이번 대책의 수혜대상은 ‘주거용 주택’에만 한정된다. 따라서 오피스텔로 등록된 건물은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되더라도 취득세 감면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9월24일 미분양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법안을 전격 처리했다. 이에 따라 당장 9월24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취득한 미분양주택에 대해서는 향후 5년 동안 양도소득세가 100% 면제된다.
5년이 지난 이후에 해당 미분양주택을 양도하더라도 5년 동안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양도세 과세대상인 양도소득에서 공제 받을 수 있어, 세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하지만 9월10일 정부가 발표했던 대책과 달리 9억원 이하 주택으로 감면대상이 축소됐다. 특히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혜택은 정부가 대책을 발표했던 9월10일이 아닌 9월24일을 기준으로 미분양주택에 해당하는 주택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양도세 감면혜택이 적용되는 ‘미분양주택’이란 입주자모집공고일에 따른 입주자 계약일이 지난 주택단지에서 9월23일까지 분양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선착순으로 공급하는 주택을 말한다. 다만 매매계약일 현재 임차인 등이 입주한 사실이 있는 주택이라면 미분양주택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9월23일 이전에 체결된 매매계약이 9월24일 이후 해제된 주택의 경우도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을 받을 수 없다.
주거용에만 한정
오피스텔은 예외
9월23일 이전에 체결됐던 매매계약이 9월23일 이전에 해제돼 9월24일 현재 미분양주택으로 남아있는 경우에는 양도세 감면혜택이 적용된다. 특히 계약자가 양도세 감면을 받기 위해 9월23일 이전에 체결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같은 건설회사 등과 본인 또는 친족을 통해 9월24일 이후 또 다시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