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장혜영 정의당 의원(비례대표)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업계의 ‘페미니즘’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장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게임업계 페미니즘 사상검열과 억지 남혐 마녀사냥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넥슨은 부당한 남혐 몰이에 사과하는 대신,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 조장을 단호히 제지했어야 한다”며 “이것은 페미니즘의 문제이자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넥슨의 사과문 그 어디에도 해당 홍보물이 우리 사회의 어떤 공적 가치를 훼손했기에 이런 부당한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전혀 적혀있지 않다. 오로지 ‘용사님‘께 걱정을 끼쳐드린 것만이 문제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게임사 입장서 주 고객이 페미니즘을 혐오하는 남성 유저이기에 눈치 보고픈 마음이 들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기업은 ’용사님‘ 이전에 모든 시민과 노동자의 기본권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권은 이렇게 도를 한참 넘은 페미니즘 사상검열과 지독한 백래시에 침묵해선 안 된다. 저부터 발언하겠다.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라면, 자신을 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함께 나서 발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던 정치인들 역시 책임을 느끼고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며 “특히 GS 편의점 포스터의 손가락 모양을 들먹이며 디자이너 사상검증의 선봉에 섰던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넥슨은 일부 유저의 집단적 착각에 굴복한 ‘집게 손’ 억지 논란을 멈춰라. 게임 문화 속 페미니즘 혐오몰이를 규탄하고, 온 마음으로 연대한다. 함께 연대해달라”며 28일, 경기도 판교 소재의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하기도 했다.
앞서 한 온라인 게임 홍보 애니메이션 영상에 남성 혐오 메시지로 불리는 ‘집게손가락’이 등장하면서 페미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이날 게임업계에 따르면 문제의 장면은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만든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게임 홍보 영상에 등장한다. 얼핏 보면 알 수 없지만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쪼개보면 여성 캐릭터가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모아 집게 모양을 만든 것 같은 장면이 나온다.
해당 영상이 페미 논란으로 번지자 업체는 즉각 비공개 처리 후 “해당 홍보물은 더는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최대한 빠르게 논란이 된 부분들을 상세히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발 빠른 업체의 후속조치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됐지만 관련 업계에선 게임의 주 이용 계층이 2030 남성이라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당 집게손가락의 손모양을 의도적으로 일부러 넣었는지 아니면 우연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만화처럼 정지된 그림이 아닌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의 경우 프레임 단위의 부분 장면을 정지화면으로 캡처한 이미지를 대상으로 특정 손 모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다른 애니메이션 영상을 확인해보면 극중 캐릭터들의 집게손가락이 등장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런 식으로 프레임 단위로 끊어 문제의 장면을 찾는다면 그 어떤 애니메이션도 손가락 모양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손동작을 그릴 때 일부러 주먹만 쥐거나 항상 네 손가락을 모두 펴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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