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사수’ 국힘 비윤 3인방 맨파워

수도권 위기 존재감 쑥쑥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친윤, 비윤이 서로를 향한 견제가 다시 시작한 듯 보인다. 친윤은 위기가 아니라 말하고, 비윤은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이 와중에 서울, 경기도, 인천 지역구에 소속된 비윤 인사들이 한마디씩 보태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진짜 위기인 모양새다.

국민의힘서 수도권 위기론이 대두됐다. 애써 부정하고 있지만, 이 위기를 직접적으로 제기한 당사자가 수도권 중진 의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아 보인다. 비주류로 분류된 인사들도 수도권을 꺼내들며 지도부의 수도권 역량을 문제 삼고 있다. 당 지도부에선 ‘지도부 흔들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가운데, 당내서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는 중이다. 

지도부 문제?
첨예한 대립

총선을 약 7개월 앞둔 현재 국민의힘 지지율은 다시 하락세다. 영남권에 몰린 지도부 탓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탓을 하락의 원인으로 제시한다. 대외적으로는 전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수도권 위기론을 먼저 띄운 인물은 신평 변호사다. 그는 국민의힘서 자체 여론조사를 진행했는데 수도권서 전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우선 당장의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타 정당보다 앞서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총선이라는 상황서 받아든 결과는 정반대다. 정부 견제론이 조금 더 우세한 편이다. 

최근 비윤(비 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들은 이를 토대로 수도권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마디씩 보탰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도 수도권이 어려운 만큼 위기라며 국민의힘을 에둘러 비판했다. 현역 의원들 중에서는 윤상·안철수 의원이 수도권 위기론에 동조했다. 특히 윤 의원은 지도부에 수도권 당 경쟁력이 없다며 묵직한 직구를 던졌다.


그는 “제3지대의 출현도 무시할 수 없다. 무당층이 40% 가까이 되는 상황서 제3지대의 탄생은 국민의힘에 위기가 될 수 있다”며 경고했다.

수도권 위기론에 동참한 안 의원도 “당에 인물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김기현 대표가 총선을 준비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김 대표를 저격했다. 급기야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이철규 사무총장이 “배에 구멍을 내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하지 못한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수도권서 연거푸 패배를 당했던 전력이 있다. 2004년부터 2020년까지 국민의힘이 수도권서 승리한 사례는 2008년 단 한 차례였다. 

당내 일각에서는 수도권 지역이 원래 국민의힘의 험지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댄다. 그러나 내년 총선은 윤석열정부의 중간 평가 격으로 치러지는 선거로 아무리 험지로 분류돼있다고 해도, 어떻게 해서든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

결국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도 지지율을 끌어올릴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의 인물난이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 지방선거서 인재로 불리는 인물을 많이 끌어다 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당내에선 인재 공백으로 경쟁력을 가진 인물을 발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몸값 키우며 민심 향해 스킨십 
당내보다 지역서 이미지 좋아

양적인 측면서 총선에 출마하려는 인사들이 적지 않지만, 질적으로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냐는 게 현재 국민의힘의 고민거리다.


이 같은 와중에 수도권 내 비윤계 인사들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본래 윤 대통령의 잠재적 우군으로 분류된 인물이었던 윤 의원의 경우, 전당대회를 거치며 상황이 달라졌다. 당내서 수도권 위기론을 계속 꺼내들고 있는 것이다.

앞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위기론이 발생하자, 이를 대체할 인물로 평가받던 인물이 바로 윤 의원이다. 친박(친 박근혜)계로 분류됐었지만 당내 비윤계, 친윤(친 윤석열)계를 가리지 않고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다. 특히 지난 20대 대선을 거치면서는 윤 대통령과 친분도 두터운 편이었다. 

그러나 연일 윤핵관을 저격하면서 관계가 불편해진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는 윤핵관에게 수도권에 출마하라며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전당대회 경선서 1차 컷오프되면서 존재감은 다소 줄어들었다. 

다만 당시 지도부 구성이 끝났음에도 “아쉽다”고 평가하면서 김기현 지도부를 향한 저격은 빼놓지 않고 꾸준하게 이어왔다. 윤 의원이 자신있게 ‘수도권 위기론’을 제기할 수 있는 배경은 자신이 몇 안 되는 수도권(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의 4선 중진 의원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인천 지역서 윤 의원의 입지는 상당히 견고하다고 볼 수 있다. 당내 현역 의원들 중 초선 배준영 의원과 윤 의원을 제외하면 인천은 모두 민주당 성향이나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탈당한 이성만·윤관석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을 제외하고 인천지역 의원들 중 선수도 가장 높은 만큼 해당 지역구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셈이다. 

위태위태
불안불안

윤 의원은 인천 민심도 심상치 않다면서 위기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앞서 이 사무총장의 경고에도 윤 의원은 “당을 향한 우려를 오히려 침몰로 받아들인다”며 오히려 강하게 맞받아쳤다. 그는 “좌초된다면 영남, 강원권이 아닌 수도권 의원이 가장 큰 타격”이라며 “공천을 연상시키는 발언”이라고 우려했다. 

윤 의원의 꾸준한 수도권 위기론 제기는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는 동시에 중도층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천은 현재 무당층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으로 지난 해 6월1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서 국민의힘은 윤형선 후보를 냈지만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던 바 있다.

윤 의원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서 이겨 5선 의원이 되기 위해선 이 대표와 견줄 만한 파괴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되기 위해선 윤 의원의 입장서 큰 메리트가 필요한 셈이다. 

수도권 내 몇 안 되는 현역인 안 의원도 최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등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다. 그는 열흘간 미국 방문으로 다양한 인사들을 만났다. 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에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외교 분야의 전문가적인 면모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경제, 과학 등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안 의원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대선 기간 동안에는 늘 “또철수” “언제 철수하느냐” 등의 조롱을 받아왔다.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도 지지율이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결국 단일화를 이루면서 윤석열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주역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후 꾸려졌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서 인수위원장도 맡았다. 

당심이냐
민심이냐

다만 인수위원장 직을 수행하는 과정서 당시 윤 당선인과의 마찰 및 전당대회서의 고배 등으로 인해 일각에선 안 의원의 정치 행보가 사실상 끝난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전국구였던 그는 민심은 높았지만, 당심서 밀려 김기현 후보에게 패했다. 또 윤 대통령과는 사실상 불편한 관계가 되면서 자연스레 당내 존재감도 사라졌다. 그러자 안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찾아나서는 등 조용히 민심을 다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성남 분당을 자주 방문하며 민심과 스킨십을 늘렸다. 더구나 원래 주인이었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더욱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 결과 여전히 민심 측면에서는 안 의원의 지지세가 두드러진다. 

안 의원도 윤 의원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위기론을 줄곧 주장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경기도 역시 인천처럼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밀리는 지역이다. 실제로 경기도 내 국민의힘 현역 의원은 6명인 반면, 민주당은 최근 탈당한 김남국 의원, 당적이 사라진 김진표 국회의장을 제외하고 48명이나 된다. 경기도지사 역시 민주당 소속이다. 


게다가 최근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들의 내분도 여전히 지속 중이다.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서 국민의힘이 불리한 형국을 맞는 건 자명해 보인다. 

문제는 경기도 역시 위기로 인식돼있는 지역 중 한 곳이라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기도 안성의 터줏대감으로 불렸던 김학용 의원이 재보궐선거를 통해 컴백에 성공했지만, 지난 총선에선 고배를 마셨던 바 있다. 지난 대선서 사실상 ‘민주당 텃밭’이라는 지역임에도 윤 대통령이 승리를 가져갔었던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내부서도 파열음 들리기 직전
중도층 끌어올 방법 찾아내야

여기에 더해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으로 국민의힘은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또 경기도서 의원을 지냈던 인물들까지 더해지면서 경기도의 공천 싸움은 한층 더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의원은 말 그대로 독자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민심과의 스킨십으로 자신의 몸값을 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야의 정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보단 대선주자로서 몸을 풀고 있는 액션을 지속적으로 취한다.

최근 잼버리 사태를 두고 “정부의 최고 책임자가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현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 윤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는 윤·안 의원뿐만이 아니다. 입당에 앞서, 윤 대통령과 비슷하게 문재인정부의 월성원전 감사를 두고 반기를 들었던 최재형 의원(전 감사원장)도 있다. 최 의원은 미담 등으로 완벽하다는 평가와 함께 단숨에 대권주자로 급부상했지만, 컷오프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재보선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 출마해 깃발을 꼽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이준석 전 대표 시절 혁신위를 맡았으나 당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존재로 인식했다. 이후 이 전 대표가 대표직서 쫓겨나 혁신위도 자연스레 힘을 잃으면서 그의 존재감도 사라졌다. 

그러다가 최근 잼버리 사태를 두고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다시 부각됐다. 그는 국회가 국정조사로 여야가 책임 소재를 밝혀내고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의 요구는 민주당이 감사원 감사를 불신하면서 국조를 요구하는 것과 궤를 함께한다.

이런 탓에 현재 정권서도 불편한 인물로 인식될 수 있다. 

문제는 서울 역시 국민의힘 입장에선 험지라는 점이다. 국민의힘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제외하면 현재 서울 내 현역 의원 수가 8명에 그치는 반면, 민주당에는 40명이 포진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 의원의 지역구는 굵직한 대권 잠룡들이 출마를 선언했던 곳이다.

또 여야가 번갈아가며 당선됐던 지역인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우회적으로
정부 비판

비록 민주당이 지난 재보선서 패배했지만, 내년 총선만큼은 상징적 의미가 큰 지역구인 만큼 중량감을 가진 인물을 공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수도권 내 핵심지역인 서울 종로, 경기도, 인천 지역구 인사들의 본격적인 체급 키우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장 지지율이 앞선다고 총선을 이기는 게 아니다. 총선까지는 아직 7개월이 남았다”며 “국민의힘은 위기가 아니라는 말 대신 수도권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안을 고민할 시기”라고 평가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도 수도권 위기?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역시 수도권 위기론에 휩싸여 있다.

무당층 응답의 비율이 더 높아지면서다. 민주당도 수도권 지지율 확보를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21대 총선 당시 크게 승리를 가져갔지만, 다수의 현역 의원이 있음에도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크게 앞서지 못해서다.

일각에서는 수도권서 이길 전략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리스크를 시작으로 돈봉투 사태 등에 휘말린 의원 일부가 수도권 소속 의원이기 때문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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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