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가 당한 교육청 시스템 허점

“검찰·법원이 차라리 공정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박희영 기자 = 교권회복을 위해 현직 교사들이 들고 일어났다. 그러면서 숨겨져 있던 사건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제야 국회는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그사이 교사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중심에는 교육청이 있다.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있지 않아서다. 

5년 전, 광주의 한 고등학교 A 교사는 직위해제를 당했다. 성비위 의혹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5년 동안 그를 내몬 것은 2명의 학생이 한 짧은 진술이었다. 오랜 기간 싸운 끝에 무죄를 선고받고, 간신히 다시 교단에 설 수 있었지만, 억울함을 풀기 위한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긴 시간 학교와 교육청은 교사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죄를 물었다. 교사를 보호하는 장치가 부족한 시스템상의 문제였다. 

전수조사
그 이후…

기말고사가 막 끝난 2018년 7월 말, 광주의 한 고등학교서 임시 교무회의가 열렸다. 부장 교사들과 교장이 회의하고 난 뒤 오후에 교직원 전체회의가 이뤄졌다. 성비위 정보가 들어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는데 ‘교사들이 도대체 학생들에게 무슨 짓을 했느냐’는 말이 나왔다. 학교 측은 즉시 경찰에 정식 수사 의뢰했고, 교육청서 2차 전수조사도 나온다고 했다. 

제보 과정도 수상했다. 사건 초기 학교 측이 교육청에 보고한 서류에는 학생회 학생들이 찾아와 신고했다고 돼 있지만, 시의회에 보고한 내용에는 최초 신고자가 여교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교감 역시 경찰의 조사 과정서 여교사가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신고 후 교육청은 특별조사단을 꾸렸다. 이후 정책기획관서 감사관실에 감사를 요청했고, 감사관실은 16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수사를 요청했다. 이후 이사회는 관련 교사 16명을 직위해제하는 건을 의결해버렸다. 


“전수조사를 학교 자체서 먼저 한 게 문제라고 본다. 매뉴얼상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교사를 즉각 신고하는 게 맞다. 교육청의 전수조사도 매뉴얼과 규정에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담당 장학사가 교장에게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수상한 부분은 전수조사 이후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광주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광주광역시교육청 학생 성폭력 사안 처리 방법 문건을 살펴보면 어디에도 전수조사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학교 성폭력 발생 시 신고 방법은 상담 후 피해 학생 또는 보호자가 사건 수사를 원하는 경우와 원하지 않는 경우를 나눠 신고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또 학교 측에서 학교폭력 사안 접수 보고서를 작성한 후 해바라기 센터에 공문을 제출하도록 명시돼있다. 

전수조사 이후 전체 남자 교사 중 절반이 넘는 교사가 성비위 교사로 분류됐다. 이 중 19명은 직위해제가 이뤄졌고,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 A 교사도 마찬가지였다. 과정도, 결과 처리 방식도 불투명했던 전수조사가 낳은 결과였다.

B 학생과 C 학생의 진술이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교육청도 해당 사안에 대해 당장 분리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광주시교육청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 운영회의의 발언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성비위 의혹…바로 직위해제
5년 긴 소송 끝 무죄에도 징계

원칙대로 분리해야 하지만, 의혹이 발생한 33명에 달하는 인원을 분리 조치하기에는 무리라는 의견과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고 학교 운영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직위해제 역시 수사 개시 이후에 통보돼야 한다는 것. 


결국 A 교사를 포함에 16명만 분리 조치가 됐고, 여교사 4명을 포함한 17명은 분리 조치되지 않았다. 그러나 2번의 전수조사 이후 A 교사를 비롯한 다른 교사들은 곧바로 사실 확인, 소명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채 분리 조치, 직위해제, 수사 의뢰로 이어졌다. 그때부터 A 교사에게는 지옥 같은 시간이 펼쳐졌다. 

분리 조치는 교육청의 감사관실서 진행된 사안인데도 교육청의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해당 사안을 담당한 체육복지건강과 장학사가 작성하고 교육청 홈페이지에도 게시해 광주의 거의 모든 학교에 공문으로 보냈던 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셈이다. 

“절차를 무시하고 자기들 임의대로 신속하게 처리한 것 자체가 시스템의 문제다. 이것까지 양보한다고 해도 당시 분위기 때문에 무혐의가 나온 교사들을 몽땅 징계한 경우는 아마 우리나라 어느 기관을 찾아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자체가 교육청 스스로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는 반증인 셈이다.”

이른바 스쿨 미투가 터지면 교육청서 사안을 확인한 뒤, 제대로 된 소명 기회를 주고, 사안을 따져 직위해제를 하는 게 절차다. 그러나 해당 사건에서는 순서가 뒤바뀌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고 무기력하게 당했다. A 교사는 장학사의 입김이 센 구조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학교가 전수조사를 교육청서 실시한 이유도 장학사의 권유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범인
지옥 같은 시간

통상 장학사는 교육 전문직이지만, 학교의 행정 지휘, 직접적인 명령권은 없다. 다만 학교를 시찰하고 평가하는 권한을 가진다. 단순히 시찰·평가의 권한을 가진 것을 생각했을 때만 놓고 보면 전수조사를 지시하는 게 온당치 않다고 보인다. 장학사는 행정적인 면에서 최상위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장학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파워가 결정된다. 직급이 높은데도 행정 출신 팀장이 장학사에게 꼼짝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민원이 들어왔을 때도 제대로 처리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구비돼있지 않다.”

이후 A 교사는 5년간 싸움에 휘말려왔다. 자비를 들여 힘들게 소송을 이어온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그를 위해 120여장의 탄원서를 써준 제자와 학부모들도 힘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 및 교육청과의 싸움이 남아 있었다. 1심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학교에 복직했으나 이듬해 1월 징계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위)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죄를 받은 상태서 징계가 내려졌기 때문에 소청위에 가면 쉽게 끝날 줄 알았다. 소청위는 각급 학교 교원의 징계처분과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관한 소청심사를 담당하는 곳으로 교육부 소속기관이다.

하지만 소청위 역시 소명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지 않았다. A 교사를 포함한 4명의 교사들이 소청위를 찾아갔지만 한 사람당 주어진 소명 시간은 고작 15분이었다. 원래는 개인당 10분인데,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교육청 압박
소청위 외면

“순진했다. 억울한 교사의 말을 더 들어주고 위원들도 교사 출신이 많다고 해서 믿었다.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하면 대법원 주심처럼 담당이 그만하라고 했다. 전국의 여러 건을 모아서 하니까 얼마나 대충했겠느냐. 누구 한 명의 말을 들어주면 전체를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소청위는 결국 교사들의 징계 건에 기각 처분을 내렸다. A 교사는 이대로 물러날 수 없었다. 다시 재판에 돌입할 준비를 갖췄다. 징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냈고 법원은 학교 측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그의 손을 들어줬다.

조사 과정, 재판 과정서 진술이 번복된 학생 2명의 말로 시작한 사건이 해결되기까지 5년이 걸렸다. 

“억울한 일이 있으면 학교나 교육청, 소청위서 들어줄 것으로 생각했다. 법정까지, 행정소송까지 갈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 경험은 반대다. 우리는 법원의 결과, 검찰의 수사를 비판한다. 내 경우에는 법원이 제일 공정했고, 다음은 검찰이 공정했다.”

A 교사는 학교와 임금과 관련해서도 민사소송을 벌였다. 학교서 징계받았던 기간 동안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지급하라는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무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과 학교는 A 교사와 몇몇 교사를 여전히 죄인 취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요시사>는 전수조사를 지시했다는 당시 D 장학사에게 경위를 물었다. D 장학사는 전수조사를 지시한 게 본인임을 인정했다. 그는 “교육청 보고가 와 교장 선생님께 전수조사를 하라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학교 자체적으로 일단 조사를 해보시라”고 말했다. 

혐의 확인 없이 학생 진술만
매뉴얼 따르지 않고 ‘맘대로’
“학교에 선생님 편은 없다”

이어 “신고가 들어옴과 동시에 학교서 사안이 발생하면 교육청과 경찰에 신고한다. 학교서 교육청으로 보고가 들어오면 어떤 사안인지 알아보기 위해 교육청서 학교에 먼저 나가 보는데, 학교 담당자와 관리자를 만나고 나서 사안이 전수조사가 필요한 경우 교육청서 사안 처리 컨설팅단이 학교로 가서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광주교육청에는 성인식팀이 없었고 사건 이후 생겼다. 따라서 해당 사안이 발생했을 때는 사학팀서 성비위 관련 사안을 주관했다. D 장학사는 2018년 3월 전수조사 매뉴얼이 이미 있던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명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대다수의 많은 교사가 연루돼있어 분리 조치가 당장 필요했다. 피해 학생 보호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당시 분리해야 한다는 여성가족부 지침도 있었다. 또 다수 교사들이 관련돼있었기 때문에 성고충심의위원회를 학교서 개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에게 소명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교육청과 학교 관리자가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돼있기 때문이다. 결국 의심 신고만으로도 실질적인 처벌이 가능한 셈인데 신고 남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역시 교권을 보호할 제도 및 장치를 만들기 위해 관련 법안을 발의 중이다. 교육부도 물리적 제제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고치는 등 대책을 내놨다. 또 최근 교권회복 및 보호 입법화 지원을 위한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가 처음으로 열렸다.

지난 14일에는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서 ‘교권회복 및 보호 강화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서도 교사의 처벌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전제상 공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실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헌법상 엄격한 처벌 근거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며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했을 때 법적 심판을 받는다는 시그널을 분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직위해제 시 신중성 제고를 위한 절차적 규정이 마련돼야 하고, 아동학대처벌상의 조사 및 수사에 앞서 교육청 등 교육 전문가 의견 청취가 의무화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내몰린
교사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일요시사>에 “교사들이 근본적인 대안으로 지적하는 게 교원의 직위해제 요건을 개정하는 부분”이라며 “묻지마 민원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아동복지법을 중심으로 장학사의 권한, 소청위의 시스템 등 심도 있게 근본적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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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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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