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몰이’ 이낙연 큰 그림

나서지 않고 제 발로 나가게?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미국으로 떠났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최근 돌아왔다. 온갖 풍파를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보면서 자신의 역할을 찾은 것일까? 한솥밥을 먹던 이들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 흔들려고 하는 자와 버티는 자, 이들의 물밑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코너에 몰린 시점에서다. 이 전 총리의 귀국과 함께 친명(친 이재명)계와 비명(비 이재명)계 사이에 자리 잡은 친낙(친 이낙연)계가 서서히 고개를 들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앞으로 당내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금의환향?

이 전 총리는 문재인정부서 첫 번째 국무총리를 지낸 후 2020년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듬 해인 2021년에는 민주당 대선후보를 두고 이 대표와 경쟁했지만 2위에 그쳤다.

이후 지난해 6월7일 두 인물의 행보는 엇갈렸다. 같은 해 ‘당 대표’ 타이틀을 따낸 이 대표는 국회로, 이 전 총리는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의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 활동을 위해서다. 그는 “국내 여러 문제는 책임 있는 분들이 잘해주실 거라고 믿는다”는 말을 남기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전 총리의 미국행을 두고 여러 추측들이 난무했다. 당시 기준으로 총선이 약 2년 남았으니 그동안 미국 유학을 빌미로 “호흡을 가다듬을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그랬던 그가 최근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본격적으로 한국에 터를 잡았다. ‘책임 있는 분들’께 정치를 맡기고 유학길에 올랐지만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해당 귀국 인사를 두고 일각에선 여야를 ‘일타쌍피’로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현재 윤석열정권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수능 킬러문항 배제 논란 등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오히려 국민의힘에 뒤쳐지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치밀한 물밑싸움 장기전 양상
친·비명 사이 자리 잡은 친낙

여당인 국민의힘서도 이 같은 판세를 읽었는지 이 전 총리를 향한 공격태세를 갖췄다. 국민의힘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못다 한 책임’을 이야기하기 전에 문재인정권과 민주당 잘못에 반성문부터 쓰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누더기 부동산 정책’ ‘망국적인 탈원전 정책’ 등을 문정권의 실정으로 규정하고 “이 전 총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뚝심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몸풀기가 끝나는 대로 호남 지역에 대한 집중 공략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귀국 이후 이 전 총리는 첫 공개 외부 일정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택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고 김 전 대통령은 제 정치의 원점”이라고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전 총리를 제16대 총선에 공천하면서 정치권으로 이끈 인물이다.

당 안팎에선 이를 두고 정치 재개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라고 해석했다.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호남을 시작으로 본격 지지층 구성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돼왔던 지역이었으나 이 대표와 관련한 대장동 개발사업,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악재가 겹치면서 표심이 시들해지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 및 호남의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3%p 떨어진 43%로 집계됐다.

현 시점서 이 전 총리가 기세를 몰아 호남권의 지지를 등에 업는다면 판도가 뒤집힐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총리는 전남도지사 및 5선 중진 의원을 지내 호남의 대표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현재 호남 지역은 걱정이 많다. ‘이재명이 당 대표를 그만두면 이낙연 대표 체제로 돌아가는데, 과연 차기 총선서 승리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있다”며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이 전 총리의 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호남 표를 많이 가져오는 자가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지역민들의 민심을 끌어오는 것은 결국 지도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견인 성공 여부가 앞으로 이 전 총리의 정치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찍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호남 유권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낼 경우 민주당 내 힘의 구심점이 이동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당내 지지율 쓸어 담고
단숨에 대권주자 티켓?

이 전 총리가 이 대표를 꺾고 당내 지지율을 얻어 대권주자로 나서게 될 것이란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당권 복귀인 동시에 ‘대선 준비 신호탄’인 셈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싸우기 위해서는 당내 이 대표를 먼저 끌어내려야겠다고 생각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대권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나 집권세력과 맞서는 구도가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당내 지지율을 단박에 올리고, 야권주자로서 대선후보가 될 수 있는 지름길로 꼽히기도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는 점 역시 해당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몰아치는 각종 설을 두고 정치권의 시선은 두 인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 대표는 이 전 총리의 귀국과 관련해 “백짓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라며 ‘원팀’을 강조했다. 윤정권이 검찰과 감사원 등 국정의 모든 힘을 야당 압박에만 쓰고 있는 만큼 당을 위해 단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친명계 역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합심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하지만 친낙계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의 ‘악마화’에 이 대표도 무관치 않다”며 맞불을 놨다. 지난해 20대 대선서 이 대표의 패배 책임을 이 전 총리에게 덮어씌웠다는 주장이다. 당심이 쪼개질 때로 쪼개지면서 계파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이 전 총리와 이 대표 간 물리적 마찰은 아직 표출되지 않고 있지만 묘한 기류도 감지된다.

숨 고르기

이 전 총리는 최근 발간한 저서를 바탕으로 북 콘서트와 대학 강연 등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적 행보는 되려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 당장 공개적인 정치활동에 나서기보다는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장 소장은 “이 전 총리는 호남 쪽을 의식해 윤정권을 거칠게 공격하고, ‘반윤(반 윤석열)’ 이미지를 심으려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직접적인 권한이 없기 때문에 말뿐인 공격이 얼마나 호소력을 가질지 회의적인 부분이 있다. (신경전이)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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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