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올해 여름은 작년 여름보다 덥다던데 벌써 에어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아직 여름은 시작도 안 됐는데, 전기요금이 오른다고 하니 이번 달 날아올 고지서가 너무 무섭다”며 전기요금 인상 소식에 걱정이 앞섰다. 최근에는 날씨가 얼마나 더울지 날씨 앱을 자주 확인하고 있다.
관악구서 김치찌개집을 운영하는 B씨도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냉방비 폭탄’ 우려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B씨는 “손님이 오시는데 냉방을 안 할 수도 없고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며 “모든 원자잿값이 인상됐고 돼지고기 가격은 또 오른다고 뉴스에 나오던데 복합적으로 여건이 굉장히 안 좋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동구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C씨는 “전기요금은 냉난방 여부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는데 전기요금이 얼마나 오를지 감도 잘 잡히지 않는다”며 “이제 에어컨을 켜기 시작했고 여름철에 계속 틀어야 하는데 걱정만 앞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전기요금이 인상되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지난겨울 난방비 폭탄에 이어 올여름 냉방비 폭탄 가능성에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전날 전기요금을 ㎾h당 8원 인상하기로 결정, 이날부터 적용되는 2분기 전기요금은 기존 ㎾h당 146.6원서 ㎾h당 154.6원으로 올랐다. 이는 부가세와 기반기금 등을 제외한 것이다.
㎾h당 146.6원→154.6원
정, 분할납부 제도 확대
이에 따라 월평균 332㎾h를 사용하는 4인 가구 기준 전기요금은 월 6만3570원서 6만6590원으로 올라 부가세 등을 포함하면 3020원을 더 내게 됐다. 또 도시 가스요금이 주택용의 경우 MJ(메가줄)당 19.6910원서 20.7354원으로 5.3%(1.0444원) 인상됐고 음식점, 구내식당, 이·미용업, 숙박업, 수영장에 적용되는 일반용(영업용1)은 5.4% 인상됐다.
목욕탕, 폐기물처리장, 쓰레기소각장 등에 적용되는 일반용(영업용2)의 인상률은 5.7%로 더 높다.
소상공인들은 아직 코로나 영향서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서 고물가와 소비 부진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데 전기요금까지 올라 경영 애로가 더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소상공인 단체들을 소상공인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포함해 에너지 지원을 법제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전기요금 납부유예나 분할납부는 임기응변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 바우처나 요금 할인 등의 지원책을 법제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 소상공인의 난방비 절감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냉난방 시설을 고효율 에너지 제품으로 교체할 때 지원할 것과 에너지비용 급등에 대비한 소상공인 전용 보험상품 마련 등도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에 계기가 있을 때마다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아쉽다”며 “모든 소상공인에 적용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매출 기준 등을 통해 소상공인 취약계층을 지원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대다수 소상공인이 계속되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고금리, 인건비, 배달앱 수수료 부담 증대에도 가격에 이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수익구조 악화로 시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름철을 앞두고 전기요금이 올라 경영 애로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전기요금과 관련해 기존 주택용(가정용) 고객에게 2015년부터 적용해온 전기요금 분할납부 제도를 소상공인과 뿌리 기업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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