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임신 미화‧소비? 예능 <고딩엄빠3> 입길

시즌1 첫 방송부터 비판 댓글 쇄도
왜곡·조작 논란…프로그램 폐지론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10대 부모가 된 고딩 엄빠(엄마‧아빠)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좌충우돌, 세상과 부딪히며 성장하는 리얼 가족 프로그램’이라는 방송 콘셉트로 지난 1월18일부터 시즌3 방송에 들어간 MBN 예능프로그램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이하 <고딩엄빠>)가 때 아닌 입길에 올랐다.

<고딩엄빠> 제작진이 밝힌 기획 의도는 “새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기특한 선택을 한 이들의 실제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벼랑 끝에 선 고딩엄빠들이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고, 방법을 모색해본다”였다.

10대 부모가 된 일반인 고등학생들의 임신과 출산, 육아 생활을 가감 없이 담아 특정계층으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받기도 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시즌3 첫 방송은 2.4%로 시작해 3회(1.8%)를 제외하면 2.6~3.2%대의 나쁘지 않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6일 첫 전파를 탔던 <고딩엄빠1>부터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청소년 임신을 미화시키고 이를 예능으로 소비하기에 급급했다는 비난을 받는 등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로 이날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과 유튜브에는 “청소년이 임신하는 걸 미화하고 부추긴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일진 같은 애들이 놀러다니다 사고 쳐서 임신한 건데 미화한다” “차라리 성교육이나 제대로 하라”며 폐지를 요구하는 댓글이 달렸다.

게다가 ▲성에 관한 가치관 형성이 채 되지 않은 10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 ▲한창 공부에 집중해야 할 고등학생의 나이에 임신 및 육아 과정을 예능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비판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지난 18일, 시청자 게시판에 조OO씨는 “방영 취지가 뭐죠? 이런 삶도 있응니 니들도 해도 된다? 학생들이 볼까 봐 겁난다. 이런 방송 하려면 방송 이후에 현재 그들의 근황이나 이혼하고 사는 최후도 방송해줘야 한다”며 “에피소드마다 아름답고 희망의 메시지로 끝나면 방송 보는 시청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시청자 유OO씨도 ‘<고딩엄빠> 프로그램 여기까지만 하고 내려주심 안 될까요’라는 제목으로 “안 그래도 고딩 자녀를 가진 엄빠들 힘들어 죽겠는데 사회적으로 부모들에게는 의무감만 던져주고 보호받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부모들에게 굳이 방송에서까지 괴롭힘을 줘야 하느냐”고 폐지를 요구했다.

최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고딩엄빠3>를 성토하는 글이 게재되면서 회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4일, 개구리OOOO 회원은 자유게시판에 ‘<고딩엄빠> 같은 거 안 나왔음 좋겠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회원은 “방송서 자막이 나오는데 ‘이 사단이 났네’ 같은 한국인 대부분 틀리는 단어가 (자막으로)나온다”며 “방송사라면 제대로 알아보고 자막을 내보내야지. 저걸 그대로 내보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달’이 올바른 단어라는 것조차 모르는 제작진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대로 된 가정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제대로 된 정신이 박힌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때 임신해서 애 낳겠느냐”며 “발랑 까진 애들이 자기들 몸 간수 못했으니 청소년 때 애 낳고 기르는 걸 뭐 대단한 거라고 감성팔이 해대고 사연 소개하면서 얼굴 팔아가며 그대로 돈이나 후원받아 보려고 연기하는 거 보면 극혐”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원은 “(진행자인)박미선이 맨날 ‘독박육아’ 어쩌구 하는데 너무 듣기 싫다. 독박육아? 그럼 남편은 독박벌이냐?”며 “남편은 왜 외벌이고 여자의 육아는 독박이냐? 아이들 보는 프로그램에 노름에서나 쓰는 부정적 단어인 독박이라는 단어를 왜 결합시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아내와 자식 버리고 도망간 상황이면 백번 양보해서 그러려니 한다. 근데 알고 보면 남편은 새벽부터 나가서 일을 하던가. 지난주 사연은 심지어 남편이 군대 끌려간 상황에서 그 몇 푼 안 되는 군인 월급과 이전에 모아뒀던 것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아내 보고 박미선은 독박육아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족들이 보는 거라 어쩔 수 없이 옆에서 보는데 볼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1739명의 회원들이 추천 버튼을 눌렀으며 185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25일 9시 기준).

“오~ 구구절절 저랑 같은 생각이다. 어쩌다 한 번 봤는데 정말 개쓰레기 프로그램”(추천 수 528명), “나도 이 프로 진짜 극혐한다. 본 적도 없고 기사 제목만 몇 번 봤는데 제목만 봐도 토할 것 같다. 키 작고 시끄러운 애 나와서 더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추천 수 357명) 댓글이 각각 베스트 댓글 1, 2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해당 글에는 “완전 공감한다. 쓰레기 같은 프로그램이다. 생각이 있다면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것” “편집이 시청률을 너무 의식한 것 같다. 시작은 편견을 없애자는 취지로 좋은 의미였던 것으로 아는데…” “이러니까 더욱 결혼 안하려고 하지. 방송에서 매번 안 좋은 것만 보여주니까. 너무 많아서 이젠 쳐다보기도 싫다” 등 <고딩엄빠>를 비판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반면 긍정적인 댓글도 눈에 띈다.

한 회원은 “전 이런 프로그램 상당히 좋아한다. 욕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고 저렇게 사는 사라마들을 보면서 난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동기 부여도 돼서 꽤 좋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도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몰라서 혜택 못보던 어린 친구들도 있고, 어릴 때 사고 친 게 학폭이 아닌 자기들끼리 놀다 사고 쳐서 사회 품으로 왔으면 도와줘야지, 돌팔매질하고 있느냐? 난 그런 적 없고 불편하면 학창시절 물심양면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앞서 <고딩엄빠>는 시즌2 11화 방송에선 출연자들의 부부싸움이 여과없이 전파를 타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의견 제시’ 지적을 받았다. 당시 아내가 남편의 머리채를 잡고 밀치거나 남편이 비닐 쇼핑백과 아기 장난감을 발로 찬 뒤 외출하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됐다.

지난해 9월20일, 16화 방송에선 조작 논란이 터지기도 했다.

출연자가 직접 “악플을 보고 욕먹는 건 괜찮은데 제 본 모습이 아닌 모든 것이 거짓이고 과장된 모습으로 억울하게 욕을 먹으니 저도 이게 맞나 생각이 든다. 분명히 처음 고딩엄빠 촬영 취지가 ‘편견을 없앤다’고 해서 촬영을 결심한 거였는데 오히려 편견만 키운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며 제작진의 악의적인 연출과 편집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폭로했다.

제작진은 “상호합의 하에 일정 부분 제작진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출연자들의 행동에 별도 요구를 하거나 디렉팅을 한 적은 없었고 제작 과정에 양측 간 오해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출연진과 함께 방송 내용을 보면서 내용 수정이 필요한지 출연자에게 먼저 확인을 요구하는데 수정 요청 외 다른 요구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 관계자는 “당초 미성년 부부의 출산과 임신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겠다는 기존의 프로그램 취지가 결국엔 출연자들이 가정파탄의 파국을 맞이하는 과정을 내보내면서 무색할 정도라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미성년자의 임신과 출산이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지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예능프로그램이다 보니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어 자극적으로 보여주기에만 치중할 뿐, 전문가의 솔루션 제공이나 해결책 제시 등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