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록 법무사의 쉬운 경매> 매수인이 인수해야 하는 권리는?

경락인(매수인)이 인수해야 하는 권리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매각목적물에 설정된 최선순위 저당권·근저당권·가등기담보권·압류(경매개시기입등기,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가압류(이들을 통상 말소기준권리라고 합니다)에 대항할 수 있는(즉, 말소기준권리보다 먼저 등기된)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전세권 중 배당요구한 것은 제외), 등기된 임차권 등은 매각으로 인해 소멸되지 않습니다.

매각으로 인해 소멸되지 않는 권리들은 매수인이 이를 인수해야 하며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두 가지 권리를 겸유하고 있는 임차인이 먼저 우선변제권을 선택해 임차주택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경매절차에서 보증금 전액에 대해 배당요구를 했으나, 보증금 전액을 배당받을 수 없었던 때에는 보증금 중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공제한 잔액에 관해 매수인에게 대항해 이를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임차인의 배당요구에 의해 임대차는 해지돼 종료되고, 다만 같은 법 제4조 제2항에 의해 임차인이 보증금의 잔액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될 뿐이므로, 경락인은 같은 법 제3조 제2항에 의해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의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게 됩니다(98다15545).

임대차 종료 후 임차인의 임차목적물 명도의무와 임대인의 연체임료 기타 손해배상금을 공제하고 남은 임차보증금 반환의무와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으므로, 임차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기해 임차목적물을 점유하고 사용·수익한 경우 그 점유는 불법점유라 할 수 없어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지지 않되, 다만 사용·수익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이 있으면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해야 합니다(98다15545).


즉,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겸유하고 있는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했으나 보증금 중 일부만을 배당받은 후 임차목적물 전부를 계속 사용·수익하는 경우, 배당받은 보증금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당이득을 얻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만큼 반환해야 합니다(98다15545).

매각으로 인해 소멸되지 않은 최선순위 전세권의 경우 전세권자가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매수인이 그 전세권을 인수해야 하므로(민사집행법 제91조), 매각물건명세서에 그 취지를 기재해야 합니다.

압류채권자에 우선하는 최선순위의 가처분등기는 매각에 불구하고 말소되지 않습니다. 매각에 의해 효력이 상실되지 않는 처분금지가처분이 있는 경우 과거에는 경매개시결정과 경매기입등기만을 한 상태에서 사실상 경매절차 진행을 중지해왔는데, 현재는 매각물건명세서에 ‘최선순위 가처분등기는 매각으로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에게 인수됨, 만약 위 가처분의 피보전권리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확정되는 경우에는 매수인이 소유권을 상실할 수 있음’으로 기재하고 진행하기도 합니다.

토지소유자가 그 지상건물 소유자를 상대로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라는 내용을 피보전권리로 해서 가처분한 경우 해당 가처분이 건물에 관한 말소기준권리 이후의 것이라도 매각으로 소멸되지 않으므로, 매각물건명세서에 반드시 기재해야 합니다.

선순위 담보권이 설정된 후에 경료된 소유권이전을 위한 순위보전의 가등기는 경락으로 인한 말소촉탁에 의해 말소가 됩니다. 만일 순위보전의 가등기가 최선순위라면 매수인이 인수해야 합니다. 

담보가등기권리는 그 부동산의 매각에 의해 소멸합니다(가등기담보법 제15조). 다만 권리신고가 되지 않아 담보가등기인지 순위보전의 가등기인지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일단 순위보전을 위한 가등기로 보아 그 가등기가 최선순위이면 매수인에게 그 부담이 인수되므로 말소해서는 안 되고, 그 가등기보다 선순위의 담보권이나 또는 가압류가 있으면 함께 말소합니다.

가압류등기는 어느 경우이든 매각에 의해 항상 말소의 대상이 됩니다(민사집행법 제144조 제1항). 압류채권자에 우선하는 가압류등기는 매각대금으로부터 공탁에 의한 배당을 받을 수 있어 소멸하고, 압류 발생 후의 가압류등기는 매수인(경락인)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소멸합니다. 


제3취득자의 채권자가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전 소유자에 대한 가압류가 말소대상인지에 대해서는 전 소유자의 가압류권자는 배당을 받게 되고, 그 가압류는 말소됩니다(2006다19986).

이때 전 소유자의 가압류권자에게 가압류결정 당시의 청구금액의 범위 내에서 먼저 배당해야 하고(2006다19986), 그 가압류등기는 매수인에게 인수되지 않고 말소촉탁의 대상이 됩니다(2005다8682).

다만 집행법원이 종전 소유자에 대한 가압류를 인수하는 것으로 한 경우에는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해 경매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 경우 위 가압류는 매수인이 인수해야 하고 위 가압류등기는 말소되지 않습니다(2005다8682). 

유치권은 등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므로 등기사항증명서에 기재되지 않지만 매수인에게 인수됩니다(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돼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위 부동산의 점유를 이전받은 채권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2006다22050).

예고등기는 2020년 2월4일 부동산등기법 개정법률 제16912호의 시행으로 등기관이 직권으로 말소하도록 개정됐습니다(부동산등기법 부칙 제3조 제2항).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등기된 ‘임차권등기명령에 의한 임차권’은 보증금이 전액 변제되지 않는 한 말소되지 않고 매수인에게 인수됩니다.

매각목적물에 설정된 최선순위저당권설정일자 또는 최선순위 압류·가압류 등기일자를 기준으로 임차인의 매수인에 대한 대항력 여부가 결정됩니다.

즉, 임차인이 위 일자들보다 먼저 전입신고하고 점유를 하고 있는 경우 대항력을 취득하게 되는데, 임차인이 가지고 있는 대항력 때문에 매수인이 예기치 않게 임차보증금을 인수해야 하는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순위저당권 설정일자 또는 압류·가압류 등기일자를 기재합니다.

그리고, 그 일자보다 먼저 전입신고를 마치고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의 보증금은 매수인이 인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주의문구를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하고 있습니다.

강제경매의 경우 경매개시결정기입등기 이전에 임대차의 대항력(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갖춘 임차인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가압류가 있는 경우 그 가압류기입등기 이전에 대항력을 갖춰야 합니다.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임의경매)의 경우에는 담보권(저당권, 근저당권, 가등기담보권)설정등기 이전에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토지에 대해 1순위 저당권이 설정되고, 그 후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춘 다음 건물에 1순위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건물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건물만을 기준으로 하므로, 이 경우의 임차인은 건물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동일인 소유의 토지와 그 지상건물이 경매로 인해 토지·건물의 소유자가 바뀌는 경우 토지소유자는 건물소유자에 대해 법정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366조, 대법원 70다1454 판결).

민법 제366조 법정지상권 및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한 물권의 취득이므로 등기 없이 법정지상권을 취득합니다. 다만 등기하지 않으면 처분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187조). 매각에 따라 설정된 것으로 보게 되는 법정지상권은 매수인이 인수해야 하며, 그 지상권의 개요에 대해서는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매각허가결정을 받은 후 매각대금을 낼 때까지 사이에 선순위 근저당권의 소멸로 인해 처분금지가처분이나 가등기, 임차권의 대항력이 존속하는 것으로 변경된 경우에는 매각부동산의 부담이 현저히 증가해 매수인이 인수할 권리가 중대하게 변동되는 경우에 해당해 매수인은 민사집행법 제127조 제1항에 의한 매각허가결정의 취소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2005마643). 

또 매수신고인이 당해 부동산에 관해 유치권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매수신청을 해서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됐음에도, 그 이후 대금을 낼 때까지 유치권이 존재하는 사실이 새로 밝혀지는 경우에는 매수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장차 매수인이 인수할 매각부동산에 관한 부담이 현저히 증가하게 되므로 이 같은 경우에도 민사집행법 제127조 제1항에 의한 매각허가결정의 취소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2005마643).


<02-535-3303 · www.김기록법무사공인중개사.com>


[김기록은?]


법무사·공인중개사
전 수원지방법원 대표집행관(경매·명도집행)
전 서울중앙법원 종합민원실장(공탁·지급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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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음성군청-살처분 업체<br> 짬짜미 의혹

[단독] 음성군청-살처분 업체
짬짜미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연못이 흙탕물로 변하기까지 미꾸라지 한 마리면 충분했다. 사람들은 물을 맑게 만드는 대신 더 많은 미꾸라지를 연못에 밀어 넣었다. 이제 연못은 바닥을 볼 수 없는 진흙탕으로 변해 버렸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긴급’이라는 두 글자의 힘은 엄청났다. 촌각을 다투는 일일수록 담당자의 재량권은 커지게 마련이다. 일단 진행하고 추후에 상황을 수습하는 게 용인이 되는 일도 많이 있다. 시간 단위로 수십㎞까지 확산할 수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문제가 대표적이다. 확산 방지 죽여서 처리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20조(살처분 명령)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제1종 가축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역학조사·정밀검사 결과나 임상증상이 있는 가축의 소유자에게 살처분을 명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1종 가축전염병은 우역, 우폐역, 구제역, 돼지열병, 아프리카돼지열병,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등이다. 제1종 가축전염병은 치사율이 높고 백신으로도 감염 확산을 막기 어려우며 전파 속도가 빨라서 바이러스 숙주 자체를 죽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또 ‘예방적 살처분’이라고 해서 가축전염병 매개체와 직접 접촉했거나 접촉했다고 의심되는 경우 그 장소를 중심으로 확산하거나 그런 우려가 있는 지역의 가축 소유자에게도 지체없이 살처분을 명할 수 있다. 실제 지자체에 가축전염병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진단부터 살처분까지 길게 잡아도 이틀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년가량 가축 살처분 일을 해온 업계 관계자는 “산란계(알을 낳는 닭) 6만 마리 정도는 퇴비화 작업까지 하룻밤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살처분한 가축을 땅에 묻는 대신 퇴비로 만들어 농가에 무상으로 나눠준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자루에 동물을 잡아 넣고 탄산가스를 주입해 처리한다. 살처분한 동물로 퇴비를 만드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된다. 살처분에 참여한 업체는 바이러스 확산 문제 때문에 1~2주는 일을 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긴급’ 이유로 입찰 없어 최저가 낙찰 안 하고 왜? 문제는 감염된 가축을 살처분하는 일을 맡을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가축전염병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지자체 담당 공무원은 업체에 연락을 돌린다. 연락을 받은 업체가 견적서를 제출하면 이를 바탕으로 공무원이 업체를 선정한다. 지자체에서 용역 사업을 진행할 때 거치는 공고, 입찰, 평가, 선정 등의 절차가 전부 생략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5조(수의 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 제1항 제2호에 의한 조치다. 시행령에 따르면 ‘입찰에 부칠 여유가 없는 긴급복구가 필요한 재난 등 행정안전부령에 따른 재난 복구 등의 경우’ 수의 계약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돼있다. 더 큰 문제는 절차의 불투명성 외에도 업체를 평가하는 잣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어떤 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하는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살처분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지자체에서는 업체 상황을 훤히 알고 있다. 기계는 몇 대가 있는지, 인력은 몇 명이나 보유하고 있는지, 과거에 일은 어떻게 했는지…. 일종의 데이터베이스가 갖춰져 있다. 업무 능력이 비슷하다는 전제라면 비교할 건 가격뿐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최저가 낙찰이 어느 정도 지켜졌다. 다른 지역에서 AI나 ASF가 발생해 살처분했다면 그 단가에 맞춰 견적을 넣거나 공무원하고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런 풍토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공무원 손에 다 달렸다 문제가 제기된 곳은 충북 음성군. 음성군청에서 다른 업체와 비교해 1마리당 단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곳을 선정한다거나 살처분 업무 경력이 적은 곳을 고르는 등 석연치 않은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잣대나 투명한 절차까지는 아니어도 업계에 통용되는 규칙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그런 규칙이 다 깨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부터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음성군청 가축방역팀 관계자는 AI 등이 발생했을 때 살처분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가격이 가장 낮은 곳을 선정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음성군청 관계자의 답변과 달리 지난해 11~12월 음성에서 AI가 발생했을 당시 살처분 업체 최저가 낙찰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7일 한 오리 농장에서 AI가 발생해 살처분이 이뤄졌다. 당시 살처분을 맡은 업체는 A사다. 업계 관계자는 “A사는 당시 1마리당 가격을 3500원에 (견적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B사는 담당 공무원에게 구두로 1마리당 2000원에 일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살처분 일을 맡은 건 A사였다. A사와 B사의 1마리당 단가 차이가 1500원에 달했지만 더 비싼 곳이 맡은 것이다. 당시 폐사한 오리 수는 5만7000여마리라고 한다. 전체 가격으로 따지면 8500여만원 차이다. 지난해 12월30일 닭 농장에서 AI가 발생했을 때도 똑같은 상황이 재현됐다. 당시 일을 따낸 업체는 C사로, 1마리당 가격으로 2800원을 적어냈다. B사도 1마리당 가격을 1900원 견적으로 내 음성군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1마리당 가격이 900원 비싼 C사가 낙점됐다. 싸게 해도 안 줬다 당시 폐사한 닭 수는 4만3000여 마리로 전체로 보면 3800여만원 차이다. B사 관계자는 “심지어 C사는 원래 인력 업체다. 우리가 살처분 업무할 때 사람이 필요하면 C사에 연락해 공급받았다. 등기부등본에도 C사의 업종은 인력 공급업으로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B사는 살처분한 가축을 퇴비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은 업체다. C사와 비교해 살처분 업무 능력에 있어서 밀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음성군청 가축방역팀 관계자는 “11월7일에 AI가 발생했을 때는 업체 3곳에만 전화했고 그중 A사의 가격이 가장 낮았다”고 해명했다. 12월30일 상황을 묻자 “B사가 견적을 늦게 냈다”고 답했다. B사는 음성군청 관계자의 해명에 반박했다. B사 관계자는 “11월7일 우리가 AI 발생 소식을 알고 담당자에게 먼저 연락해 단가를 말했다. 그런데도 1500원이나 비싼 A사에 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음성군청 공무원이 B사에 연락하진 않았지만 상황을 알자마자 단가를 제시했는데 무시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2월30일 AI가 터졌을 때는 C사 관계자와 군청에 함께 있었다”며 “나란히 서서 이야기하는데 (단가가 더 비싼) C사가 일을 따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1900원보다) 더 싸게 일을 할 수 있다고도 했는데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가 입수한 당시 통화 녹음에서 음성군청 관계자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듯한 목소리로 B사 직원을 응대했다. 이미 업체가 정해졌다는 음성군청 관계자의 말에 B사 직원이 “(해당 업체의) 단가가 더 싼가 보죠?”라고 물었을 때도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통화 내용대로라면 가격이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업체 선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기준도 잣대도 불명확 퇴직 공무원 연결고리? B사 관계자는 “보통 의심 신고가 들어온 뒤 역학조사를 거쳐 실제 살처분에 돌입하는 건 다음 날부터다. 아무리 급해도 업체 간 가격을 비교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살처분 업체들이 퇴직 공무원을 영입하면서부터”라고 주장했다. 지자체에서 동물방역 등을 담당했던 공무원이 퇴직한 후 관련 업체에 취업하면서 이른바 업계에 ‘전관예우’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A사의 경우 충북도청에서 동물방역과장을 지낸 분, 경기도에서 동물방역과장을 지낸 분을 영입한 이후 비싼 단가에도 일을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음성군청 관계자도 충북도청에서 2023년까지 동물방역과장을 지낸 D씨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D씨는 와의 통화에서 “A사에 정식으로 소속돼있는 것은 아니다. 영업 일을 하고 있다”면서 “단가 같은 얘기는 다른 사람이 안다. 내가 그분께 말해 전화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씨는 경기도에서 동물방역과장을 지낸 사람의 이름을 언급했다. 적어도 두 사람이 A사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확인된 것이다. 음성군청 관계자는 살처분 업체를 선정하는 데 학연이나 지연 등 인맥이 영향을 미치는지 묻자 “그런 건 없다”면서도 “견적서만 내는 것보다 (군청에) 찾아와서 일은 어떻게 하겠다, 뒤처리는 이렇게 하겠다 등 설명해주는 업체를 더 선호하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최소한의 기준은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체 선정 과정에 공무원의 입김이 개입될 여지가 큰 만큼 일정 정도의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만? 다른 데는? B사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업계가 망가져 버렸습니다. 이대로 두면 걷잡을 수 없을 겁니다. 지금껏 누구도 말하지 못했고 기사도 제대로 나지 않은 이유는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밥줄이 끊길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 겁니다. 그만큼 공무원이 업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하다는 방증입니다.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