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특가법·부패방지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18일 “검찰정권의 수사는 증자살인, 삼인성호”라고 주장했다.
증자살인과 삼인성호는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믿게 된다’는 뜻으로 두 사자성어로 자신의 억울함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에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혐의를 어떻게 소명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찰정권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도 향해야 할 것”이라며 “최소한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제파탄에도 힘든 국민들께서 열심히 생활하는데 저희 일로 염려를 끼쳐 미안할 따름”이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정 실장에 대해 법원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던 바 있다.
그는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유 전 기획본부장에게 각종 사업 추진 등의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1억4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실장은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 중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있다.
정 실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오후 늦게나 늦어도 19일 중으로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5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그는 14시간 동안 조사받았으나 혐의 전반에 대해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 및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점,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진술에 의존해서 수사하고 있는 데다 구속 수사 중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조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져 혐의점을 찾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정가에선 대장동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검찰 수사의 명운이 결국은 정 실장의 구속 여부가 아니겠느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김 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정 실장마저 구속될 경우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불구속 수사에 따른 검찰의 수사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이날 정 실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김 부장판사가 앞서 김 부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만큼 기각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는 분위기다.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중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인 만큼, 정 실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