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획> 가습기살균제 참사, 그후 ②가해 기업들의 짬짜미 그림자

정보 공유에 몰래 회의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세월호·가습기살균제 사건 진상규명 활동이 지난 6월 마침표를 찍었다. 작은 성과가 있었으나 피해자와 유족의 눈높이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요시사>는 사참위 가습기살균제 사건 진상규명 소위원회가 4년 가까이 조사해온 결과물을 입수했다. 이 보고서에는 가습기살균제 원료를 만든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만행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애경)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흉이라고 불린다.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과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만든 SK케미칼은 사정기관의 조사와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인멸과 피해자 회유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SK케미칼·애경
팀 꾸려 대응

SK케미칼의 참사 대응 과정을 조사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가습기살균제 진상규명소위원회(특조위)는 SK케미칼과 애경이 사건을 공동으로 대응해왔다고 봤다. 실제 양사 임직원은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이들 기업은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국회, 검찰 등에 대한 공동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2017년 10월18일과 2017년 11월1일 두 차례 대면 회의를 진행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AS 미팅’이라는 이름의 회의록에는 총 6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대부분 회사 고위 관계자였다. 이들은 주로 ▲공정위 표시광고법 위반 재조사 관련 사안 ▲형사사건 관련 모니터링 ▲환경부 실험 관련 모니터링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취한 특별법 개정안 관련 사안 ▲옥시의 SK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관련 사안 등을 논의했다.

SK케미칼과 애경은 먼저 검찰 내부 동향을 알아봤다. 첫날 회의에서 양사는 “새로 부임한 형사2부 박종근 부장검사는 검찰 동향 모니터링 중이기는 하나 공정위로부터 자료 등을 받은 것이 없고 당장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고 함” “현재 기존에 가습기 사건 담당하던 검사들이 흩어지고 1명만 남아 해당 검사가 모니터링 업무 위주로 진행 중이라고 함” 등의 내용을 공유했다.


SK케미칼은 “85배 농도까지 폐 손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고 100배의 농도를 올리니 특정 증세가 나타나기도 전에 쥐가 사망했다고 함” “수돗물과 비교 실험, PHMG와 CMIT 혼합 실험 등을 진행 중”이라며 환경부에서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된 원료에 대해 진행 중인 실험 내용을 애경 측에 공유하기도 했다.

2017년 환경부에서 진행 중이던 실험의 종료 시점은 12월이다. 최종보고서가 공개된 시점은 2018년 3월로 SK케미칼은 이보다 약 5개월이나 앞서 자세한 상황을 파악한 것이다.

이들은 가습기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한 플랜도 세웠다. SK케미칼과 애경은 국회 상임위가 열리는 날을 파악하고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 개정안 내용을 비판하는 의견서 작성을 요청했다. 야당 측 의원에게는 법률이 통과되지 않도록 지연시킬 명분을 만들어주거나 환경노동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절차에서 전문위원의 검토를 받고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의 계획을 짰다.

정부·국회·환경부 조사 대응 머리 맞대
검 수사 대비 증거인멸 공동 모의 정황

애경 출신 한 재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시 보수 매체를 선정해 가습기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 기사가 나오게끔 하자는 얘기도 있었다”며 “SK도 동의했고 개정안에 대해 찬성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등의 여론을 조성하려 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SK케미칼과 애경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를 사칭하거나 사찰하기도 했다. 앞서 피해자들은 항의 행동 밴드, 4차 접수 판정 정보 공유, 환경노출확인 피해자연합,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포럼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해 활동해왔다.

특조위는 조사를 통해 SK케미칼 커뮤니케이션팀 소속 직원과 애경 직원이 네이버 아이디를 만들어 해당 커뮤니티에 가입해 피해자들의 주장과 논의 등을 수집하고 사측에 보고하거나 피해자의 게시글을 열람하는 등 피해자 및 피해자 단체를 사찰한 사실을 파악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SK케미칼 직원은 특조위로부터 출석 통보 요구를 받은 직후 업무용 PC를 교체했다. 해당 직원은 사측 법무법인 사무실을 방문해 휴대폰으로 피해자 온라인 모임에 로그인한 적이 있으나, 특조위 조사관에게는 로그인한 휴대폰이 아닌 다른 휴대폰을 제출했다.

애경산업 소속 직원의 경우 2019년 온라인 모임에서 얻은 관련 정보를 사측 임직원이 속해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 공유하기도 했다.

SK케미칼과 애경은 피해자 사찰을 통해 모은 자료를 활용해 검찰 수사 직전 증거를 인멸하는 치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의 ‘SK케미칼 공소장’에 따르면 2013년 5월 SK케미칼 윤리경영부문장을 맡은 박철 전 부사장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규명을 통해 관련 기업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고조됨에 따라 SK케미칼과 SK그룹에 초래할 위기 상황을 우려해 ‘가습기살균제 태스크포스(TF)’를 조직했다.

TF는 ▲SK케미칼은 PHMG를 가습기살균제 용도로 공급 및 사용되는 것을 알지 못했다 ▲미국 환경청(EPA)에 등재된 CMIT·MIT의 흡립독성 자료에 근거해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했고, 최초 유공에서 개발할 당시 전문가를 통해 흡입 독성 실험을 거쳐 안전성을 재차 검증했으므로 SK케미칼은 가습기메이트를 비롯한 가습기살균제의 제조·판매·원료물질 공급과 관련해 법률적 책임이 없다는 식의 대응 논리를 마련했다.

피해자 모임
가입 후 사찰

그러나 같은 해 5월부터 7월 사이 가습기살균제 TF 구성원 중 1명이 자동차소재팀에서 보관 중이던 한 대학교 실험 보고서를 발견해 검토하게 됐고 유공이 해당 대학교의 흡입독성 실험 종료 이전 유공 가습기메이트를 출시했다.

특히 실험 결과 실험 대상 쥐들에 병변이 생겨 안전성 검증을 위한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가습기살균제 성분으로 백혈구 수가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고 무해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박 전 부사장은 이 보고서가 SK케미칼 관계자들의 형사책임 등 각종 법률책임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것을 우려해 ‘가습기메이트는 출시 당시 안전성을 확보했으나 해당 대학교 실험 보고서는 보관하고 있지 않다는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검찰은 박 전 부사장과 양정일 당시 법무실장, 이광석 홍보실장 등 핵심 임직원들만 해당 내용을 비밀로 공유하기로 하는 방법으로 대학교 실험 보고서를 인멸 및 은닉하기로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2016년 8월30일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김철 SK케미칼 사장은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이 담긴 연구 보고서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사장은 “서울대학교 이영순 연구팀의 연구소에 그 문서가 보관돼있지 않고 또 그 문서를 우리도 보관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저희가 마땅히 내야 하는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구할 수가 없다”고 했다.

회사 서버 포렌식
관련 자료 은닉도

그러나 2019년 서울중앙지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SK케미칼이 해당 보고서를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부사장을 포함한 SK케미칼 간부들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위반 및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지난 8월 30일 ▲가습기살균제 성분에 대한 서울대학교 실험보고서에 대한 증거인멸·은닉 ▲노트북 저장자료에 대한 증거인멸 ▲USB 저장자료에 대한 증거인멸 ▲외장하드 저장자료에 대한 증거인멸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박 전 부사장은 2012년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을 끝으로 퇴직한 뒤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그는 SK케미칼 법무실장, SK에코플랜트 윤리경영총괄, SK가스 법무실장 등을 역임하다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SK케미칼이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와 사업회사인 SK케미칼로 인적 분할한 뒤에도 SK디스커버리 윤리경영담당으로 근무하며 SK케미칼의 법무와 홍보 업무를 총괄했다.

박 전 부사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양 전 법무실장도 같은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판사 출신인 양 전 법무실장은 2013~2014년 SK케미칼 법무담당 임원, 2015~2018년 SK케미칼 윤리경영부문 법무실장 등으로 근무하며 SK케미칼의 법무 업무를 맡았다.

두 사람은 최근 윤리경영부문에서는 물러났으나 여전히 임원 신분을 유지 중이다.

지난 8월 기준 SK디스커버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 전 부사장은 미등기 임원(상근)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담당 업무는 ‘CEO 보좌’다. 그는 SK가스 본사 임원도 겸직 중이다. 양 전 법무실장 역시 ‘사장 보좌’라는 업무를 맡고 SK케미칼 미등기 임원(상근)으로 재직하고 있다.

애경의 증거인멸은 SK케미칼보다 더 치밀했다. 법률자문을 받으면서 검찰 수사를 대비했을 정도다. 특조위 조사 결과 고광현 전 애경 사장은 2016년 1월 서울중앙지검이 가습기살균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 홍보·총무부문장에게 애경에 대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검찰의 압수수색 등 수사에 대비한 대응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고 전 사장의 지시를 받은 애경 총무부문장과 총무채권팀장, 법무 담당자들은 2016년 10월 국회 가습기 국정조사특위 종료 후 여러 차례 증거인멸을 감행했다.

‘AS 회의’ 만들어 사정기관 동향 파악
서울대 연구팀 보고서 철저히 은폐도

이들은 애경 직원들의 PC에서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 ‘CMIT·MIT’ ‘MSDS’ ‘파란하늘’ 등의 검색어로 검색되는 이메일과 그룹웨어 쪽지, 기안문, 보고자료, 연구자료, 논문 등의 자료를 없앴다. 특히 애경 마케팅부서와 영업부서, CRM 부서 직원들의 PC에서 가습기살균제 제품 관련 고객 상담 및 클레임 자료 일체를 삭제하고 업무용 PC·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

검찰 수사로 위기감을 느낀 고 전 사장은 애경 국정조사TFT(GA TFT)를 조직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GA TFT 구성원들은 2016년 6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애경 직원들로부터 취합해 관리해 오던 가습기살균제 관련 자료, 애경 서버에 저장돼있는 가습기살균제 관련 파일 일체, 법률사무소에 의뢰해 분석한 애경 서버 포렌식 결과 등을 모두 점검했다.

고 전 사장은 GA TFT에 국회 국정조사가 끝난 직후 해당 자료들을 폐기 및 삭제를 지시하고, 핵심 자료들을 회사 외부의 별도 장소에 은밀히 보관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애경의 한 간부는 ▲쥐를 이용한 유공 가습기메이트의 6개월 흡입노출 시험 최종보고서(서울대 보고서) ▲애경중앙연구소 기반기술팀 혁신파트에서 위 시험보고서 자료를 요약 정리한 가습기살균제 흡입독성 자료 ▲파란하늘 맑은 가습기 관련 자료 ▲가습기메이트 출시 경위 등 가습기메이트의 안전성 검토와 관련된 주요 증거자료들을 별도의 장소에 은닉했다.

애경은 증거인멸 과정에서 김앤장으로부터 형사 관련 자문을 받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당시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애경 법무팀은 검찰 수사를 대비해 각 부서별 관련자들을 특정해 총 49명의 하드 교체를 계획하고, 김앤장에 어느 수준까지 자료를 삭제해야 하는지 등을 문의했다.

실제 애경 법무팀 대리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과 만나 ‘회사 전산(그룹웨어 상에 등록된 기안문 등도 압수수색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전산관리회사(AKIS)에도 압수수색이 진행될 수 있는지’를 물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앤장의 조언을 받은 애경은 실제 회사 서버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했다. 애경 법무팀은 포렌식 작업을 통해 확인한 가습기살균제 관련 자료들에 대해, 김앤장 포렌식팀으로부터 ‘해당 자료를 서버에서 삭제할 경우 복구 가능성이 높은지 낮은지’ 등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김앤장 자문
철저히 대비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 전 사장과 애경 간부들은 2020년 4월 실형을 확정받았다. 당시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증거인멸교사 증거은닉교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 전 사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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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